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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연대기 2 - 예언하는 새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평점 :
빛이 보여주는 계시를 포착하지 못하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후의 인생을 구원 없는 깊은 고독과 후회... 허망한 잔해에 지나지 않습니다. 331쪽
1권에 이어지는 2권의 이야기도 꽤 흥미롭기만 하다. 부부의 결혼생활은 위태로워 보였는데 그 위태로움은 또 다른 하나의 방식을 취하게 된다. 더불어 이들 부부의 첫 만남과 연애시절, 결혼생활과 임신 그리고 낙태가 가지는 의미들을 전해준다. 하지만 이들 부부가 나누는 대화는 희뿌연하게 분명하지 않은 대화가 존재한다. 임신이 가지는 의미에 비밀스러운 것이 느껴진다.
'태엽 감는 새 아저씨'의 주변에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묘한 인연들은 어떤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을까?
그가 우물에 자진해서 들어간다. 물이 마른 우물 속. 공간은 다르지만 이야기로 듣는 우물이라는 공간과 그가 스스로 들어가는 물이 마른 우물은 쉽게 간과하지 않게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들이 그 공간에서 느꼈을 감정과 생각과 깨달음은 어떤 말을 붙여도 짐작조차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문학을 통해서 그들의 시선과 감정과 혼돈까지도 떠올려보면서 작품 속으로 더욱 밀착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묘한 인연들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대화들까지도 무엇 하나 놓치지 않게 한다.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의 공존을 무시할 수가 없다. 태엽 감는 새 아저씨가 수영장에서 경험하는 이상한 환상도 멋지게 작품을 이해하는 연결고리가 된다. 사각지대에 있는 것. 사각지대에 있었던 여인. 3권이 마지막이다. 3권의 이야기는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작품 속으로 빠져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단권으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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