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 엄마가 준 상처로부터 따뜻하게 나를 일으키는 감정 수업
이남옥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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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름이 가지는 이미지는 무궁무진하다. 가족이기에, 엄마이기에 허용되고 이해하여야 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이름이기도 하다. 책 제목부터가 충분히 의미심장함으로 다가서는 책이었다. 나의 엄마도 떠올리면서 나 자신도 내 자녀의 엄마이기에 엄마라는 이름은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으로도 충분했다.

엄마의 인생이 가여워...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마음을 챙기는 것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엄마에 대한 죄책감으로 돌아왔다. 84쪽

책 한 권을 읽으면서 놀라워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엄마의 인생이 고스란히 어린 자녀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파급력이 얼마나 큰 파장으로 자녀를 망칠 수 있는지 좀 더 내밀하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양육이 가지는 의미는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큰 영향력을 주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도 또 한 번 마주하게 된다. 태어난 어린 생명이 유일하게 의지하고 믿는 양육자인 엄마가 어떠한 방식으로 자녀를 키우고 대응하였느냐에 따라서 자녀의 정서적인, 잠재적인 무의식까지도 지배하는지 알게 된다. 스킨십, 아이의 울음에 양육자가 어떠한 방식으로 양육하였는지 매우 신중하게 들여다보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친밀하지 못한 모녀관계가 늘 의문이었는데 어린 시절 양육한 사람은 엄마가 아닌 이모였음을 알면서 그 의문은 쉽게 풀 수 있었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린 시절이지만 신비롭게도 잠재된 흐름은 놀라움으로 답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나의 자녀는 매우 친밀하게 양육하면서 키웠고 지금도 친구처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된다.

초기 애착 대상의 영향력은 한 인간의 삶을 좌우합니다. 167쪽

사랑을 과하게 받은 자녀나, 사랑을 받지 못한 자녀는 이렇듯 상처를 받게 됩니다. 146쪽

부모는 무의식적으로 알게 모르게 자녀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입니다.

형제자매간의 차별은 자녀에게 유독 가슴 시린 상처를 남깁니다. <차별은 모두에게 아프다> 137쪽

자녀를 방치한 채, 자신의 욕구를 찾아 헤매는 엄마. <사랑이 필요한 어른 아이> 121쪽

저자분은 가족치료를 수십 년에 걸쳐서 치유하는 분이다. 저자분의 책의 상담사례들을 읽으면서 안타까운 딸의 상황들을 접하는 순간이 가장 많이 떠올랐다. 어린 자녀가 엄마의 힘든 인생까지도 이해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는 것조차도 죄책감으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삶을 엄마와 연결 지으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들.

더 이상 엄마로 인해서 아프지 않은 자녀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족이기에, 엄마이기에 무한정 이해하고 참아야 했을 시간들. 상처가 치유되니 보이는 것들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았으면 한다.

이혼의 대물림, 외도의 대물림, 폭력의 대물림, 상처의 대물림. 76쪽

다행히 책은 나의 삶을 살도록 이끌어준다. 저자분이 건네는 나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순간들을 책 한 권을 통해서도 길을 알려주고 있다. 엄마의 삶과 나의 삶은 분리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때로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서 치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인 중에서도 정서가 불안한 엄마를 본 적이 있었는데 자신이 성장한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 나니 지금의 불안이 이해되었던 순간이 떠오르면서 그 불안은 고스란히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전가되고 있음을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시간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 책의 어떤 사례는 남편분이 아내를 이해하고 사랑해서 상담한 사례도 등장한다.

자살 충동,,, 우울증, 강박장애, 공황장애, 분노.... 70쪽

갈등이 있는 곳을 전문가가 들여다본다. 본인의 문제가 아닌 가족치료를 통해서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례들이 등장한다.

이것은 엄마의 감정이었구나. 엄마가 힘들었겠다. 하지만 그건 엄마의 삶이다. 나는 여기서 분리된 삶을 살아야 된다. 81쪽

3대 이상의 가계도 분석을 통해서 연결고리를 파악하고 갈등과 가계의 정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책은 전한다. 공감하는 부분이며 갈등이 있고 문제가 있다면 가족치료를 통해서 나를 더 사랑하고 나의 삶을 살아가는 희망적인, 긍정적인 에너지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대물림되는 것들을 멈추고 싶다는 의지는 곧 희망이 된다. 희망적인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길에 만나보는 책. 마음 회복 심리학 책을 만나본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외면하지 않고,

움츠러들지 않고

엄마와 나 사이의 부서진 관계를 이어주는

마음 회복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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