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
전남사회운동협의회 엮음, 황석영 기록 / 풀빛 / 198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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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대부분의 죽은 자들은 말이 없다. 하지만 죽어서도 말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죽음을..."은 이렇게 죽어서도 자신들의 억울함과 한을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그마한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80년 광주는 그다지 오랜 세월이 흐른 것도 아닌데도 수많은 것들이 잊혀지고 있는 것 같다. 80년대 대학생활을 하였고 당시를 살아갔던 많은 사람들은 잊을 수 없는 이름이기는 했지만 지금와서는 이미 박제화 된 역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려고 하고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은 존재하는 것 같다.

많은 책들이 광주를 말하고 있지만 "죽음을..."은 가장 당시의 기억을 온전하게 보존한 작품이라고 평가되고 있고, 어떠한 일들이 있었고 어떤 잔혹극이 있었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끔찍한 체험을 하리라 생각된다.

이 것을 읽고 최정운 선생의 "오월의 사회과학"까지 읽으면 어느정도 광주의 의미에 대해서는 감을 잡을 수 있겠지만 그것까지 바라는 것은 너무 원론적인 입장일 것이고, 최소한 그당시 무고하게 죽은 사람들을 떠올리고 지금도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죽이고도 활발하게 살아가는 인간들도 기억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그런 놈을 국가 원로라고 고개숙이면서 목청 높이는 꼴통새끼가 무슨 대통령이라고... 마음 같아서는 확 요절을 내고 싶지만, 말로는 난도질해도 실제로는 분리수거도 제대로 못하는 인간이 나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꾹 참겠다.

이럴때면 부끄러워질 뿐이다.
하기사... 언제는 떳떳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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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5
조세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너무나 뒤늦게 읽은 것 같다.
이렇게나 늦게야 읽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무지했다는 사실이고 방만하게 살아왔다는 것 아니겠는가?

어쩌면 이 작품을 읽지 않고 회피했던 이유는 너무 가슴아프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나름대로 여린 심정이라 이런 책을 읽는 것은 곤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쨌던 결국은 읽게 되기 마련인 것 같다.
좋은 기분으로 읽은 것은 아니겠지만.

읽은 뒤의 심정은?
지겨운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70~80년대의 풍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도 유효하고 현재진행중인 풍경인 것이고 우리는 예전보다 더 많이 회피하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항상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렇게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알려주는 책은 고마운 책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또 무언가를 배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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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지음, 이기석 옮김 / 어문각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거의 10년간 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아마도 태어나서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언제까지나 "두도시 이야기"였다고 대답할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가장 감동을 받으며 읽었던 책이라고 들어서 나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하지만 내가 태어난 뒤로 절판이 되었는지 발간 된 책도 없었고 헌책으로도 구할 수 없었다.

간혹 찾아내면 영화 "두도시 이야기"를 번역한 대본이거나, 원서였다. 이런 식이니 도저히 찾을 수 없다는 생각에 쉽게 포기하게 되었고 언젠가는 읽을 수 있을 날이 올 것 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있었다.

뭐, 솔직히 못 읽어도 별다르게 후회는 없을 것 같기도 했다.

 

많은 시간이 지나서 "두도시 이야기"가 재번역 되었다는 소식을 책방에서 접하고 번역된 책을 보면서 구입을 당연히 하게 되리라 생각하게 되었는데 실은 그렇지 않았다.

 

우스운 일이지만 막상 구할 수 있게되니 그 희소성이 떨어져서 별다르게 구입하고,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나름대로 욕망을 이룰 수 있게 되면 그 욕망은 더이상 욕망이 아니거나 한없이 미루게 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어쨌던 번역된 책은 구하지 않고 오히려 약속을 정해서 만나기로 했던 자리에 가다가 우연히 시간이 남아서 들린 헌책방에서 90년대 초반에 번역된 책을 구하게 되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크게 번역의 문제가 있을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에(그다지 문제삼으며 읽을 정도로 대단한 독자는 아니다) 가볍게 구입하게 되었고 1년이 넘은 시간 뒤에 이렇게 읽게 되었다.

 

감상은?

물론 당연히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

너무나 많은 상상과 기대를 하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심드렁하게 읽히게 되었고 결말까지 조금은 느린 구성과 디킨스 특유의 하층 계급의 모습을 장황하게 설명하고(예전에는 흥미롭게 읽혔는데 "두도시 이야기"는 이상하게 흥미롭지 않고 애정어린 시각보다는시궁창에서 뒤엉킨 모습들로 묘사하는 것 같다. 조금은 실망하는 듯한 시각이랄까?) 그답지 않은 무거운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흐르기 때문에 요즘의 감각적이고 유머넘치는 책들을 읽는 사람들은 정떨어지게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

 

게다가 번역도 그다지 잘 했다고 볼 수 없어서 중간 중간에 다시 앞장을 훑어보는 수고를 해야만 했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집중해서 읽지도 않았고.

