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주주의 1 한길그레이트북스 24
A. 토크빌 지음, 박지동.임효선 옮김 / 한길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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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관해서 말할 때 항상 언급되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이 책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읽을 기회가 있긴 했어도 굳이 읽어보려고 하진 않았다. 어쩐지 관심이 가질 않았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국의 요동치고 불안정한 정세가 없었다면 계속 이런 식의 생각으로 지냈을 것이다. 읽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 손이 가지 않는.

 

... 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어쩐지 읽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펼쳤다. 근데, 생각과는 많이 다른 내용이라 읽기가 힘들었다. 억지로 읽어나갈 뿐이었고. 저자의 생각에 큰 감흥도 관심도 들지 않았다. 난감했다. 어쩌다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심드렁한 기분으로 읽었다. 저자의 생각이나 내용이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 기대하고 예상한 내용과 많이 달라 읽어내기가 어려웠을 뿐이었다.

 

제도와 법체계에 관해서 상세하게 풀어내고 있지만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능력 부족을 탓해야 할 것이다.

 

 

"내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나의 관심을 끈 신기한 일들 가운데 국민들 사이의 생활 형태의 전반적인 평등만큼 강렬하게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없다. …… 그것은 여론에 독특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법률에 특이한 경향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그것은 정부에게는 새로운 규율을, 그리고 국민에게는 독특한 습관을 주고 있다."

 

 

어떤 충격 속에서 써냈을 것이고 자세하게 살펴보는 글이면서 긍정과 부정, 장단을 따져보고 있는 시선이기도 하다. 동의할 부분도 있겠지만 반박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 시대가 많이 지나 고갤 갸우뚱하게 만드는 구석도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부분을 찾게 되기도 한다.

 

 

#미국의민주주의 #알렉시드토크빌 #토크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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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5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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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을 발표한 후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다음 시즌 2라는 간판을 내걸고 새로 시작한 첫걸음(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두 번째 걸음) 이다.

 

 

장편소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내가 죽인 소녀>, <안녕, 긴 잠이여>부터 단편집 <천사들의 탐정>까지, 단 네 권의 책으로 일본 하드보일드의 역사를 완전히 새로 쓴 하라 료가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시즌 2의 개막을 알리며 귀환했다.

시즌 2의 첫 작품이자 10년의 세월이 응축된 작품답게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는 전작의 장점을 오롯이 계승하면서도, 한층 단단해진 스토리라인과 하드보일드다운 건조한 감성을 뽐낸다. 특히 겹겹의 음모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낭만 마초' 사와자키의 매력이 한겨울 도쿄의 메마른 정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읽는 맛'을 더한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맞이한 한겨울의 신주쿠. 한 여인이 거짓으로 자수한 아버지를 도와달라며 와타나베 탐정사무소를 찾아온다. 사와자키는 와타나베를 대신하여 의뢰인과 신주쿠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도리어 급작스러운 총격 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진상을 파악할수록 야쿠자의 음모가 드러나고 사건은 점점 더 알 수 없는 곳을 향해 치닫는데…….”

 

 

후기에서 보여준 다짐이나 욕심에 비해서 결과물은 아쉽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가장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말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다른 건 그냥 그렇다고 말할 수 있지만 사흘 남작과 관련된 부분이 특히 거슬려서 그런 것 같다. 굳이 그걸 이런 식으로 내용에 끼워 넣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며 계속해서 번져나가듯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은 무척 흥미로웠으나 그 부분이 계속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 다른 것들은 불만이 없었다. 재미나게 읽게 만들고 있어서 너무 긴 공백이 아쉽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다음 작품을 기다리기 위해서는 두 번째 작품 어쩔 수 없는 내일(가제)이 탄생하는 데는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이후 14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으니 9년의 기다림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말 지독한 작가다. 게으름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으리라.

 

 

#어리석은자는죽어야한다 #하라료 #者死すべ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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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사 애장판 1~10 세트 - 전10권 (완결)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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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다고 해야 할까? 그게 아니면 묘하다고 해야 할까? 이걸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어쩐지 접한 다음에는 쉽게 잊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본다. 굳이 예를 든다면 전통차를 마시는 기분? 마신 적도 없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접하고 원작을 본 다음에 다시금 애장판으로 찾게 됐다. 때때로 떠올려졌지만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다시 보게 된다. 애니도 다시 찾고 싶긴 하다. 언젠간... 이라며 미련처럼 미뤄두고 있지만.

 

특유의 분위기가 무척 인상적이고, 잘 설명해낼 능력은 없지만 만화를 좋아한다면 이것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어진다.

 

 

아름다운 배경과 스토리, 인간과 벌레와의 조화를 위한 주인공의 모습 등 만화와 애니메이션 모두 치유계 중에서 손꼽히는 작품.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소재로 다루는 만화라 그런지 작품을 보는 내내 서늘하면서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을 동시에 가지게 하는 기묘한 작품

 

 

어떤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해야 할까? 가볍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근본적으로는 따뜻한 시선이 인상적이라고 해야 할까? 뛰어난 그리고 탁월한 균형 감각이라고 말하고 싶고. 기본적으로는 서로 다른 방식의 생명과 삶, 존재에 대한 받아들임과 공존에 관해서 고민하게 해주고 있다는 점도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요즘에는 온갖 곳에서 공존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 같은데, 이런 것도 찾아보면서 공존을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걸 말하는 사람들은 전혀 이런 식의 걸 말하는 게 아니겠지만.

