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오리지널 1~34 세트 - 전34권 (완결)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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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 번에서 두 번 (어쩌면 세 번) 봤던 만화지만 여름날이 되니 갑자기 이게 생각났다. 절대 한국 프로야구(따위)를 보면서 생각나진 않았다. 그런 허접한 경기력은 (열정이든 뭐도 없고) 이 만화를 떠올리게 만들진 않는다. 갑자원이 8월에 있어서 생각났는지도 모르고.

 

아다치 미츠루의 최고작으로는 이것보다는 터치 タッチ TOUCH 를 꼽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걸 더 좋아한다. 이야기, 그림체, 연출 등 더 다채롭고 알찬 (그리고 완성된) 느낌이랄까? 그것도 좋지만 이게 더 마음에 든다.

 

급작스럽게 죽음을 끼워 넣는 건 둘 다 마음에 들진 않지만. 꼭 그런 방식이 필요할까? 납득은 되는 죽음이지만 그걸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다룰 순 없었을까? 라는 생각이 항상 든다. 아다치의 작품에서는 죽음이 항상 느닷없이 찾아온다. 죽음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만 아다치는 그걸 더 당혹스럽게 만든다.

 

 

라이벌을 적대하거나 단순히 경쟁 상대로 놓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친구로 배치한 것이 오히려 인물 간의 갈등구조를 높였으며 세세한 인물 묘사를 가능하게 했다. 또한 연애 갈등 구조도 탄탄하게 잘 풀어내어 어디 한 곳 흠잡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만화.

H2는 아다치 미츠루 테이스트의 정수로 그가 자주 사용하는 인물 성격이나 갈등 구조 등등이 총 망라되어 있다. 터치에서 보여준 투수-타자의 라이벌 구도를 바탕으로 미유키에 나왔던 삼각관계, 나인에서 보여준 타자, 투수, 포수 배터리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의 드라마, 터치의 카시와바 에이지로를 능가하는 악당의 등장, 미칠 듯이 강하고 배려심이 깊고 야한 잡지를 좋아하고 정정당당한 스타일의 천재 주인공, 어려서부터 친구였던 형제 같은 느낌의 또 다른 천재 라이벌, 맘 좋은 뚱땡이 포수, 소꿉친구 히로인, 매니저 타입의 히로인, 얄미운 여자 후배, 누군가의 죽음, 여름, 비키니 서비스신, 나폴리탄을 주문할 수 있는 카페, 고시엔 등등 정말이지 아다치 미츠루 만화의 모든 것을 퍼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다치 미츠루가 다룰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소년 소녀가 좋아할 모든 걸 싸그리) 집어넣고 있기 때문에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서정적이면서도 절제된 감성, 공간의 여백과 한 박자 쉬어가는 리듬으로 만들어내는 컷의 연출, 조용하지만 뜨거운 소년 소녀들의 감정을 잘 담아내는 함축적 대사 등의 요소 등등 매력적이라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서 꽤 세월이 흘러도 이걸 찾는 사람이 꾸준히 있지 않을까? 많으리라 본다. 어쩌면 시간이 더 흐르고 흐른 다음에는 이게 터치 タッチ TOUCH 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지도? 지금 청소년들에게 둘 다 보고 어떤 게 낫냐면 뭐라 말할까?

 

정말 오랜만에 다시 즐겼고, 이걸 무척 재미나게 봤을 때나 다시 본 지금이나 여전히 흥미진진했다. 이 만화의 매력이 그렇게 대단한가? 그게 아니면 나란 사람이 정신상태가 (수준이) 별달리 성장한 게 없는 걸까?

 

가장 좋아하는 만화 중 하나로 꼽게 된다.

 

#H2 #エイチツ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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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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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별들을 지나는 우주선 '헤일메리호'. 기나긴 수면 끝에 선내의 침대에서 눈을 뜬 한 인간이 있다. 자신의 이름도 고향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주선 내부의 감각은 어딘가 낯이 익다.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헤일메리호를 탐색하던 그에게 지구에서의 기억이 섬광처럼 떠오른다.

