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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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진열된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을 보는 순간 머뭇거림 없이 고른 책이다. 작가의 소설을 한 편씩 읽어갈수록 작품들마다 전해지는 메시지는 더욱 선명하게 기억 속에 자리 잡았기에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면서 읽어간 책이다. 역시나 지금까지 읽은 책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이야기는 전개되어간다. 이미 사건을 알고 있는 독자이지만 또 다른 시선으로 작가의 이야기 흐름을 쫓아가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소설이다.

이 책에 대한 어떠한 바탕 그림도 전혀 없었기에 책 제목과 표지 그림이 가지는 의미조차도 전혀 모른 채 읽어간 시간들이 떠오른다. 2장 정도만 읽어도 책표지 디자인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책 제목이 가진 의미도 또렷하게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베일에 감추어진 물음표 같은 의문점을 계속 가지면서 책장을 넘겨가게 된 소설이다. 왜  그녀는 그들에게 복수를 하는가? 머뭇거리지 않고 행하는 그녀의 잔혹성까지도 계속 의문 속에 있었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그녀의 행동들이 하나둘씩 퍼즐처럼 이해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생명과 관련된 학문을 하는 연구자들에게 특히나 요구되는 덕목이 윤리성이다. 작가는 의사로서 호기심을 가져서는 안되는 영역을 넘어선 한 인물이 얼마나 많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전해주고 있다. 욕망 때문에 악마와 거래를 하게 되고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여러 인물들을 작품에서 독자들은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엄마가 딸에게 악마에게로 다가서도록 인도하는 작품 속의 이야기는 쉽게 잊히지 않았던 내용이기도 하다. 그 결과 딸의 파멸을 예견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엄마와 그러한 엄마의 죽음까지도 우습게 여기며 약물에 의존하면서 더 높이 올라가려고 하는 욕망으로 가득 찬 인물은 이야기 마지막까지도 섬뜩한 인물이 되어 작품을 이끌어가는 인물이기도 하다.

자신이라는 자아를 잃고 살아갔을 아름다운 흉기였던 여인. 그 여인이 마지막에 던지는 말 한마디가 "베이비" . 베이비라는 말 한마디가 가진 의미까지도 잔잔하게 생각해보게 해주는 작품이 된다. 잔혹하고 인간성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여성이었기에 실험 대상이었던 이 여성은 많은 상징성을 가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제약회사와 의사들, 방송사, 언론사들의 정보가 진정성을 가진 정보인지 늘 의구심을 가지며 선별해야 할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 인간이 실험 대상이 되어 약물에 파괴되어 가는 허구성을 가진 작품을 통해 세상에 보내는 작가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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