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 백의신서 53
변지현 / 백의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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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책방에서 구하게 되어서 묵혀두다가 조금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던 도중에 생각이 나서 읽게 되었다. 그다지 쉬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머리를 쥐어짜며 읽을 필요는 없었다.

 

옥타브 마노니는 ‘프로이트’를 통해서 프로이트의 사상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기 보다는 그가 개인적으로 프로이트의 저작을 읽으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강조점을 두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이트를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다룬 이론서라기보다는 프로이트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에서 적어 내려간 연구초고와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든다. 혹은 메모장과 같은 느낌이랄까?

 

어떻게 보면 산만하고 어떻게 보면 프로이트에 대한 개인적 애정을 느끼기도 하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연구초고와 같은 내용이기 때문에 다양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식으로 본다면 무성의함도 느낄 수 있다. 아쉽게도 그는 맑스가 아니기 때문인지 연구초고로만으로는 많은 것을 전달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특별히 프로이트의 저작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한 다음에 내용을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읽었다고 가정을 한 다음에 독특한 점이나 그의 이론의 변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이트의 저작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것 같다.

프로이트의 저작들을 읽어본 사람들은 프로이트의 저작에서 어떤 점들을 중요시하고 있는지 그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대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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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 프로이트 전집 11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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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에 걸쳐서 겨우겨우 프로이트 전집을 다 읽어내었다. 전집에 포함되지 않은 ‘끝낼 수 있는 분석과 끝낼 수 없는 분석’과 몇몇 책들이 더 있겠지만 어쨌든 전집으로 출판된 프로이트 저서들은 다 읽었으니 나름대로 프로이트에 관해는 꽤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이정도로 읽었는데도 생각하면 할수록 그의 논의와 정신분석에 대해서 더 뚜렷하게 떠올려지기 보다는 보다 복잡하고 난해하게 다가와서 문제인 것 같다.

 

‘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에서는 프로이트가 그동안 임상을 통해서 경험한 사례들을 이론적으로 다듬는 작업들을 정리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정신분석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화와 함께 무의식과 죽음 충동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때문에 정신분석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세심하게 읽을 필요가 있으며 이론적인 부분보다는 실제 임상 사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복잡하고 난해한 느낌만 남을 것 같다.

 

프로이트 자신이 겪은 실제 임상 사례들과 자신과 함께 정신분석학을 개척하고 있던 동료들의 글들을 통해서 정신분석을 학문적으로 보다 이론화와 정교화 시키면서도 이론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부분인(혹은 당시에는 여전히 프로이트 본인도 명확하게 판단내리지 못한) 무의식과 죽음충동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무의식과 죽음충동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세하게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또한 그동안 개진하였던 ‘무의식-전의식-의식’에서 ‘이드-자아-초자아’로 정신구조에 대한 논의를 새롭게 진행하기 때문에 전기와 후기의 프로이트 이론에 대해서 명확하게 파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놓치면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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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 루이 알튀세르 자서전
루이 알튀세르 지음, 권은미 옮김 / 이매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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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한국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한다는 모든 학생들과 교수들이 알튀세르를 파고들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언제나 그렇듯이 이론도 철학도 유행 따라 지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알튀세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시대착오적이거나 엉뚱한 사람으로 오해되기 쉬울 것 같다. 즉 알튀세르는 지금 현재에도 중요한 사상가로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철학사의 한 페이지를 할애하면 되는 수준으로 잊혀지고 있다.

 

게다가 정신착란으로 인해 자신의 아내를 죽인 그의 개인적인 삶 때문에 알튀세르는 역사가 되어버린 맑스주의자라는 것에 더해져서 얘기를 꺼내는 것이 금기시 되는 철학자가 되어버렸고 그의 많은 논의들은 격하되거나 침묵을 강요받게 되었다.

아무리 날카로운 분석과 의미 있는 논의였다고 해도 정신병자가 떠들었던 장광설이라는 식으로 그의 논의는 쉽게 묵살되었고 침묵을 강요당했던 알튀세르 본인은 길고 긴 10년간의 침묵을 뒤로하고 발표한 자서전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 대해 평소 자신의 철학적 논의처럼 집요할 정도로 분석하고 파고들고 있다.

