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작가의 소설에 빠져든다.

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단편소설들이 다수 실려있는 소설책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선택받는 것을 보고 여행길에 서점에서 고른 책이기도 하다. 첫 이야기부터 강하게 인물과 사건들에 집중되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는 많은 이름들을 부여받으며 살아가고 있는데 특히 엄마라는 이름은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는 현실이다. 아이의 엄마.

예고도 없고 준비도 없는 것이 죽음이기에 소중한 것을 찾고 싶어도 찾을 수도 없고,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것이 죽음이 가진 의미가 아닌가. 상실을 인정하기까지, 부유하는 엄마의 시간들을 작가는 밀도 있게 일상 속의 흔적들에서 찾아내기 시작한다. 더 아팠던 건 시간이 흐르면서 부모에게 보내는 수군거리는 소리의 흔적들이었다. 밥을 먹어도, 웃어도 안되는 사람들로 만들어 버리는 주위의 시선과 따가운 편견들을 작가는 거침없이 드러내는 소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소설이 좋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스치고 지나치는 타인의 이야기를 앞에 끄집어내서 함께 생각해보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자식의 죽음은 아픔이 아물어질 수 없는 상실임을 알기에 첫 소설부터 깊게 흔들어놓는 작가의 작품을 만났던 것 같다.

여러 인물들을 타인의 시선에서, 때로는 1인칭 시선에서 여러 이야기들이 담긴 소설책이다. 마지막 이야기도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던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일상을 살아가지만 소중한 사람이 남겨준 흔적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이 기억이며 추억이 된다. 이 소설에서는 그들과 함께 나누었던 소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찾아보게 해준다. 생의 마지막 순간이 남겼던 뒷모습과 나누었던 대화들이 얼마나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인지도 담담하게 전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어느 순간에 찾아올지 모르는 상실들을 우리는 죽음이라 말한다. 그래서 더욱 하루가 소중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게 된다.

작가의 작품이 처음이었는데 강열하게 자리 잡는 작품들이 되어 또 다른 작품들까지도 만나보고픈 연결선이 되어준 소설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