태양이 빛을 잃어가던 기이한 현상과 빙하기를 앞둔 지구, 온갖 관측과 연구 끝에 태양이 미지의 미생물 '아스트로파지'에 감염되었다는 것이 밝혀지던 순간, 그리고 기술적 한계 탓에 편도행으로 설계된 헤일메리호는 지구로의 귀환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하나씩 돌아오는 기억에 망연자실한 마음도 잠시, 우주선 계기판에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형태의 외계 우주선이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그는 태양의 빛을 되찾고 지구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가 마음에 들어서 원작도 읽게 됐다. ‘마션도 그렇고 원작을 읽은 다음 영화를 봤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좀 더 영화를 즐겁게 즐겼을까? 그게 아니면 걷어 내거나 바뀐 부분이 아쉽거나 불편한 기분이 들었을까? 이번 경우는 옮겨냈다고 생각한다.

 

마션도 그렇고 무척 경쾌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는다. 주어진 상황은 심각하고 음울하지만 거기에 (때때로 그럴 때는 있지만) 절망하거나 좌절하진 않고 있다. 그런 단단함이 혹은 기필코 해내는 멋진-유연한 대응-반응이 부럽기도 하고 본받고 싶기도 하다. 어떤 마음가짐이면 그럴 수 있을까? 그런 식으로 훌훌 잘 털어내는 모습이 부러울 뿐이다.

 

마션에 비해서는 좀 더 거창한 혹은 극단적인 상황이 펼쳐져 있다. 그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개개인의 노력과 인류(와 저쪽 외계 생명체 모두)의 노력이 무척 인상적으로, 긴박하면서 흥미진진하게 다뤄지고 있다. 대체적으로는 마션과 비슷한 구성과 진행이라 어렵거나 난해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곁다리로 혹은 나름대로 주요한 인물들이 있지만 결국에는 주요 등장인물은 2(이라고 해야 할까? 인간 1, 외계 생명체 1이라는 게 알맞나?)이고 그들이 어떤 고립과 외로움 속에서 만나고 공감과 우애를 다지는지에 관한 내용이기도 해서 대중적인 (과학) 소설이면서 좀 더 파고들면 꽤 여러 가지를 얘기할 수 있기도 한 것 같다. 두 존재가 어떤 식으로 각별하게 되는지에 관한 부분을 더 집중해서 읽기도 했고. 좀 더 시간이 지난다면 이 소설을 문학적으로도 살펴볼 수 있진 않을까? 잠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냥 과학 소설 혹은 잘 팔리는 소설로만 보고 싶진 않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라일랜드 그레이스 그리고 로키)의 쾌활한(과 위기와 좌절을 극복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냉정함을 넘어 무자비하다는 생각이 드는 에바 스트라트라가 (책임자라고 해야 할까?) 굉장히 흥미를 끈다. 최근에 접했던 여러 개성 있는 캐릭터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고 해야 할까? 특별히 눈길이 간다.

 

관심 갔던 것들을 조금 더 말한다면 (꼽으라면) 주인공이 고귀한 희생이나 어떤 의지나 비장한 뭔가로 그걸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일반적이지 않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어떤 규칙을 벗어난 설정이라 좋았다. 어쩌면 가장 일반적이고 평범한 모습 아닐까?

 

단순하게 진행했다면 자칫 지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과거에 대한 회상(혹은 손상된 기억의 복구)을 통한 이 모든 상황에 어떻게 되었는지 조금씩 알려주는 이야기 구성(비어진 조각들이 맞춰지는) 등 여러 가지가 매력적이고 훌륭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이 소설을 따져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본 다음에 읽어서인지 읽는 게 더뎠지만 (때때로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을 건너 띄고 싶었지만) 꽤 근사한 소설이고 머뭇거림 없이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영화나 원작의 결말에서 그 끝맺음 자체는 무척 아름답고 흥미롭지만 (적당하고 알맞은, 아주 훌륭한) 그럴 수 있는 사람-남성이 얼마나 있을까? 라는 생각은 든다. 수컷이라는 종자는 그렇고 그런 것들이라.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그 선택의 과정을 좀 더 따져보고 싶다. 숙고해보고 싶고. 나라면 어땠을까?

 

 

장점을 꼽자면 검증된 페이지터너라는 점이다. 작가가 과학 분야와 소설적 재미를 얽어내는 솜씨는 가히 세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에는 끝없이 위기가 닥치고 이를 해결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더군다나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그 스케일은 장대하다.

