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수잔 벅 모스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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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169337&cid=50854&categoryId=51041

 

 

 

수잔 벅 모스의 정성으로 가득한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는 발터 벤야민의 생애와 죽기 직전까지 붙들고 있었던 아케이드 프로젝트에 대해서 그리고 그의 사유 전반에 관해 (그나마)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보다 더 발터 벤야민을 잘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은 (아마도) 흔하지 않을 것 같다.

 

뒤쪽에 모여 있는 두꺼운 두께의 후주 때문에 계속 앞뒤를 뒤적거리며 읽게 해 불편함 많지만 자세한 내용이 많아 번거로움 있어도 찾아보게 해주고 있고 이어지는 옮긴이의 말은 벤야민에 대해 짧은 분량이지만 어떤 식으로 평가해야 할 것인지 간략하게 잘 정리해주고 있다.

 

발터 벤야민

 

벤야민은 그가 속해있던 (혹은 이단아 취급받던) 프랑크푸르트 학파-비판이론의 주변부에 있던 존재였지만 이제는 주목되지 않고 잊어지고 있는 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 하버마스 등과 달리 언제부터인가 점점 더 높은 평가와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문화 이론을 공부하면 자주 접하는 이름이 되었고 아케이드 프로젝트말고도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일반통행로’,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등은 점점 더 필수로 읽어야 할 글이 되고 있다. 아마도 발표 당시로서는 너무 앞서나간 논의였거나 이해되기 보다는 오해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고 그가 주목한 것들이 이제야 다른 학자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앎의 변증법이라는 부제를 달은 이 책은 벤야민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가 어떤 연구를 했었는지 두루 살펴보고 있고 그 중심에는 파리와 아케이드 프로젝트 혹은 파사젠베르크로 불리는 끝내지 못한 결정적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아케이드 프로젝트 혹은 파사젠베르크

 

끝내지 못한 (혹은 끝낼 수 없는) 연구로 널리 알려진 벤야민이 죽기 직전까지 매달리고 있던(혹은 목숨보다 더 중요했던) 연구인 아케이드 프로젝트는 결국 완성되지 못하고 수많은 쪽글과 개요 그리고 인용문으로 가득한 글로() 남겨져 있을 뿐이고 수많은 해석자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그 난해함과 정리될 수 없음에 부분적으로만 파악되고 있는 글모음이다.

 

만약에 제대로 책으로 완성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을 항상 하게 만드는 미완성의 걸작에 대해서 저자는 벤야민의 생애와 그가 머물렀던 파리라는 공간 그리고 그의 어려움 가득했던(불우하고 쉽게 이해받지 못한) 연구 과정을 함께 들여다보면서 어떤 생각과 고민이 있었는지 남겨진 온갖 글들을 살펴보며 추측하고 정리해보고 있다.

 

파악하기가 어려워 난해함으로 악명 높은 벤야민의 연구를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고 벤야민에 대한 여러 논의들을 잘 분류해 어느 한쪽에 치우쳐 설명하지 않고 생존 당시의 파리와 유럽을 상세히 설명해줘 벤야민이 어떤 세상에서 어떤 고민을 했을지 함께 고민해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 책만으로 벤야민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해주진 못하겠지만 이 책을 읽고 조금은 벤야민을 알려는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책이다.

 

그리고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점을 말해보라면 저자는 최선을 다해 학계 해석학의 관습을 피하려 했고 대학 교수만 다니는 케케묵은 통로로 벤야민에게 향하지 않게 해줘 더 유연하고 흥미롭게 벤야민을 알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학문적 컬트의 세계에 입문한 사람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전문용어를 최대한 피하며 언뜻 들었을 수 있고 조금은 관심이 갔던 벤야민에 대해 한번쯤은 읽어보도록 알아보도록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특별한 책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말대로 벤야민은 지금 대표적인 컬트’”고 그래서 너도나도 벤야민에 눈길이 가지만 그런 누군가가 추켜세우는 이가 아닌 산책을 하며 도시를 그리고 시대를 생각해보던 벤야민과 그의 고민을 함께 해볼 수 있도록 해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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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과 현대성 패러다임 총서
주은우 지음 / 한나래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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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다는 것에 대해서 무척 복잡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시각과 현대성은 어떻게 본다면 뭘 그런 것에 대해서 집요하게 따지냐는 말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논의를 받아들이고 읽다보면 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고 얼마나 사회적인 방식으로 보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먹고 사는 것에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본다는 것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개입되는지를 알게 해준다. 이런 것에 평소 관심 있었고 이 책을 읽겠다고 마음먹은 게 너무 오래되어 이제는 더 미루지 말자는 생각으로 읽었다.

