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몸의 역사
자크 르 고프 지음, 채계병 옮김 / 이카루스미디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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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에서 유럽의 중세 시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여러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지 어린 시절부터 그리고 지금까지도 중세는 무척 관심을 갖게 만들고 여전히 주목하게 되는 시대인 것 같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이 관심을 갖기에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일반인이 관심을 갖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대라고 볼 수 있고, 그 분야에 대한 전문가나 연구자가 아니기 때문에 허튼 생각 속에서 살아간다는 말을 들어도 딱히 반박할 수 없기는 하지만 과거에 대해서 혹은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여전히 잃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과거-역사를 통해서 지금과 다른 무언가를 혹은 지금이 어떤 방식으로 지금으로 되어버렸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하게 될 것 같다.

 

물론, 그중에서 특히나 유럽의 중세 시대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는 당연하 아날 학파의 여러 연구들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아날 학파의 연구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는 역사적 흐름을 단순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무척 다양하고 복잡하게 혹은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사건에 주목하기도 하지만 그 사건이 일어나기까지의 전후 관계와 함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떤 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기 때문에 무척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고 주목하게 되는 것 같다.

 

단순히 과거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그 감수성과 삶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파고들기 때문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데, 그 시대를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닌 그 시대로 빠져들어가고 있고 그 시대 내에 머물려는 느낌까지 들기 때문인지 더더욱 아날 학파에 관해서 관심을 갖고 여러 책들을 찾게 되고 읽게 되는 것 같다.

 

생존하고 있는 아날 학파를 대표하는 연구자들 중에서 가장 명성 있는 연구자 중 하나인 자크 르 고프는 그의 여러 저작을 통해서 다양한 근거를 갖고 흥미로운 논의를 전개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무척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중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감수성과 사고구조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지를 무척 깊이 있게 파고들고 분석하고 있었기 때문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고 되도록 그의 저작들을 많이 읽어보려고 했는데, 오랜만에 그의 글을 읽게 되니 여전히 독특한 관심과 분석을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주목하지 않고 관심을 끌지 못했던 몸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파악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중세 몸의 역사는 중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은 몸에 대해서 어떤 이해를 갖고 있었는지를, 기독교가 장악한 시대정신은 어떤 식으로 몸을 중세를 살아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고 받아들이게 했는지를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해보려고 하고 있다.

 

연구서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가볍게 글을 써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정교하고 치밀한 전개를 위한 다양한 근거와 논의를 펼쳐나가기 보다는 기존의 논의를 간략하게 검토-설명하면서 본인()의 생각을 덧붙이며 충분한 이해를 혹은 동의를 구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읽어낼 수 있을 것 같고, 저자()가 전하려고 하는 생각들에 어느 정도 이해와 동의가 있다면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생각했던 몸에 대한 이해와 함께 지금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몸에 대해서 어떤 이해를 보여주고 있는지를 비교하며 생각할 순간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좀 더 흥미롭게 읽어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중세 시대의 시대정신과 고정관념 그리고 기독교 정신이 몸의 구성에서 어떤 긴장감과 은유를 만들어내고 있는지가 논의의 중요한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해와 편견, 고정관념, 정서, 감수성, 태도, 관습 그리고 중세 시대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독교 정신은 어떻게 몸을 이해했으며 몸에 대해서 중세 이전 과거의 이해와 다른 방식으로 대했는지를 살펴보면서, 중세 이전이 어떤 식으로 중세에 영향을 미쳤으며 중세는 그 나름대로 어떤 식으로 몸을 대했는지를 그리고 그 이후 시대는 과거에 어떤 영향과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또한 몸에 대한 관심만이 아니라 몸을 둘러싼 수많은 것들을 (관습, 제도 등등) 함께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고 읽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식으로 거대한 구조가 변화되어 새로운 구조를 형성하게 되었는지를, 그 구조의 변화에서 주목하면서 눈여겨 볼 것은 어떤 것인지를 여러 방식으로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며 읽게 된 것 같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읽다보면 흠뻑 빠져들게 되는 아날 학파의 그리고 특히나 관심을 갖고 있는 자크 르 고프(그리고 니콜라스 트뤼옹)의 논의이기 때문에 즐거운 기분으로 읽어낼 수 있었고, 몸을 통해서도 무척 다양한 논의들을 끄집어 낼 수 있다는 사실에, 중세 시대의 몸에 대한 복잡한 이해관계를 생각하며 지금 현재를 생각한다면 우리들의 몸은 또 어떤 것들로 둘러싸여져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항상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날 학파 그리고 중세 시대에 대한 논의는 아주 쉽게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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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
김도언 지음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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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황홀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81838241

 

 

 

작가 김도언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무척 이상한 방식이었다.

