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
이혜림 지음 / 라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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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원룸에 물건이 가득하다.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갑자기 무너졌다. 가진 옷의 무게. 옷에 짓눌리는 느낌. 정신이 번쩍 들었다는 저자의 <프롤로그>이다. 심지어 처음 보는 듯한 옷도 있었다는 글도 눈에 들어왔다. '가진 물건들의 부피'에 대해서 언급한다. 순간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만의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한다. 혼자가 아닌 부부가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한다는 것은 절충과 이해와 기다림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 과정의 인내와 기다림과 이해까지도 성숙하게 전해지는 내용들도 만나게 된다. 부부는 다른 존재이다. 그 과정에 상대를 기다리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깨달음의 연속이 책에서 자주 언급된다. 저자가 무엇을 깨닫고 돌아보면서 공간과 시간, 돈, 가치들을 다듬어가는 과정인지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만의 라이프스타일이 그려진다. 이전의 라이프 스타일들이 책에도 언급된다. 완벽주의자, 계획주의자였다고 회상하는 저자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을까? '안 되면 말고!' 외치는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었다. 완벽한 가족, 완벽한 아내, 완벽한 딸, 완벽한 친구, 완벽한 며느리.(230쪽) 완벽주의자가 그려내는 세상은 답답해지는 이미지가 된다. 그녀만이 그려가는 세상. 그녀가 지향하는 삶을 만나보는 책이다. 성실, 책임감, 과잉된 자기통제력이 지나친 독이 되었다고 회상한다. 돌아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녀가 찾아간 삶과 라이프 생활들이 소개되고 있다.

채소 값, 빵 값, 커피값의 대안 경제가 제시된다. 저자의 연령대가 짐작이 된다. 밀접하게 생활 속에 자리 잡는 소비활동들은 가계부와도 연결이 되는 부분이다. 그녀의 대안 경제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이외에도 옷을 만들고, 수선할 계획까지도 세워놓고 있는데 수선기술은 배우면 평생 도움이 된다. 세탁소 수선 서비스, 세탁소 이용을 거의 하고 있지 않는 이유도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술은 배우면 도움이 많이 된다. 그녀에게는 텃밭 농사 기술도 있고, 제빵 기술도 있으니 말이다. 야무진 생활력들로 무장하면서 지속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기술까지도 응원하게 된다.

와이파이 없는 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여행지에서 가졌던 경험이 그녀의 삶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 기술이 가지는 편리함도 있지만 적절히 차단하면서 살아가는 결단도 필요하다. 이에 대한 내용도 책에서 만나보자. 여행지에서 경험한 간단한 식사 준비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간결하게 사는 것을 지향하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공감하면서 읽은 글이다. 냉장고 용량이 큰 매장을 볼 때마다 매번 놀라워한다. 시장은 점점 크고, 위대해지는 것을 지향하는 듯하다. 하지만 크지 않아도 냉장고는 충분히 채워지며, 공간이 늘 여유롭다는 사실이다.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고, 신선한 재료들을 준비하는 주부는 아름답지 않은가.

이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경차로 이사한 날도 떠올리는 저자. 1톤 이사를 하였던 순간도 이야기한다. 살림을 얼마나 끌어안고 사는지 질문하는 순간이 이사 견적을 보는 순간이 된다. 이사한 것을 이웃이 전혀 몰랐던 에피소드가 있다. 너무 빨리 이사가 끝난 우리집 살림. 포장이사한 분들도 여유로워하면서 즐거워하셨다. 집을 구경하러 온 분들도 살림이 없다며 놀라워한다.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살기에 불편함이 전혀 없다. 필요한 만큼만 가지는 것이 지속되면 소비도 절제가 된다. 텅 빈 방도 하나 놀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를 키우는 분들의 이삿짐은 10톤으로 이사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우리도 그러한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성장한 자녀가 있으니 모두 정리를 끝냈다. 지금은 여행 다니면서 놀 궁리만 하는 부부이며, 경제적 자유도 누리는 부부이기도 하다. 긴 시간 준비하면서 빨리 은퇴하는 것에 많은 도움을 준 것이 미니멀리즘이기도 하다. 불필요한 소비가 무엇인지 보는 기술도 필요하다. 저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소개되고 있으니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만나보자.

단순하지만 우아하게 사는 저자의 책 한 권이다.

채우기 위해 버리는 미니멀라이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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