 

줄거리는 특별히 설명하고 싶지 않다.

검색으로 실컷 알 수 있을테니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프랑스 혁명시기를 다룬 소설 중에서 손꼽히고 혁명에 대해서 애매한 위치에 있는 듯한 책으로 소개하고 싶다. 그들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지만 그들의 벌인 이후의 행동과 광기에 대해서도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디킨스는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추가를 하자면 디킨스의 작품 중에서 "위대한 유산"을 제외하고 가장 감동어린(희생어린) 사랑을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우리는 항상 말로는 '당신을 위해 죽을 수 있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적다(솔직히 없다).

하지만 작품은 진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는 과정을 감동어리게 묘사한다.

 

뭐, 짝사랑을 많이 해본 사람들은 주인공 카터의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지만 분명 그는 치기어린 감수성일지 몰라도 진지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지막 대목은 곱씹어서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완전 낚였다! 라는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어머니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이런 작품을 보면서 감동을 받고 눈물을 글썽이는 소녀였다는 것이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작품 자체보다는 그런 다양한 감정이 오고가는 시간이 더욱 많았던 작품. 하지만 디킨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그렇게 나쁘지 않은, 그의 매력을 충분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평론가들이 지적하듯이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짜임새 있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동안의 그의 작품은 막판에 가면 다들 가족이었고, 숨겨둔 자식이나 애증어린 관계였다는 식의 (한국 드라마 식의) 결말은 아니었으니까.

 

간만에 고전을 읽은 것 같은데 이번에는 더욱 나답지 않은 책을 읽는다. 정말 오랜만에 한국 소설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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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4대 비극 - 범우비평판 세계문학선 3-1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3
윌리엄 세익스피어 지음, 이태주 옮김 / 범우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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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셰익스피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싫어하는 이유는 특별히 없다. 단지 남들이 다 좋아하고 위대하다고 말하기 때문에 싫다는 이유갖지 않은 이유로 관심이 없었다.

 

나도 안다. 내가 얼마나 유치한 이유로 싫어하는지...

 

나이가 들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보다는 조금은 모든 것에 대해서 갖고 있었던 비뚤어진 시각이 약간은 별 수 없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흔히들 말하는 세상과 타협해가고 받아들여가고 있는) 지금의 나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내가 무시하고 받아들이지 않은 것들을 찾아 읽어가기 시작했다.

 

셰익스피어와 그의 비극 작품들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내리는 것은 관두기로 하자. 너무나 많은 평가와 해설들이 있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나?

단지 그의 작품의 위대함과 명성 때문에 읽기를 주저하거나 혹은 너무 많이 들어서 읽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지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쯤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들은 것과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고,

다른 누구와도 다른 그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번쯤은 셰익스피어의 시대에 그가 직접 관여한 작품들을 직접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남겨진 우리들을 이것을 항상 지금과 연결해서 읽는 것이 더욱 셰익스피어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또한 그리스 고전 이후로 점점 약해져가고 있었던 비극의 중요성과 감동을 다시금 안겨준 그의 투철한 작가정신도 한번쯤은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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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모으는 소녀
믹 잭슨 지음, 문은실 옮김,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 생각의나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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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만에 음반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초판에 한해서 선물로 증정한다기에 구입하며 받은 책이다.

영국 작가의 책인데 10가지 단편을 모은 책이다.

어떤 장르라기 보다는 원래 제목처럼 10개의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읽을 수 있다. 내용도 간단하고 어려운 것이 없어서 하루 잡고 읽으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판타지 소설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독특하고 기괴한 소재들을 유머있게 써내려간 소설이다.

어떤 내용에서는 고요하고 공허한 느낌도 들고, 어떤 부분은 어린 시절의 감수성과 떠림이 느껴지면서도 간간히 엽기적인 내용들도 있다. 기괴한 유머도 있고.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독특한 상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이야기의 시작이나 내용의 흐름은 어떤 면에서는 새롭다는 느낌이 없을 수 있지만 이야기의 진행이 되면 될수록 다른 작가들은 보다 절충적이고 적당한 선에서(독자들의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결론을 제시하는 반면에 이 작가는 어떤 면에서는 동화적인 결론을 짓기도 하지만 보다 냉정하고 막나가는 결론을 향할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읽으면 읽으수록 긴장이 되는 경우도 있고(예상치 않은 결론과 진행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가 있다는 것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하다.

 

냉소적이고 냉정한 느낌도 들지만...

분명 좋은 이야기 꾼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작가인 것 같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번역되기를 바라고, 운이 좋게 괜찮은 책을 잡게 되어서 기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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