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일을 하는가?,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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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양한 주제를 갖고 자신만의 글쓰기와 생각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빼어난 능력을 보이는 알랭 드 보통은 무언가에 대해서 좋은 정돈과 흥미로운 내용을 전하고 있었는데, 그가 그동안 다뤘던 여러 주제들(사랑, 건축, 불안, 여행 등)은 무언가 새로운 시각을 갖게 만들거나 독보적인 의견을 제시하지는 못해도 각각의 주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주요 논의들을 쉽고 간결하게 정리해주고,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어쩐지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 함께 알고 싶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좋은 글쓰기의 모범 중 하나인 것 같다.

 

하지만 일의 기쁨과 슬픔은 어쩐지 그동안의 알랭 드 보통의 글이 보여주었던 여러 장점들이 무엇도 제대로 발휘되지가 않는, 그의 글답지 않게 도통 흥미롭게 읽혀지지가 않고 솜씨 있게 무언가를 정리하거나 논의를 못하고 있는데, 어쩐지 이런 실패가 그의 글이 예전만 못해졌기 보다는 선택한 주제로 인해서 그의 글의 매력을 보여주기가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을 어렴풋하게 해보게 된다.

 

알랭 드 보통은 다양한 직업을 통해서 혹은 일-노동-업무를 통해서 자본주의 근대사회 혹은 지금 이후의 사회에서의 삶을 엿보려고 하는 듯이 보이는데, 그는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인 화물선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논의를 시작하고 있고, 이어서 물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세상이 얼마만큼 복잡하게 이어져 있으며 거대함으로써 다가오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은 비스킷과 관련된 지루한 논의를 통해 얼마나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되기만 하는 비스킷과 그와 관련된 다양한 것들이 오직 돈이라는 이유를 통해서 엄숙과 진지함을 만들어내는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그런 설명과 함께 그곳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이 일-노동에 대해서 어떤 의미를 찾고 있을지를, 어떤 의미가 부여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고 있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의미와 동기부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지만 알랭 드 보통은 항상 그렇듯 현실적인 논의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데, 비스킷에 대해서 논의에서도 비스킷을 만들고 판다는 것이 어쩌면 별 것 아니기는 하지만 그 별 것 아님으로 인해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 살아감이 가능하지 않았을 때의 경우(실업률, 범죄율, 자살률 등)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알랭 드 보통은 바로 이런 점이야 말로 자본주의 사회가 혹은 문명이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의 특이성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노동의 진부함을 생각하며 희미한 절망감을 느끼다가도, 거기에서 나오는 물질적 풍요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이라는 문장을 통해서 그가 일을 통한 기쁨과 슬픔보다 그것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현재의 세상이 어떤 구성과 구조를 갖고 있는지를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생각은 비스킷에 대한 논의 후 경제적인 필요가 없어도 일은 구해야 한다고 암시하는최초의 시대로서 지금-현재를 정의하고, 일에 대한 고귀함을 찬양하기 시작한 백과사전파에 대한 간단한 논의 후 직업 상담가에 대한 내용을 통해서 우리가 얼마나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무관심한지를 그리고 비관주의적 자부심이라는 표현을 쓰듯이 그저 주어진 현재의 조건 속에서만 삶을 꾸려나가려고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기도 해서 조금은 혼란스러운데, 그가 이 시대를 담아내려고 하는 것인지 그저 일-노동이라는 주제 속에서 무언가를 모색하려고 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읽혀지지가 않고 있다.

 

이런 헷갈림은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로켓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시대가 천재들의 시대에서 집단의 시대로 변화되었음을 말하고 있고, 이에 대해서 기술적 숭고함의 시대라는 정의를 내리기도 하는 등 그 스스로도 무엇을 바라보려고 하는 것인지를 좀처럼 정리하지 못하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은 이처럼 일-노동에 대해서 어떤 명확함을 찾는 방식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 그 자신이) 경험한 사례들을 통해서 이해를 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런 접근과 이해가 얼마나 일-노동에 대해서 적절한 분석으로 이어졌는지는 무척 의문스럽게 느껴진다.

 

송전 공학에 대한 글에서 드러나듯이 알랭 드 보통은 기존의 글들에 비해서는 무척 다양한 방식으로 주제에 접근하려고 하고 있고, 논의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만족스럽게 정리하질 못하고 있고, 어떤 흥미로움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만 들게 될 뿐이다.