독자가 이 작품을 손에서 놓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인류 위기라는 심각한 분위기와 상관없이 시시때때로 농담을 던지는 주인공과 문장 사이사이에 배어 있는 작가 특유의 낙관론 덕분이다. 그렇다면 그 낙관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해 앤디 위어는 저는 우울증으로 고생했고, 가난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항상 인류에 대해 굳게 믿고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구급차를 부르고, 구급차가 지나가면 길을 비켜주는 이런 일들은 뉴스에 나오지 않습니다. 인간이 서로를 돕기 위한 행동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평범한 것이거든요. 넓은 시야로 본다면 우리는 지속적으로 미래를 더 좋게 만들고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렇듯 그의 소설이 잘 읽히는 이유는 비단 잘 짜인 이야기와 위트 넘치는 문장력뿐만 아니라, 작은 선의로 가득 찬 미래에 대한 믿음 덕분일 것이다. 작은 선의가 주요 키워드인 프로젝트 헤일메리에는 소수의 영웅만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다수의 사람들이 각자 자리에서 작은 선의를 가지고 지구 멸망을 막을 방법을 찾을 뿐이다. 해답을 찾기 위한 우주선 제작에 미국, 소련, 러시아, 중국 등이 국가 상관없이 한자리에 모여 계획을 세우는 장면을 보면, 우주에 나가 외계인을 만나는 것보다 더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뭉클한 감정마저 든다. 중학교 선생님인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작은 행동은 지구를 구하는 원동력이 된다. 결국 이 소설은 평범하고 작은 선량함이 불러온 범우주적인 구원의 이야기인 셈이다. 소박함에서 출발하여 거대한 구원을 이루는 그 눈부신 순간을 꼭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작은 선의 역시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속삭임을 듣길 바란다.“

 

 

 

#프로젝트헤일메리 #앤디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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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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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검색을 하던 중 이 책을 알게 됐다.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내용이 매력적이었는지 영화로 옮겨지고 있다는 소식이 더해졌고. 미스터리와 범죄 그리고 아동 유괴 등이 섞여져 있으면서 흡인력 있는 내용이라는 말에 관심이 커졌다.

 

 

“19911211일 저녁, 학원에 갔다가 귀가하던 소년 다치바나 아쓰유키가 유괴되었다. 사건 발생 지역과 인접한 경시청, 인근 현경에도 종합지휘본부를 설치하는 등 경찰력이 다치바나 아쓰유키 유괴 사건에 총력을 다하던 순간, 또 하나의 소식이 들려왔다. 1212일 오후, 건강식품회사 가이요 식품의 기지마 시게루의 손자 나이토 료가 유괴되었다는 소식. 사상 초유의 동시 유괴 사건이었다. 첫 번째 유괴로 경찰력을 집중시켜 경찰의 대응 체제가 취약해진 틈을 타 같은 현경의 담당 지역에서 두 번째 유괴를 일으켜 몸값을 받아낸다는 대담한 계획. 경찰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도 인질의 안전과 범인 체포를 위해 총력을 다 하지만, 몸값 전달 역할인 기지마 시게루가 경찰의 통제를 벗어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며 결국 범인 체포에 실패한다. 그리고 3년 뒤, 나이토 료는 7살이 되어 조부모의 집에 나타난다. 그간 실종 상태였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잘 교육받은 모습으로. 하지만 돌아온 소년은 지난 3년에 대해 굳게 입을 닫는다.”

 

 

초반은 무척 인상적인 진행과 엄청난 긴박감을 안겨주고 있다. 동시 유괴라는 발상에 주목하게 된다. 그 혼란으로 가득한 과정을 차분하게 설명-정리해주는 글재주가 눈부시다. 어떻게 굴러갈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긴장감이 두근거리게 해주고.

 

물론, 그런 식으로만 계속해서 이야기를 끌고 가진 않는다. 어느 정도 사건이 정리된 다음 꽤 긴 세월이 지난 뒤 이야기는 묘하게 꼬여가게 된다. 혹은 그동안 적당하게 구겨져 있던 진실을 뒤쫓게 된다. 끈질기게 사건을 부여잡고 있던 관련자들이 어르신이 되고, 노인이 된 다음에도 어떤 식으로 집념을 지켜내며 사건을 조금씩 뒤쫓는지, 끊어져 있던 실마리를 어떤 식으로 이어가는지를 흥미롭게 살펴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조금씩 다뤄지는 고교생 시절에 대한 회상은 굳이 포함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 같아서는 풋풋함으로 가득한 사랑 내용은 걷어내고 싶은 기분이 든다. 너무 간지럽다고 해야 할까?

