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내 방 하나 -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권성민 지음 / 해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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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어른이 되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모호한 경계선을 넘어선 어른들도 있을 듯하지만 어른이라는 정의조차도 스스로 정의 내리지 못하는 무늬만 어른인 사람들도 있는 것은 아닐까. 성인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세상으로 한 걸음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는 것을 떠올려보게 한다. 선택해야 하는 것들도 많았지만 그 결정에 따르는 책임까지도 어른에게는 뒤따르는 것임을 우리는 배우면서 어른이 되어간 것 같다.

스스로 어른이 되었구나 느끼는 순간은 쉬이 오지 않는다. 65쪽

나는... 부모님의 반대나 염려를 받은 적이 없는, 아주 독립적으로 자란 사람이다.... 삼십대의 중반이 되기까지 나는 거의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고 혼자 해결해 왔고, 그동안 아버지는 늘 똑같은 태도로 나를 신뢰하고 응원해 왔다. 홀로 단단하게 설 수 있으려면 ... 53쪽

이 책은 홀로 두 다리로 서 있는 어른이 되어갔던 시간들을 만나보는 에세이 한 권이다. 자식이 홀로 자립하는 과정을 우려와 걱정보다는 한 걸음 떨어져서 지켜보았을 상황들까지도 떠올려보게 해준다. 월세, 전셋집을 알아보고 계약하기까지 여러 과정들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도 짐작해보게 된다. 저자는 홀로 그 시간들을 해결해왔음을 알게 된다. 여러 난관들이 충분히 짐작되면서 그렇게 자립이라는 과정들을 혼자서 해결했음을 충분히 이해하게 된다. 지금 성인이 되는 문턱 앞에 있는 자녀를 키우고 있어서 이것저것 알려주어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두 다리로 서는 자립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큰 상징이 되어준다. 그래서 이 책의 글들은 단단하게 여물어져가는 과정들이 충분히 그려지는 에세이이기도 하다.

일상은 소중하다. 40쪽

인생은 생각보다 사소하고 잡다한 것들로 가득 차 있으며, 그것들을 허투루 놓치지 않고 매일 하나하나 마음을 쏟다 보면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 않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 같으니. 41쪽

어렵지 않게 던지는 질문들과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글을 따라가지만 멈추면서 함께 사유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문장들도 자주 대면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해직 언론인, 복직된 PD. 오랜 시간 교회 공동체 생활이 가져다준 자신에게 좀 더 엄격한 기준들이 생활화된 것들도 책에서 마주하게 된다. 긴 머리를 가진 저자분이라 몇 번을 멈추면서 확인하고 확인하면서 읽었는지 모른다. 그 해답은 곧 책에서 풀렸기에 미소를 지으면서 멈추지 않고 책장을 넘길 수 있었던 순간도 떠오르기까지 한다.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어른이 어느새 되고 스스로 해결하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려보는 회고의 시간도 가져볼 수 있었다. 분명한 건 스스로 해결하였던 만큼 두 다리로 우뚝 서 있는 자신이 참으로 대견했다는 것이다. <서울에 내 방 하나> 이 제목은 많은 의미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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