 

사려 思慮 - 1. 여러 가지 일에 대하여 깊게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 2. 근심하고 염려하는 따위의 여러 가지 생각라는 말이 생각난다.

 

 

#충사 #蟲師 #Mushishi #우루시바라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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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의 지혜 에디션) 다산의 지혜 에디션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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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척 눈길을 끌었다. 내용이 제목만큼 사람을 끌어당기고 있는지는 대답하기가 머뭇거려지지만. 다산에 관한 책을 한때는 아무거나 무작정 읽었는데, 그랬던 기억이 있어서 어쩐지 반갑다는 기분이었다. 이런 책도 있었나? 라는 생각도 했고.

 

제목 그대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글을 엮었다. 그러니 어떤 체계적인 내용으로 꾸며져 있지 않은, 가족과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 그 당시의 심정이나 이런저런 생각을 전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편지라고 하더라도 그게 다산이기 때문인지 뭔가 다른 의미를 찾아보게 된다. 남다른 면모를 알아보려고 하게 되고. 기본적으로는 당부와 염려의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때때로 엄한 모습도 꾸짖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고. 유배를 떠나도 저러시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곱씹어 읽어야 할 글로 가득하겠지만 마음만 급해서 후다닥 읽어버렸다. 그런 식이라 많은 걸 느끼기 보다는 그냥 읽었다는 것에 만족하게 되는 것 같고.

 

괴로움으로 가득하던 시절에 어떤 식으로 그걸 참아내고 이겨냈는지를 살짝 살펴볼 수 있으면서, 유배 중에도 보여주는 학문에 대한 엄격함과 가족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하지만 다산도 세상에 다시없는 대학자이기 전에 누군가의 엄한 아버지였고, 속정 깊은 동생이었으며, 올바른 스승이었다. 인간 다산이 유배라는 천신만고의 괴로움 속에서 가족과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들은 너무도 진솔한 한 인간의 내면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그 어떤 책보다 큰 지혜, 깊은 감동을 선사해준다. 다산 정신의 정수를 담고 있는 이 책이야말로 그의 삶과 사상을 들여다보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인 것이다.”

 

 

답답한 기분만 가득할 때 괜히 눈에 들어와 잡았는데, 다산에 비교한다면 티끌도 아닌 고통이나 괴로움이겠지만 어쩐지 누군가에게 토로하거나 하소연을 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읽게 됐다. 어떤 타협도 없이 자신이 생각하는 선비답게 참다운 길을 가도록 준엄하게 꾸짖는 글들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이해력이 부족해 모든 글을 마음에 담을 순 없을 것 같다. 아마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읽더라도 그건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가끔은 다시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들진 않을까?

 

 

#유배지에서보낸편지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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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문학동네)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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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알게 된 과정은 무척 흔하고 단순하다. 듣자마자 지루할 정도로.

 

(데이빗 핀처가 감독한)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아주 재미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정도도 아니었다. 적당하게 관심이 가게 되어 언젠간 원작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대충 15년 정도가 지난 이제야 읽게 됐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은 졸음이 쏟아질 것이고 그냥 자거나 읽기를 멈춰도 괜찮을 것 같다. 앞으로 얘기할 것들도 그리 흥미롭진 않을 것이니.

 

영화에 비해서 원작은 (상대적으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아주 급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고. 다만, 요즘과 같이 속도감 있는 진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굼뜨다고 나무랄지도 모른다.

 

조금씩 감춰진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긴 하지만 이게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매력적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리스베트라는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나오고 있지만 빠져들 정도는 아니었고. 살인을 계승한다는 내용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쇄살인을 이어간다는 게 가능할까?

 

인종주의가 꽤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약간이나마 환상이 혹은 호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 나라도 꽤 복잡한 구석이, 어두운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한 법이라는 생각도 들고. 복지국가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인 사람들이 갖고 있을 어떤 낭만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에 묵직한 망치질을 하고 있다.

 

여성에 대한 혐오 혹은 삐뚤어진 욕망을 상세하게 파고들고 있고, 거기에 제대로 복수하고 있다. 꽤 과격한 방식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통쾌하다는 말을 꺼낼 것 같다. 그런 점에서는 발표 당시에도 인상적이겠지만 지금 시대에도 주목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여러 사정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진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만족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해주고 있다.

 

경제범죄에 대한 내용이 처음과 끝에서 무척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어쩌면 실종과 연쇄살인은 그걸 말하기-알리기 위한, 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홍보 전략처럼 느껴질 정도다. 어떤 의미에서 (제목부터) 이 소설은 경제범죄를 어떤 식으로 단죄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자는 의도에서 미스터리-살인 소설로 내세워지고 포장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이 소설의 끝자락처럼 제대로 된 폭로가 과연 가능할까? 라는 부정적인 생각도 함께 들게 된다. 아마도 소설과 같은 결말을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아서인지 통렬하다는 느낌 보다는 너무 이상적인 마무리처럼 느껴진다.

 

읽는 재미는 분명히 있어서 막힘없이 읽긴 했다. 그렇다고 이 시리즈를 더 찾을 것 같진 않다.

 

 

 

#밀레니엄 #여자를증오한남자들 #스티그라르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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