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동 교수의 근대건축기행
김정동 지음 / 푸른역사 / 1999년 7월
평점 :
품절


건축과 공간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책들을 읽고 있는데, 어떤 주제나 고민 속에서 어떤 책들을 어떤 방식으로 읽어야 할지까지는 잡히는 것이 없어서 갈팡질팡 하면서 이런 저런 책들을 읽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간간히 도움이 되는 책들도 읽게 되고 있기도 하고, 전혀 관심을 갖지 않던 내용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등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를 느끼며 읽어가고 있다.

 

김정동 교수의 근대 건축 기행도 책 표지에 적힌 한국 근대 건축물에 담긴 건축과 역사의 문화사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어서 별다른 생각 없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저자가 어느 정도 명성이 있는지도 모르고 얼마나 건축과 관련된 학자로서의 앎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저자의 이 책만을 놓고 본다면 다양한 고민과 고려 속에서 건축에 대한 입장과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된다.

 

단지 건축을 건축으로서만이 아닌 사회라는 넓은 범위 안에서 그리고 역사라는 흐름 속에서 생각하려고 하는 저자의 입장에 쉽게 동조하게 된다.

 

저자는 우선 건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건축 중에서도 근대 건축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고, 한국에서의 근대 건축이 어떤 역사적-인식적인 한계(일제침략, 해방 후의 전쟁, 무분별한 재개발 등)로 인해서 많은 역사적 한계로 인한 왜곡이 있었고 그 흔적들이 인식적인 한계로 인해서 사라졌는지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사회에 있어서 그리고 도시에 있어서 올바른 건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논의를 한 이후 여러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갖고 얘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저자가 처음부터 밝혔듯이 어떤 특정한 주제 속에서 글을 써낸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발표한 글들을 하나의 책으로 엮은 것이라 조금은 일관성은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틀을 잡아서 글들을 정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일제강점기 시절에 만들어진 건축물들에 대한 설명들과 해방 직후 혹은 6.25 전쟁 직전과 직후에 세워진 대표적인 건물들을 통해서 각각의 건물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와 어떤 역사적 맥락 속에서 세워진 건물인지를 앞서 말했듯이 단순히 건물의 외관이나 형태적인 특징만이 아닌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의미에서도 검토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알려진 김중업의 몇몇 작품들과 아시아라는 범위에서 근대 건축을 이해하려는 시도에 대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저자는 각 건축물들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있고, 그 중요성과 함께 어떤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단순히 건물에 대한 지식만이 아닌 좀 더 종합적인 시각과 지식을 얻을 수 있었으며, 하나의 건물이 만들어진 다음에 오래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셔버리고 다시금 새로 만들면 된다는 입장이 아닌 어떻게 보존하고 관리를 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고 폭넓은 시각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지를,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공을 들여 설명해주고 있고 설득하고 있다.

 

이런 저자의 입장이 건물에 대한 가장 적절한 입장이고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동의를 하게 되는 것 같고, 그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여러 건물들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되기도 했기 때문에, 저자의 입장이 갖고 있는 좀 더 오랜 기간 함께할 수 있는 건축물로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참고 : 각각의 글들이 어디에 발표된 글들이었는지에 대한 출처까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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