 

 

소설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당시 경찰 담당이었던 한 신문기자가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의 죽음을 계기로 마지막 취재를 결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 자신이 소설가를 꿈꾸던 신문기자 출신인 작가 시오타 다케시는 경찰 관계자를 만나 사용 장비와 수사 방법을 조사하고, 유괴 사건 장소인 ‘1991년의 요코하마시의 지도를 구해서 사건이 일어난 동선과 장소를 일일이 되짚으며, 30년이 지난 현재와 하나하나씩 대조하는 등 그야말로 할 수 있는 모든 취재를 다했고, 그 결과 소설은 압도적인 리얼리티를 뿜어내며 서장에서부터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동시 유괴 사건이라는 경악할 만한 수수께끼를 서두에 들이밀고, 신문기자와 갤러리 대표가 공백의 3을 추적하는 전형적인 미스터리 장르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범행 수법이나 범인의 정체가 아니라 납치된 아이가 끝내 밝히지 않는 공백의 3에 있다. 그래서 결말에 이르러 느껴지는 감정은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냈다는 쾌감이 아닌, ‘좋은 소설을 읽었다는 만족감이다.”

 

 

유괴를 당한 다음 꽤 시간이 흐른 뒤 갑작스럽게 돌려보내진 소년이라는 조금은 황당하고 거의 있을 수 없는 상황을 어떤 식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공백이라는 3년이라는 시간은 관련된 모두를 뒤흔들어 놓는다.

 

왜 잡았고, 왜 풀어줬을까? 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은 그걸 아주 짜임새 있게 살펴보고 있다.

 

집요함, 끈질김, 끈기 등이 생각난다. 하나의 사건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을 옭아매는지도 생각해보게 되고. 그게 선의든 뭐든 다른 사람의 삶에 엄청난 충격과 흔적을 남겼으니 여러모로 그런 상황과 위치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어떤 게 알맞을까? 라는 고민을 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얼핏 데니스 루헤인의 가라, 아이야, 가라문라이트 마일이 생각난다. 유사한 부분이 없진 않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관련성이 어거지라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아동 유괴와 결손 가정 그리고 부모로서는 부적합하고 부족한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가 사라진다는 설정 등 일정하게는 비슷하다는 말을 꺼내도 아주 틀리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본만 엇비슷할 뿐 풀어가는 방식이나 내려지는 결론이나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그게 일본과 미국, 동양과 서양이라는 식의 다름으로 인해서 내려진 결론일지도 모르고, 작가가 생각하고 있는 문제의식이나 이야기 풀이 방식으로 인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어떤 게 정답이라 말할 순 없다. 각자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생각하는지가 중요할 것이고. 등장하는 아이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두 작가 모두 동일한 선택을 했을 것 같기도 하고.

 

둘 다 재미나게 읽었으니 이걸 모르던 사람은 저쪽 걸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 반대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기른 정과 나은 정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끝에는 행방을 알 수 없게 되는 처지가 안타깝다. 만나고 헤어지고를 마음 편하게 정할 순 없지만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이들이 어떻게든 이어내려고 한 간절함에 눈길이 머문다.

 

영화로는 어떤 식으로 다룰까? 큰 기대가 가진 않는다. 만들기가 좀 까다롭지 않을까?

 

 

#존재의모든것을 #시오타 타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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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애장판 1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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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언제 봤더라? 너무 오래되어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놀라움으로 가득했던 건 뚜렷하게 떠올려진다. 다시 봐도 여전히 강렬하고.

 

설정이든 내용이든 이런 게 있네? 라는 감탄이 나오기만 했다. 누구나 인정할 걸작이라고 생각하고.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다른 방식으로 옮긴 건 볼 생각이 들지 않아서 원작을 다시 읽는 것에 만족한다. 여전히 전율하게 만든다.