 

머리말을 통해서 어떤 문제의식 속에서 이런 논의를 하려고 했는지 설명해주고 서론에서 어떤 이론을 근거로(자크 라캉의 정신분석) 살펴보려고 하는지를 알려주며 본론으로 들어가고 있다.

 

머리말

서론 : 시각의 사회학을 향하여

1장 시각과 주체 구성

2장 원근법과 주체

3장 원근법과 현대성의 사회적 조건

4장 시각 체제의 변동

 

본론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장에서는 본다는 것이 신체적 시각적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본 후 라캉의 이론(거울단계를 중심으로)을 통해 자아형성 주체화 동일시 등을 검토한 후 시각적 주체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는지를 살펴본다. 그런 뒤 시각장과 시각 체제를 설명한 다음 루이 알튀세르와 미셸 푸코의 논의를 통해 주체가 만들어지듯 보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걸러지고 주어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거기에 기술발달과 경제적 논리까지 더해지면서 좀 더 복잡한 내막이 있음을 알려준다.

 

2장에서 저자는 원근법을 자세히 살펴보며 그전과는 분명 다른 본다는 방식이 어떤 것인지 미술사와 역사 그리고 사회적 변화를 함께 살펴보며 변화가 한두 영역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인식론에서부터 수많은 분야까지 영향을 주고 새로움이 나타났음을 알려준다. 그런 다음 원근법이 근대 주체와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를 설명하며 얼마나 원근법이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한다. 원근법이 데카르트로 대표되는 근대 인식론과 어떤 식으로 포개질 수 있는지 알려준 후 근대 철학과 자본주의 등 얼마나 수많은 영역과의 연관성을 검토하고 있다.

 

위와 같이 본다는 것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본 후 미셸 푸코의 논의를 끌어들여 원근법과 권력의 응시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19세기까지 원근법과 사회적 변화 그리고 권력의 응시까지 다룬 다음 19세기 이후의 급격한 변화(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술)가 원근법 방식에서 벗어나 얼마나 여러 방식이 등장했는지를, 중심 시점의 균열과 해체 그리고 재구성(봉합)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를 살펴본다.

 

이처럼 저자는 시각 그리고 본다를 주제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20세기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고 어떤 방식으로 보게 되었는지를 큰 흐름 속에서 알아보며 정신분석학과 여러 이론들을 토대로 사회적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라캉, 푸코 등 여러 이론적 기초가 있어야만 읽기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고 르네상스와 원근법 등 미술에 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읽기가 가능해 적당하게 넘긴 부분도 있지만 본다는 것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꽤 흥미롭게 읽혀질 것 같다.

 

오랜만에 이런 책을 읽게 되어 대학 시절 읽던 책들도 떠올려지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 뭐라도 더 열심히 읽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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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명문장가들 - 품격 있는 문장의 정수, 조선 최고의 문장가 23인을 만나다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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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충만한 사회 비판, 허균

일침견혈(一針見血)의 산문, 이용휴

좌절한 영혼의 독설, 심익운

눈이 번쩍 뜨이는 문장, 박지원

냉소와 자의식의 산문, 노긍

섬세한 감성 치밀한 묘사, 이덕무

지사의 비애와 결벽의 정서, 이가환

()에 빠진 사람들, 유득공

강개한 정서와 예리한 시각, 박제가

언어 밖으로 넘쳐난 사상과 감정, 이서구

결함 세계의 품격, 유만주

저잣거리의 이야기꾼, 이옥

소외와 일탈의 인생, 남공철

상처받은 인생 불편한 심기, 김려

무명의 불량 선비, 강이천

살아남은 자의 슬픔, 심노숭

마음의 열망, 정약용

고담한 산문 미학, 유본학

여항문단의 편집자, 장혼

비탄과 인고의 정서, 이학규

가난한 서생의 고단한 삶, 남종현

천하의 지극한 문장, 홍길주

유쾌함과 위트의 문장, 조희룡

 

 

 

 

 

조선 시대에 갑작스럽게 관심이 생겨 눈길 가는 책 있으면 곧장 읽고 있다. 읽다보면 재미난 구석 많지만 아직 제대로 알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것저것 그냥 아무거나 읽고 있어 시대를 사람들을 그리고 글에 대해서 어렴풋하기만 해 좀 더 체계적으로 읽어야 할 필요성 느낀다. 하지만 어떤 것부터 읽어야 할 것인지 막연해 아직 재미로 읽을 뿐이고 읽다보면 뭔가 트이는 게 있겠지? 라는 기대만 있어 좀 알 것 같다는 기분이 들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시대와 사람에 대해서도 궁금했지만 글을 좋아해 옛 글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 여러 책을 읽던 중 읽게 된 조선의 명문장가들은 저자가 고른(가려 뽑은) 23명의 조선 후기 문필가 중 특히 주목해야 할 사람들과 그들의 대표 글을 모은 책이다.