 

이는 일상과 회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글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어쩐지 알랭 드 보통은 르포르타주와 같이 현장취재를 통한 무언가를 담아내려는 듯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가 우리들이 자주 말하게 되는 밥벌어먹기의 피곤함에 대해서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지는 의문스럽기만 하다.

 

오히려 알랭 드 보통의 글쓰기가 여전한 효과를 발휘할 때는 그런 경험 / 체험을 통한 글이 아닌 (경험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스스로의 생각 속에서 만들어진 자신만의 정의를 내릴 때였는데, 그런 글들은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크게 차지하지를 않고 있기 때문에(극히 부분적이기 때문에) 마치 섬광과 같이 순간적으로만 그의 빼어남이 번쩍거리고만 있다.

 

창업자에 대한 논의를 우겨넣은 다음 항공 산업에 대한 글을 통해서 알랭 드 보통의 여전한 매력적인 글쓰기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제는 낡고 오래되어 모하비 사막에 버려진 항공기들의 잔해물을 통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을 18세기 독일인들이 이탈리아의 고대 로마의 풍경에 황홀해 했다는 폐허에서의 기쁨이라는 표현과 유사한-동일한 감정으로서 이해하면서 이런 이해를 통해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를 이해하는 내용을 통해서야 알랭 드 보통의 이전과 같은 통찰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랭 드 보통은 현대 사회가 과거와는 전혀 달라졌다는 것을 어떠한 것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무언가라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어 설명하려고 하고 있고, 이로 인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일-노동이 어떠한 영속성도 갖지 못하고 끊임없이 불안감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고, 이런 이해는 어쩐지 이전에 그가 발표했던 불안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그가 불안에서 어떤 논의를 했었는지 잊게 된지가 오래되어서 어떤 방식으로 연결시켜서 접근할 수 있을지는 명쾌하게 말하지 못하겠다.

 

다만, 알랭 드 보통의 논의에서 폐허에서의 기쁨에 대한 과거의 정의를 그와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는데, 지금 현대인들은 자신들이 바라보고 있는 것들이 어떤 폐허로 변해가는 과정을 바라봄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그와 동시에 지금 시대가 해내지 못하는 동기부여가 이 시대의 잔해물인 우리 자신들이 하나의 폐허처럼 혹은 폐품과 같은 존재들로서 알게 모르게 이해되고 있기 때문에 일을 통한 어떠한 기쁨도 그리고 동기부여도 부족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감상적인 글쓰기를 하다 느닷없이 일-노동을 긍정하고 우리에게 안겨주는 품위 있는 피로를 존중해야만 한다는 알랭 드 보통의 결론은 조금은 뜬금없는 것 같고, 이런 결론이 어쩐지 그가 이미 결론을 내린 다음에 여러 논의들이 이어졌던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도 항상 타협하듯이 혹은 지금을 어떤 식으로든 긍정하듯이 결론내리는 알랭 드 보통이었기 때문에 약간은 예상하기도 했지만 그가 논의하던 여러 내용들과 그가 접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대해서 조금 더 생각했더라면 이처럼 서투른 결론을 제시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알랭 드 보통이 얼마나 일-노동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고, 그가 얼마나 그 기쁨과 슬픔에 대해서 깨달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와 같은 글을 통해서 먹고 살지 못하고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으로서는 뭔가 아는 것처럼 말하고 있을 뿐이고 간간히 날카로움과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스스로가 그다지 많은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다른 저작들에 비해서 제대로 읽혀지지가 않는 것 같고, 아무런 흥미를 끌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무언가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그것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그것에 대해서 어떠한 질문을 하고 대답을 찾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알랭 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은 자신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알려고 하다가 결국 그 시도가 실패하는 과정으로서 이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언가에 대해서 글을 쓸 때 얼마나 고민이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물론, -노동에 대한 글에 대한 또다른 글인 내 글에 대해서도 이런 비판은 당연할 것이고, 마찬가지로 부족한 이해만이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알랭 드 보통의 글로서는 어떤 식으로도 일에 대한 기쁨과 슬픔에 대해서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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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철의 세계건축기행
김석철 지음 / 창비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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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상형문자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15989715

20세기 건축산책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08274533

천년의 도시 천년의 건축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15603000

 