 

 

어느 날 지구에 대량으로 살포된 정체 모를 생명체. 이와 함께 도처에서 인간 도살 사건이 일어난다. 이 생명체들은 인간의 몸으로 파고 들어와 뇌를 점령하여 사람의 육체와 정신까지 집어 삼킨다. 그러나 평범한 고교생 신이치의 몸에 들어온 괴생명체는 뇌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신이치의 오른손에 기생하게 되는데... 지금 생존을 위한 두 개체의 처절한 사투가 벌어진다!”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생물체로 인해서 엄청난 혼란이 생기고, 어쩌다보니 그 생명체와 공생을 하게 됨으로써 인간이란 (그리고 기생수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는 등 재미도 있으면서 생각할 것들도 많은 내용이라 여전히 많은 이들이 언급하는 것 같다.

 

 

이 부류의 작품들이 보통 신체 강탈자와 인간의 대결, 혹은 서로를 불신하는 인간 군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달리, 기생수는 인간의 시각에서 바라본 기생 생물기생 생물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간을 동시에 다룬다. 인간과 기생생물의 중간자로서 갈등하는 주인공 신이치/오른쪽이, 숙주가 없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불완전한 생명체인 자신들의 존재 의미를 고민하는 이질적 기생 생물 타미야 료코 및 다양한 인간과 기생 생물 군상을 통해 생물의 한 종으로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사고방식이 기생 생물과 비슷해져 가는 신이치, 그와는 반대로 점점 인간에 가까운 사고방식을 갖게 되는 오른쪽이의 심리 변화가 백미.”

 

 

그로테스크하고 거친 액션과 대조적으로 섬세한 심리 묘사, 늘어지지 않고 시종일관 타이트하게 흘러가는 전개와 깔끔한 마무리를 해주고 있지만 좀 더 여러 이야기가 더해졌다면 어땠을까? 라는 아쉬움도 든다. 중후반부 속도감 있는 진행이 나쁜 건 아니지만 어쩐지 서두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야 할까?

 

잽싸고 날렵하지만 그렇기 들게 되는 아쉬움이랄까? 그런 말끔함 때문에 걸작으로 칭송받는 것인지도 모르고.

 

워낙 명작이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니 뭘 더 설명할 건 없을 것 같다.

 

 

#기생수 #寄生獣 #Parasy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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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 박스세트 1 - 일반판 1~9권 + 1~9권 PVC 카드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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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판을 접하게 되니 일반판도 다시 읽고 싶어져서 찾게 됐다. 쉽게 말해서는 반복해서 (연속으로) 봤다.

 

 

완전판에는 개그성의 4컷만화와 외전 에피소드가 제외되었다. 대표적으로 검은 질풍이 첫 등장하는 에피소드 및 쟝 하보크가 캐슬린 엘 암스트롱을 만나는 에피소드 등이 잘려나갔다.”

 

 

개인적으로는 완전판이 아닌 일반판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좀 더 보는 재미가 있다. 내용에만 충실한 완전판에 비해서 4컷이나 개그 등의 내용이 더해진 일반판이 좀 더 다채롭다고 해야 할까? 18권으로 된 완전판에 비해 27권으로 된 일반판이 좀 더 끊어가면서 읽기도 좋았고.

 

내용은 동일해서 굳이 그런 차이를 찾는 게 이상하겠지만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라 괜히 비교를 해보게 된다.

 

어떤 식으로든 아직 접하지 않았다면 꼭 보길 권하게 된다.

 

 

튼튼하고 치밀한 구성과 줄거리, 연금술이라는 매력적인 소재, 적절한 완급 조절,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 현실적이면서 독창적인 설정, 뛰어난 연출과 액션, 과학과 사회에 대한 고찰, 철학적 담론, 줄거리를 관통하며 세련되게 어우러지는 주제의식과 그 주제의식에 잘 부합하면서도 매력있는 캐릭터들, 그리고 모든 떡밥 회수에 성공하면서 작품 테마에 맞아떨어지는 시원하고 깔끔한 마무리로 상당히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 문서만 봐도 알겠지만 일반 독자들과 평론가, 업계인 사이에서 원작과 미디어 믹스를 통틀어 호평이 끊이질 않는 작품이다. 그리고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번도 구부러지지 않고 확실하게 강조해온 단 하나의 주제의식만 해도 찬사를 받을 만한 작품이다.”

 

 

 

#강철의연금술사 #錬金術師 #FullmetalAlche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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