 

박지원과 같이 누구나 알만한 문필가도 있지만 무척 생소하고 많이 주목하지 않던 문필가도 소개해주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고 각 문필가에 대한 설명과 글 하나 하나 어떤 내용과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옛 글에 대해서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책의 두께가 부담스럽게 만들지만 읽다보면 끝까지 읽고 싶게 만든다.

 

아직은 옛 산문의 맛도 멋도 잘 알아채지도 느끼지도 못해서인지 흥미를 생기다가도 건성으로 읽게 되는 경우도 있어 아무래도 좀 더 읽어봐야 그 맛을 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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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꾼 만남 - 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1
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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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만남에

삶을 송두리째 뒤바꾼 운명을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와

결국에는 저런 사람이 있을까? 라는 물음을

그리고 나는 저럴 수 있을까? 라는 부끄러움을

 

다산 정약용과 제자 황상에 관한 삶을 바꾼 만남은 스승과 제자가 어쩌다 만나 어떤 식으로 관계를 갖게 되었는지에 관한 만남에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서는 끝끝내 스승의 가르침을 지키려고 하는 이의 끈질긴 노력을 생각해보게 해준다.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저자는 부지런하고 꼼꼼하게 이곳저곳으로 찢겨진 자료를 발굴해 다산이 강진 유배 시절을 중심으로 다산이 어찌 지냈는지 그리고 강진 시절과 관련된 이들이 누구였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다산을 중심으로 강진 생활과 그곳과 관련된 여러 일화들로 진행되다 다산의 사망 이후 황상으로 중심을 옮겨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하라삼근계 三勤戒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말없는 노력 끝에 높은 경지에 올라서게 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다산의 쓸쓸함으로 채워진 강진 시절을 알아보다가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살짝 어리둥절하게 되지만 결국 황상의 우직함을 그리고 묵묵한 진심에 생각이 머물고 감동하게 된다.

 

저자의 여는 글처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내 삶에서 그런 만남을 가지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지 헤아려보게 되기도 하고 재빠른 천재보다 미욱한 둔재의 노력을 믿고 싶어지기도 한다.

 

깨달음을 주는 스승을 기다리게 하면서도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를 남겨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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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여행
크리스토퍼 듀드니 지음, 연진희 외 옮김 / 예원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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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나누거나 구분할 때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낮과 밤으로 나누는 방법일 것이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게 가장 흔할 것 같다. 대개 낮은 일과 시간 혹은 활동하는 시간으로 밤은 휴식과 여가를 위한 시간으로 지낼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 반대로 생활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경우가 대다수는 아닐 것이다.

 

 

밤으로의 여행은 우리 삶 속에서 밤이란 어떤 것이고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폭넓게 살펴보고 있고 온갖 영역에서 밤을 어떻게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작가 출신이라 그런지 학문적인 설명 보다는 다양한 표현을 통해 밤을 느끼고 생각해보도록 하고 있고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12장으로 구성해 밤에 관한 주제(일몰, 야행성 동물, 불꽃놀이, 나이트클럽, 천문학, 잠과 꿈, 야근, 매춘, 밤을 주제로 한 예술 등)를 탐색하고 있다.

 

흥미로운 시도이고 그동안 알고 있지 못하던 밤과 연관된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어 알지 못하던 분야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지만 기대에 비해서는 밤에 관해 잘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도 들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런 방법 말고 어떤 식으로 했어야 더 좋은 방식이었는지를 내세울 자신은 없다. 또한 이런 아쉬움이 이 책에 대해 불만이 있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어쩐지 생각하고 있는 내용과는 조금은 다르다는 뜻이고 밤이 갖고 있는 신비스러움이 덜하다는 느낌을 말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밤과 관련한 혹은 밤과 연관시켜 수많은 영역을 알맞은 자리에 놓이게 하는 것에 꽤 어려움을 느꼈을 것을 생각하면 이만한 구성과 내용에 너무 야박한 평가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이 좀 더 밤의 다양함을 알게 되는 시작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약간 있었던 아쉬움도 조금씩 수그러들게 된다.

 

나에게 밤은 그리고 당신에게 밤은 어떤 것인가? 그걸 시간별로 나눠본다면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이 책은 여러 가지로 각 시간에 맞춰 나에게 어떤 시간이고 어떤 밤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밤에 관한 수많은 것들을 알려주면서 그 다양함과 오묘함이 갖고 있는 매력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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