 

 

 

건축가 김석철의 글을 그리고 그의 책을 좋아하지만 어쩐지 그의 글은 건축가의 글이기 보다는 건축에 대해서 무척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인문학적인 관심 속에서 건축을 바라보고 있는 이의 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리고 어쩌면 그보다는 건축을 통해서 건축을 말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서 더 많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가 건축에 대해서 논의를 할 때, 되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표현을 통해서 설명해주면서도 어쩐지 무척 개인적인 감정을 많이 담아내면서 자신의 글을 써내려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런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의 글이 못마땅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흥미롭게 생각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불만 보다는 호감을 갖고 있는데, 이런 입장 속에서 김석철의 글은 건축을 모르는 사람은 건축의 특성을 무척 풍부한 표현으로 설명하려고 하기 때문에 건축에 대해서 관심을 높이거나 갖게 만들 수 있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건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거나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건축을 말하기 보다는 엉뚱한 것들에 대해서만 실컷 말하고 있을 뿐이라는 비판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해석이 있을 뿐이고 감상적인 표현만이 있을 뿐이지 정작 건축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없다는 비판은 분명 타당한 비판일 것 같다.

 

저자가 이런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에 대해서 글을 남기려 할 때에는 어떤 글을 써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한다면 생각해볼만한 문제일 것 같다.

 

어쨌든 세계건축기행은 신문에 기고한 글들을 정리한 내용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간단하고 짧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고, 대체로 현대 건축들이 아닌 오랜 기간 남겨지고 지켜져 온 건축들을 통해서 저자는 무언가를 말해주려고 하고 있다. 오래된 건축들을 통해서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의 건축들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일본, 라틴 아메리카, 미국, 이집트, 인도 등 간간히 흔히들 말하는 고전 건축의 중심지 이외의 곳에 있는 주요 혹은 유명한 건축물들에 대해서도 조금씩은 다루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죽음의 공간, 신의 공간, 삶의 공간과 인간의 공간이라는 4개의 주제를 갖고 건축과 도시라는 (저자의 말대로) ‘인간의 역사를 증언하는 상형문자에 대해서 얘기해주고 있지만 저자의 글쓰기 방식을 아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어떤 건축과 도시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한편으로는 분석하고 전문가의 시각으로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면서도 결국에는 그 자신의 이야기로 돌아오는-침잠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의 침울한 분위기 혹은 짙게 깔린 죽음과 허무에 대한 관심에 대해서 부담스럽게 느껴질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내용을 읽으면서도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시각이나 지식을 얻기는 어려울 것 같고, 건축을 어떤 방식으로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게 된다.

 

이런 저런 다양한 지식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고, 단지 여러 가지의 것들을 좀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기 때문인지 이런 방식의 글쓰기에 대해서도 호감을 갖게 되는데, 사람들에 따라서는 건축을 말하기 보다는 건축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만을 쏟아내는 것 같다는 생각에 저자의 글에 대해서 불편한 생각을 갖게 될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간간히 각각의 건축물들에 대한 특징과 놓쳐서는 안 될 핵심에 대해서 뭔가를 말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 논의의 양과 질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에는 동의하기 때문에 저자의 글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람들의 입장에 선뜻 반박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그냥 개인적으로는 이런 성향의 글도 좋다는 말로 조심스럽게 내 생각을 말하게 될 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저자는 죽음의 공간부터 인간의 공간으로 자신의 논의를 이동시키고 있는데, 저자의 글의 특징을 그리고 관심을 잘 담아낼 수 있는 죽음의 공간에 대해서 논의들은 흥미롭게 읽혀지고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의 글에서 별다른 흥미가 느껴지지를 않게 되고 있는데, 이런 내용에 대한 판단이 저자가 예전부터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죽음이라는 주제가 좀 더 저자의 글을 명확하게 담고 있기 때문에서인지 반대로 그의 글을 읽는 독자인 내 자신이 죽음이라는 주제에 많은 관심이 있기 때문에 저자의 죽음의 공간에 대한 논의에만 흥미를 느껴서인지는 명쾌하게 정리가 되지를 않는다.

 

이런 방식의 읽기를 떠나서 후반부의 논의는 대체로 심심하고 건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에 머무를 뿐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떤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쳐있고 피곤함이 잔뜩 묻어나는 저자의 글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전세계 곳곳에 있는 수많은 건축물들을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하면서 건축들의 특징과 구조 그리고 그것을 그것으로서 느낄 수 있는 열려진 시각이 부럽게 느껴질 뿐이다.