, 아주 이상하다고 말할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일반적인 방식은 아니었다.

 

꽤 이름이 알려진 작가였지만 그의 글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작가일기라고 이름 붙여진 에세이-산문 모음인 불안의 황홀이었고, 꽤 독특한 감수성과 시선-생각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 관심이 들어 그의 소설을 구해두기는 했지만 항상 그렇듯 지겨울 정도로 귀찮음으로 가득한, 모든 것을 나중으로 미루기만 하는 게으름 때문에 구하게 된 동시에 책장에 꽂혀 있었을 뿐이었는데, 어쩌다가 갑작스럽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제나처럼 뒤늦게 읽게 되었다.

 

저자의 첫 번째 장편소설인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는 내용이 끝난 다음에 읽도록 준비한 작가의 말과 평론가의 작품 해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별다르게 덧붙여서 설명할 것은 없을 것 같은데, 워낙 인상적인 제목 덕분인지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게 느껴지는 내용을 접하며 일상의 모습을 그리고 사소한이라는 표현을 붙이게 되는 우리들의 삶을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야릇하기도 하고 몽환적인 느낌도 들게 되는 제목 때문에 실제로 읽기 전에는 어떤 내용인지 좀처럼 생각나지 않던 이토록...’은 도시의 변두리를 배경으로 여러 등장인물들이 겪고 있는 일상의 각박한 삶에 대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사소한 일상과 큰 사건 없이 이끌어지는 이야기 때문에 심심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무런 내용이 없다며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사소함 속에서 약간의 갈등과 사건이 그리고 변화들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눈여겨보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짧게 잘게 나눠진 이야기 진행과 긴 호흡 없이 쓰인 글 때문에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는데, 여러 이야기들이 겹쳐져 있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재를 중심으로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만나고 헤어지고 갈등과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결국 선재의 내면을 그리고 그가 겪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들의 삶과 그들의 삶을 생각해보고 비교해보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순간은 웃음을 짓게 만들지만 때때로 안쓰럽게 만들기도 하고 도망칠 수 없다는 곤혹스러움에 그 괴로움을 공감하게 되기도 하는데, 여러 등장인물들을 잘 다뤄내고 있으면서 각각의 인물들에 개별적인 개성과 차이를 충분하게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들의 조합이 그리고 구성이 만족스럽게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어떤 끝맺음을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아닌 전체의 과정 속에서 어떤 순간을 들여다보게 만들고 있고, 살펴보게 만들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되고, 어쩌면 지루하고 대단할 것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지루함과 대단찮음은 결국 우리들의 삶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갑갑하기만 한 삶을 통해서 우리들의 삶을 잠시금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위악적이거나 악취미에 대한 탐구를 보이고 있는 저자라고 알려진 것 같은데, 생각보다는 그리 위악적이지도 않고 악취미로 가득하지 않기 때문인지 그냥 저냥한 심심한 기분으로 밋밋하고 팍팍함으로 가득한 삶을 잠시 함께한 기분이다.

 

나쁜 기분은 들지는 않는 소설이었다.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는 머뭇거려지겠지만.

 

 

참고 : 1. 멜랑꼴리의 올바른 표기는 멜랑콜리라고 한다. 난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한심하기는.

2. 200871612쇄로 인쇄된 책을 읽었는데, 230쪽과 231쪽에 오타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서 눈에 거슬렸다. 소설을 읽을 때는 오타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어쩌다가 그런 실수가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230쪽 아래에서 3째줄 '호준이 그렇게 말하자 소라는..' '호준이 그렇게 말하자 미진은...' 으로 수정해야 할 것 같고, 231쪽 위에서 9째줄 '선재가...' ' '호준은...' 으로 수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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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와 처벌 나남신서 29
미셸 푸코 지음, 오생근 옮김 / 나남출판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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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은 워낙 널리 알려진 저작이고 이름 높은 책이기 때문에 (흔히들 말하는 인문학 필독도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미 대학생 시절 읽어보기는 했지만 앎이 깊지 못하고 부족하기만 한 이해력 때문인지 읽었음에도 읽은 느낌이 들지 않고 무슨 소리인지 대략적으로만 알 것 같다는 생각만 가물거리듯 들기만 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만 좀처럼 손에 잡게 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책을 마주할 때 느끼게 되는 괴로움이 두려워 계속해서 피했던 것 같다.

