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인형 살인사건 봉제인형 살인사건
다니엘 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섯 명의 희생자, 하나로 꿰매진 몸통!

사건의 시작부터가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던 책이다. 형사의 맞은편 집에서 희생자들이 발견되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형사의 집이라는 점도 충분히 추리력을 자극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희생된 인물들도 많았지만 예고되는 살인 명단까지도 긴박함을 늦출 수 없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는 사건이다 보니 이야기는 날짜와 시간으로 촘촘하게 이야기는 전개되기 시작한다. 사건의 중심이 무엇인지부터 추리하기 시작하면서 희생자들과의 연관성까지도 퍼즐처럼 맞추어 보려고 노력하지만 쉽게 맞추어지지 않는 퍼즐 조각으로 시간은 흘러가기만 한다.

과거의 기억으로 잠시 소환되는 이야기가 잠시 등장하기도 한다. 무언가 암시해주는 메시지가 있을듯하다고 짐작해보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는 구름처럼 놓치면서 이야기의 흐름 속으로 계속 흘러가게 된다. 예측하지 않았던 인물들의 희생까지 등장하면서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관료주의가 가진 습성까지도 콕 찍어서 고발하기도 한다. 직접 현장에서 뛰고 노력하는 형사들의 수고와 감추고 숨겨야 하는 것부터 미리 계산하고 있는 관료주의가 가진 민낯까지도 인물들을 통해서 대면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방송국에서 생활과 기자 생활의 민낯을 작품 속의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주기까지 한다.

병원 측이 치료 목적보다는 통제 목적으로 환자들에게 약을 먹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248쪽)

사회에 필요한 기관들이라고 교육받았고 믿고 있지만 기관들이 제구실을 하는 기관인지 하나둘씩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져보게 된다. 목적을 가진 만큼 충실하게 자기 몫을 다한다면 고발하고 고소하는 분쟁은 없을 거라는 생각도 잠시 가져보게 한다.

소설에 등장한 인물들 중에 제프리라는 인물이 기억에 남는다. 제프리는 안드레아의 결정을 좌지우지하려 들지 않았다... 울프와 부부로 살면서 커진 독립성을 제프리는 존중해주었다... 조심하는 말뿐이었다.(260쪽) 독선적이고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었는데 짧게 인물을 묘사해주는 글이었지만 강하게 기억에 남는 인물이기도 했다.

에드먼즈. 드디어 사냥꾼을 사냥하기 시작한 것 같다.(275쪽) 에드먼즈가 직장에서 느끼는 감정들과 회의감들이 하나둘씩 떠올랐으며 그가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선택하는 것까지도 충분히 헤아려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선택받은 상류층의 삶이 있었지만 사고로 자신이 속한 삶 속으로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던 인물이 선택하고 행동한 파괴적인 행보까지도 씁쓸하게 정리하면서 책장을 덮었던 소설이었다. 명석한 두뇌를 가진 운명이지만 그가 자신의 두뇌를 어떻게,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는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가. 범인을 찾아가는 추리는 긴박했고 시간은 많지 않았기에 바쁘게 책장을 넘기며 읽을 수밖에 없었던 소설로 기억된다. 촘촘하게 얽혀있는 사건들과 인물들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