 

또한, 그런 다양한 건축들을 접하면서 항상 한국을 떠올리고 한국의 도시와 구조 그리고 건축들에 대해서 다시금 생가해보는 언급을 통해서 과연 한국에서는 어떤 건축을 해야만 더 좋은 건축과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생각해보기도 한다.

 

건축과 공간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서도 알고 있는 것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열심히 아무거나 읽게 되는 것 같다.

 

언젠가는 뭔가를 조금이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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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파일
헤럴드 셰터 지음, 김진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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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과의 인터뷰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42787731

 

 

 

연쇄살인범 파일은 아마도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법한 내용으로 꽉 꽉 채워져 있기 때문에 성실하게 책의 내용을 전부 다 읽은 나와 같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뭔가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문제가 잠재적인 연쇄살인범이라는 식의 유치한 뜻이 아니라 일반적인 성향과는 거리감을 갖고 있을 것 같다는 뜻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어째서 이렇게 딴소리를 하듯이 연쇄살인범 파일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게 되냐면, 내용의 대부분이 연쇄살인과 살인범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분석과 같은 내용들로 채워져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살인과정과 범행내용들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500쪽 가량의 내용 중에서 몇 쪽을 제외한다면 거의 전부가 어떻게 사람을 죽였고, 어떤 식으로 신체-시체를 훼손했는지가 대부분이라 과연 끝까지 읽을 필요가 있을지 계속 고민을 하면서 결국에는 다 읽게 되었으니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읽다가 쉽게 읽기를 포기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연쇄살인범에 대해서 상세한 논의를 의도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의도와는 다르게 수많은 연쇄살인범들의 잔혹한 살인과정과 내용들에 대해서 보다 흥미를 느끼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연쇄살인범들의 범행에 집중을 하며 설명되어져 있다.

 

이렇게 온갖 살인과 범행으로 가득한 내용이라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런 지루할 정도로 계속되는(물론, 잔인함의 모든 것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하도 계속되니 그냥 무덤덤하게 읽어가게 되었다) 살인과 범죄 그리고 신체훼손에 대한 내용들 중에서도 조금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내용들도 간혹 있기도 했다.

 

저자는 연쇄살인범들이 일반인들과 어떤 의미에서 다른 존재인지를 간단하게 논의를 한 다음 연쇄살인이란 단어의 기원과 정의에 대한 설명과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대량살인, 연속살인에 관한 설명이 있은 후 연쇄살인범들의 특징과 특성에 대한 설명까지 한 다음에 다양한 연쇄살인 사례들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그들의 기본적인 범행 동기가 지배, 조종, 통제라는 분석과 연쇄살인이 근대 이후부터 생겨난 것이 아닌 인류의 역사와 거의 동일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저자의 논의는 조금은 흥미롭기는 했지만 그런 논의를 좀 더 상세하게 파고들기 보다는 언급하거나 나열하듯이 논의를 하고 있어서 아쉬웠다.

 

살인과 폭력 그리고 인간의 어두운 성향과 관련된 온갖 잔혹하고 끔찍한 내용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읽기를 권하기 보다는 이런 내용의 책도 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으면 될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인데, 잔인함과 관련된 온갖 내용들로 가득한 이런 내용의 책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을지는 모르겠다.

 

연쇄살인범들이 어떤 살인들을 했고, 어떤 일들을 벌였는지에 대해서 어떠한 끔찍함도 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읽어도 되겠지만 앞서 말했지만 그걸 500쪽이라는 분량으로 되어 있으니 쉽게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연쇄살인범들의 정신구조나 분석적인 내용들이 담겨져 있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이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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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동 교수의 근대건축기행
김정동 지음 / 푸른역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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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공간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책들을 읽고 있는데, 어떤 주제나 고민 속에서 어떤 책들을 어떤 방식으로 읽어야 할지까지는 잡히는 것이 없어서 갈팡질팡 하면서 이런 저런 책들을 읽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간간히 도움이 되는 책들도 읽게 되고 있기도 하고, 전혀 관심을 갖지 않던 내용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등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를 느끼며 읽어가고 있다.