어째서 그러냐고 묻는다면, 읽어내기가 쉽지 않고 난해하게만 느껴지니까.

그게 솔직한 마음일 것 같다.

읽고는 싶지만 읽어내는 과정이 너무 힘겨워서 피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감시와 처벌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고 있듯이 감시와 처벌은 무척 다양한 사례들과 근거를 통해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이론적으로만 몰두하거나 추상적인 논의들로 가득하지는 않기 때문에 꽤 읽는 재미가 풍부하고 집중하게 만들고 있지만 그럼에도 쉽지 않게 읽혀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우선은 푸코의 논의가 종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의 논의가 그동안의 일반적인 생각-시선과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어렵게만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전복적이라는 표현보다는 전혀 다른 자리로 옮겨놓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떤 식으로든 읽기가 쉽지는 않지만 읽게 된다면 그 읽음의 과정 속에서 많은 재미와 다양한 논의들 그리고 지금 시대의 세상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많이 떠올려지기 때문에 고전 중의 고전으로 불리는 것 같고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푸코의 논의를 다시금 살펴보게 되는 것 같다.

 

근대 이전 시대, 고전주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시대는 범죄인들에게 어떤 방식의 처벌이 이뤄졌었는지, 신체형이라고 일컬어지는 처벌의 가혹함과 잔혹함이 어떻게 근대시대로 접어들면서 변화가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으로 시작하는 감시와 처벌의 논의는 감수성의 변화, 사회(구조)의 변화, 권력의 변화, 지배방식의 변화, 자본주의 사회로 향하며 권력이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처럼 어떤 새로운 지식-관계를 생산하게 되었는지를, 어떤 인간-존재-주체를 만들어내게 되었는지를 독특한 방식으로 탐구하고 있고, 그 독특함 속에서 감탄하게 만들고 생각지도 못했던 논의를 제시하고 있다.

 

모든 것들이 자본주의처럼 새로운 방식의 생산을 시작하는 과정을 들여다보게 되는 기분이 들게 된다. 그 일부를 지켜보게 된 기분이다.

 

일종의 폭로라고도 말할 수 있는 수준인데, 약간은 현란한 논의라고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지만 휩쓸고 지나가듯 머릿속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구경거리로서의 처벌이 어떤 식으로 제도화되고 인간화가 되는지를, 어떤 것들이 사라졌으며 어떤 것들이 새롭게 생겨났는지를, 시대의 변화와 시대를 장악하고 있는 시대정신이 어떤 식으로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빼어난 방식으로 탐구하고 있는 감시와 처벌은 내용이나 논의의 방식이나 다루고 있는 사례들이나 모든 것들이 생소하고 색다르기 때문에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는 것 같다.

 

권력이

시대가

 

무엇을 만들어내고 있고, 어떤 것들을 숨겨내고 있는지를, 우리들은 어떤 식으로 새로운 존재-주체-대상이 되어버리게 되었는지를, 수많은 것들의 구성과 인과관계가 결국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다양하게 그리고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논의의 깊이나 넓이가 거대하게만 느껴지게 되고 그렇기 때문인지 쉽게 책장을 넘기게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무척 색다른 방식으로 탐구를 하고 있고, 다양한 논의들로 가득해서 읽어내기가 쉽진 않았지만 참을성 있게 푸코의 논의를 따른다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생각이 많이 변화되기도 하고,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지금 시대가 어떤 정신을, 어떤 존재-주체를 만들어내길 원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 어떤 장치-시설들이 필요했는지를 생각해보며 읽게 된다면 더 흥미롭게 읽혀질 수 있는 감시와 처벌은 읽으면 읽을수록 많은 생각들을 해보게 만들고 있고, 새로운 인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게 읽혀지는 것을 알면서도 반복해서 읽게 만드는 것 같다.

 

감시와 처벌에 관한 훌륭한 논의들이나 설명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어설프게 이해했을 뿐이라 무언가를 말하기 보다는 얼마나 탁월한 책인지(에 대해서만) 강조하게 되는데, 읽어보지 못했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고, 읽어본 사람들에게는 한 번 더 읽어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권하고 싶어지게 된다.

 

오랜만에 푸코의 책을 읽었기 때문인지 좀 더 그의 다른 논의들도 접해보고 싶은 생각이 다시금 들게 되었는데, 한동안은 푸코의 책들을 조금씩이라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참고 : 무언가 새로운 것을 읽기 보다는 읽었던 것들을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만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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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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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한 상황 속에서 조금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만 찾고 있는데, 그러던 중 손에 쥐게 된 생각 버리기 연습은 머리가 복잡한 상황 속에서 읽을 만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결국 생각만 더 복잡해지고 생각을 버리기 보다는 더 꼬이고 꼬이는 생각의 연쇄들 때문에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속에서 읽게 되었다.