 

해설에 나와 있듯이 약간은 실제 사실과는 차이가 있어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기는 하겠지만 충분히 그는 자신의 삶을 과감하게 들어내고 있고, 자신의 삶과 그리고 동료들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그의 이론과 사상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크게 의미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지만 부분적으로 그가 자신의 철학적 사고방식과 논의의 날카로움이 자신의 삶과 어떤 영향관계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자료로 읽혀질 수 있으며, 자기 자신을 (모든 것이 사실이지는 않지만) 철저하게 분석해내고 있는 그의 분석력과 마지막에 우리에게 들려주는 삶의 긍정성은 한번쯤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 비관적인 입장을 갖고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은 의외로 삶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알튀세르의 경우도 결국 삶을 긍정하며 자신의 삶을 마무리 하려 한다.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의 마지막 문장을 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내려진 결론이기 때문에 더 오랜 울림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삶이란 그 모든 비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다.

나는 지금 예순 일곱 살이다.

그러나 마침내 지금, 나 자신으로서 사랑 받지 못했기 때문에 청춘이 없었던 나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곧 인생이 끝나게 되겠지만, 젊게 느껴진다.

그렇다,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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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의 정신 병리학 프로이트 전집 5
프로이트 지음, 이한우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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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활을 하다가 자주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실수’ 혹은 ‘착각’ 등을 하게 된다. 그것이 특별히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험이 전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상생활의 정신 병리학’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말로써 혹은 행동으로써 실수나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단순히 우연한 것이 아니라 무의식의 영향 때문에 그런 행동과 착각(혹은 망각)을 하게 된다고 프로이트는 말해주고 있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을 말해주며 우리들에게 설득시키려 하고 있다.

 

프로이트와 무의식 그리고 정신분석의 논의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프로이트의 주장에 큰 이견이 없었겠지만, 프로이트는 자신의 논의를 처음 접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의 사람들을 설득시키기 위해서 최대한 많은 자료로 내용을 채워 넣은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정신 병리학’은 어떻게 보면 정신분석과 무의식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무의식과 정신분석이라는 것이 어떻게 일상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큰 영향력을 갖고 있고 그 영향력을 우리가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지 말해주고 있다.

 

수많은 사례들을 나열하며 무의식이 일반인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보이는지 말해주고 있는 ‘일상생활의 정신 병리학’은 아마도 프로이트의 주요 저작에 비해서 특별히 새롭거나 중요한 논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는 사람들은 첫 시작으로는 가장 무난한 선택이 될 것 같은 책일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다음에는 저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하게 되는 실수나 착각 그리고 의도하지 않는 행동에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내가 그렇듯이... 당신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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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으로부터의 탈피 창비신서 128
이매뉴얼 월러스틴 지음 / 창비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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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스틴이 이곳 저곳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사회과학으로부터의 탈피’는 그가 주창하는 ‘세계체제’에 대한 논의를 위해서 우리가 어떤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양한 소재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그는 그의 주저인 ‘근대세계체제’에서도 집중되게 다뤘던 프랑스 혁명과 산업혁명에 대한 지금까지의 해석에서 벗어나 새롭게 바라보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해서, 저개발과 인종차별 그리고 성차별 등은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지 일부 국가나 지역에서 발생하는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지역적이고 국가 단위의 분석에서 벗어나 범위를 넓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야 보다 적절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한 분석을 위해서 그는 맑스(마르크스)와 페르낭 브로델을 적극적으로 재검토하고 기존의 관행적으로 받아들였던 다양한 학문들의 논의와 결과들에 새롭게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설에도 논의되었듯이 문제제기로 끝나고 논의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월러스틴의 논의는 충분히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자주 지적하는 대학의 교육과정과 분과에 대한 비판은 ‘오리엔탈리즘’의 사이드의 지적과 공유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보다 관심을 갖게 만든다.

 

월러스틴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학문은 19세기의 패러다임에 종속되었고 그것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패러다임으로 바라보아야 보다 적절한 시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 그는 맑스(마르크스)와 브로델의 시각을 강조하고 있으며, 보다 분석의 범위를 넓혀 세계체제로서 분석을 해야 적절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국제적인 불황과 침체국면에서 그의 의견은 꽤나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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