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대하여 톨스토이 사상 선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강은 옮김 / 바다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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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사상 선집을 연이어서 읽었다. 별자리가 되는 책이었고 기나긴 시간 동안 기억에 자리 잡을 책이기도 하다. 이 시간에 이 책들을 펼쳐볼 수 있었다는 건 크나큰 의미가 된다. 가지고 있었던 신념들이 보다 더 확고하게 선명하게 보이는 책들이 되었기 때문이다. 읽다가 몇 번을 책표지의 톨스토이를 여러 번 바라보았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그의 얼굴을, 다음에는 그의 모든 모습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으려고 꼼꼼하게 살피면서 관찰하면서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이 책들을 읽었는지 모른다. 이 책이 담아내고 있는 그의 목소리들이 선명해지고 분명해지는 글귀들을 만날 때마다 그렇게 책표지의 얼굴들과 모습들을 바라보았던 날들로 가득해진다. 문득 떠오르는 질문들과 답을 찾고자 헤매는 여정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빛나게 한다. 이 책의 저자가 많은 독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질문들과 이야기들도 그러하다.

톨스토이가 오십 후반에 집필한 <인생에 대하여>는 러시아의 종교회의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하여 출판이 금지된 금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과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출판되기 시작한다. 왜 금서가 되었는지는 책을 읽다 보면 충분히 시대적 상황들과 종교적, 정치적 상황들을 고려해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만큼 톨스토이의 사유와 통찰에 놀라워하면서 읽게 된다. 일관되게 흐르는 맥락은 언제나 확고하고 분명하기만 하다.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시작으로 인생이 모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인생의 모순을 율법학자와 현학자들이 그것을 감추고 있다고 일침하는 내용도 전한다.

인생이 무엇이며, 행복이 무엇인지, 인생의 모순과 문제의식까지 첨예하게 책은 이야기한다. 관습과 예의, 풍습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합리적 근거도 없는 관습들에 길들여져서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도 책은 전한다. 무의의 혼란함이 바로 인생이고 다른 인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신하면서 사는 우매한 군중들이라고 일침한다.

저자는 이성적 의식을 강조한다. 이성적 의식이 거짓된 가르침을 극복할 수 있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책은 전해준다. 개인적 행복과 이성적 행복을 비교하면서 행복이란 무엇인지도 재정비시켜준다. 헛되고 세속적인 고찰들이라고 비하나는 내용들도 마주하기도 한다. 인간의 진실한 생명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도 책은 분명하고 굵은 목소리를 내면서 전해준다. 동물과 이성적인 인간이 가지는 서로 다른 점도 설명한다.

이 책은 다른 책들의 내용들과 연결되는 별자리 같은 책이기도 하다. 그동안 읽어왔던 책들이 다수 떠오른다. 시간의 흐름을 바라보는 관점, 시공간을 바라보는 시선 등 저마다 다른 점들이지만 그것들이 서로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놓치지 않을 수가 없다. 어느새 그 점들이 되는 책들은 별자리가 된다. 그리고 빛이 되어준다. 이 책은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이 보다 더 견고하게 다져지는 시간들로 채워진 책이다. 어느 것도 반박하지 않는 의심하지 않는 내용들로 채워지면서 책장을 넘겼던 책이다. 비가시적이고 비물질적인 것이 가지는 생명의 힘에 대해서도 책은 언급한다. 전보다 더욱 커지고 더 강하게 자신에게 작용하는 생명의 힘 말이다. 이성과 사랑의 크기에 따라 더 성장하고 더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도 책은 전한다.

사랑이 적은 사람과 사랑이 많은 사람을 비교하면서 고통의 괴로움을 비교하는 글도 담고 있는 책이다. 행복인 생명과 고통의 상관관계까지도 만나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성경이 가진 다면적인 의미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도 새롭게 깨닫는 시간이 된다. 심오하게 읽고 오랜 시간 사색하면서 깨달아하는 것임을 다시금 느끼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던 책이기도 하다. 비판과 비유들이 무수히 넘치는 책이기도 하다. 죽음을 바라보는 담대한 시선의 의미와 삶의 발자취를 남긴 많은 사람들도 떠올려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들이 깨닫고 그들이 보여준 언행의 일치까지도 이 책의 목소리들과도 접목해보면서 책장을 덮게 해준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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