 

결론은? 개인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제목부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솔직하게 알려주고 있는 생각...’은 저자는 불교의 관점에서 점점 더 지나칠 정도로 생각이 많아지고 있는 현대인들이 결국 그 지나침으로 인해서 모자람보다 못한 상황으로 치닫는 모습-상황에 대해서 그리고 자극으로 가득한 환경으로 인해서 얼마나 감정적인 기복이 커지게 되는지를 (정신적인 안정이 적어지게 되는지를) 설명해주며 그걸 벗어나기 위해서는 (쉽게 설명한다면) 삶의-생각의 여백의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불필요한 생각들을 덜어내야만 한다는 것은 이미 수없이 들어왔고, 접했던 내용이기는 하지만 저자의 특색은 그런 논의를 불교의 관점 속에서 주장하고 있고 여러 해법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인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은 일반적인 다른 논의들에 비해서 조금은 특색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즉각적인 대응과 반응이 아닌 조금은 느려짐-여유를 찾도록 애써야 하고, 절제에 대해서 얘기해주고 있는 생각...’은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감정-마음과 생각을 어떤 식으로 다잡아야 할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으며, 여유와 여백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를 들려주고 있다.

 

모든 것이 맞는 말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지라도 충분히 공감하고 귀를 기울일만한 생각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은 관심을 갖고 읽게 되지만, 결국에는 어떻게 저런 식으로 살 수 있을지 넘어설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게 되기도 했다.

 

담담함과 과하지 않은 적절함 그리고 참을성에 관한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갖고 있지만 아쉽게도 그런 삶과는 전혀 반대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쑥스러운 기분 속에서 어떤 식으로 저런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 부러움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언젠가는 조금이라도 그럴 수 있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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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3 (양장) - 바스커빌 가문의 개 셜록 홈즈 시리즈 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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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8&contents_id=6209&leafId=138

참고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8&contents_id=6218

참고 : http://navercast.naver.com/list.nhn?cid=138&category_id=138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는 간단하게는 단편과 장편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단편의 경우는 모리어티와의 대결과 죽음이라는 극적인 결말로 끝맺는 ‘... 회상록까지가 셜록 홈즈의 매력을 가장 잘 살려내고 있고 탁월한 재미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장편의 경우는 그다지 신통치 못한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언급을 하게 되지 않게 되는데, 다행히도 바스커빌 가문의 개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얘기를 꺼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셜록 홈즈에 관한 4편의 장편들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꼽을 수 있으며 (다른 장편은 솔직히 얘기를 꺼내기가 머뭇거려지는 경우가 많다) 완성도나 재미, 완결성 등 모든 점에서 흠잡을 것 없는 바스커빌...’은 만약 이 작품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셜록 홈즈에 관한 시간을 뛰어넘은 애정이 적어졌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꺼낼 수 있을 정도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얘기할 때 무척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러 우수한 단편들도 셜록 홈즈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런 장편을 통해서 보다 더 각별함을 안겨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는 추리 소설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공포와 괴수물, 혹은 불길한 기운으로 가득한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재미로서나 문학적인 아름다움으로서나 여러 뛰어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도 다른 3편의 장편들이 하나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일종의 사연을 혹은 범죄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다른 이야기로 크게 구분되어 있었는데, ‘바스커빌...’의 경우는 전체적인 구성이 좀 더 유기적으로 이뤄져 있고 만족스러운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근사한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매력적인 작품이라 추리 소설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봤을 것 같은데, 많은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재미에 있어서나 강렬함에 있어서나 조금은 부족함을 찾을 수 있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셜록 홈즈의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찾게 되는 것 같다.

 

물론, ‘바스커빌...’의 경우 셜록 홈즈의 재능이 뽐내지기 보다는 주변부에 머물거나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하고 있을 뿐이고, 오히려 존 왓슨의 여러 노력들과 시행착오들이 좀 더 부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런 점 때문에 좀 더 셜록 홈즈의 뛰어남을 확인할 수 있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여러 조사들과 추측과 추리들 그리고 단서들이 하나씩 가려지면서 복잡한 사건이 점차 진실로 향하게 되는 과정을 매력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작품이기 때문에 반복해서 읽게 되는 작품인데, 여전히 깊은 흥미와 재미를 안겨주는 것 같다.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무언가를 안겨준다.

언젠가는 그것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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