 

김정동 교수의 근대 건축 기행도 책 표지에 적힌 한국 근대 건축물에 담긴 건축과 역사의 문화사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어서 별다른 생각 없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저자가 어느 정도 명성이 있는지도 모르고 얼마나 건축과 관련된 학자로서의 앎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저자의 이 책만을 놓고 본다면 다양한 고민과 고려 속에서 건축에 대한 입장과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된다.

 

단지 건축을 건축으로서만이 아닌 사회라는 넓은 범위 안에서 그리고 역사라는 흐름 속에서 생각하려고 하는 저자의 입장에 쉽게 동조하게 된다.

 

저자는 우선 건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건축 중에서도 근대 건축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고, 한국에서의 근대 건축이 어떤 역사적-인식적인 한계(일제침략, 해방 후의 전쟁, 무분별한 재개발 등)로 인해서 많은 역사적 한계로 인한 왜곡이 있었고 그 흔적들이 인식적인 한계로 인해서 사라졌는지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사회에 있어서 그리고 도시에 있어서 올바른 건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논의를 한 이후 여러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갖고 얘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저자가 처음부터 밝혔듯이 어떤 특정한 주제 속에서 글을 써낸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발표한 글들을 하나의 책으로 엮은 것이라 조금은 일관성은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틀을 잡아서 글들을 정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일제강점기 시절에 만들어진 건축물들에 대한 설명들과 해방 직후 혹은 6.25 전쟁 직전과 직후에 세워진 대표적인 건물들을 통해서 각각의 건물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와 어떤 역사적 맥락 속에서 세워진 건물인지를 앞서 말했듯이 단순히 건물의 외관이나 형태적인 특징만이 아닌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의미에서도 검토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알려진 김중업의 몇몇 작품들과 아시아라는 범위에서 근대 건축을 이해하려는 시도에 대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저자는 각 건축물들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있고, 그 중요성과 함께 어떤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단순히 건물에 대한 지식만이 아닌 좀 더 종합적인 시각과 지식을 얻을 수 있었으며, 하나의 건물이 만들어진 다음에 오래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셔버리고 다시금 새로 만들면 된다는 입장이 아닌 어떻게 보존하고 관리를 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고 폭넓은 시각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지를,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공을 들여 설명해주고 있고 설득하고 있다.

 

이런 저자의 입장이 건물에 대한 가장 적절한 입장이고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동의를 하게 되는 것 같고, 그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여러 건물들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되기도 했기 때문에, 저자의 입장이 갖고 있는 좀 더 오랜 기간 함께할 수 있는 건축물로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참고 : 각각의 글들이 어디에 발표된 글들이었는지에 대한 출처까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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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브라운 신부 전집 4
G. K. 체스터튼 지음, 김은정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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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결백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19132195

2권 지혜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19926699

3권 의심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3860697

 

 

 

 

 

브라운 신부 시리즈 4비밀은 그동안의 작품들과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는데, 그 변화가 큰 변화는 아니기 때문에 크게 의식할 정도는 아닐 것 같다.

 

기존과는 다르게 서장과 종장과도 같은 브라운 신부의 비밀플랑보의 비밀이라는 내용을 통해서 브라운 신부가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고, 플랑보가 자신의 과거가 어떠했는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내용을 수록해서 좀 더 이야기가 하나의 주제 속에서 진행되는 것과 같은 혹은 각각의 이야기가 일종의 연결-연속이 되는 것 같은 효과를 주려고 하고 있다.

 

어째서 그런 방식을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할 것 없고,

별다를 것도 없다.

 

수록된 나머지 단편들은 기존의 다른 단편들에 비해서 큰 차이는 없는 내용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 마찬가지로 읽기는 했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것도 없고 인상적일 것도 없는 내용이었다. 다만, 간간히 브라운 신부나 그 외의 인물들을 통해서 인상적인 문장들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만족은 얻게 되는 것 같다.

 

어째서 브라운 신부의 내용들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지는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를 찾기 보다는 그저 내가 원하는 방식의 이야기 구성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인데, 이렇게 지루함을 느끼면서 계속 읽어나가는 소설도 그동안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아무래도 다시금 읽을 기회가 생긴다고 해도 만족스러운 독서가 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다.

 

왜 몇몇 사람들이 체스터튼의 글에 열광했는지에 대해서는 그저 모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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