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1 -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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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48222599

페르세폴리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51797498

 

 

 

개인적으로 무척 오래 전 극장에서 접했던 영화 페르세폴리스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었다. 완성도나 여러 의미부여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서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은 작품이었다.

 

어떤 의미인지는 굳이 꺼내고 싶지는 않지만... 여하튼 그렇다.

 

그런 작품이기 때문에 이 작품의 원작이 이어서 번역-출판되었다는 것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여러 이유로 인해서 보기를 망설이거나 미루기만 했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읽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은 있었다.

 

그것도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접해야 하는 작품은 접하기 마련이고, 이제 조금은 무덤덤함 속에서 읽어나가기는 했지만 영화와는 많이 다른 이야기 진행과 구성 덕분에 새로운 기분으로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 1권을 읽게 되는 것 같다.

 

영화와는 아주 크게 다르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림 소설인 페르세폴리스는 좀 더 이란의 역사적 흐름과 거대한 변화들이 이뤄졌던 바로 그 시절을 직접 지켜보고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상세하게 다뤄내고 있어서 이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수없이 뒤엎어지는 이란의 슬픈 역사를 한 개인의 시각으로 무척 흥미롭게 풀어내며 접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 더해서 페르세폴리스는 혼란의 중심에서 지켜보는 인물이 어린 소녀-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무척 특색 있게 진행시키고 있는데, 알다시피 이란이라는 무척 가부장적이고 지독할 정도로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을 존중하며 소녀-여성으로 살아가기-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과 가족들의 보호와 여러 교육 및 보듬기가 필요한지를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담아내고 있다.

 

강압적이기 때문에 반대로 저항하고 어떻게든 자유로워지고 싶어지는 소녀-여성의 모습 속에서 우리가 과연 어떤 사회를 만들어내고 어떤 사람들이 되어야만 하는지를, 혹은 자신과 함께 타인도 존중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그런 존재가 되어야하고 그런 사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를... 어떻게 견뎌내고 싸워나가야 하는지를... ‘페르세폴리스는 설득력 있고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게다가, 자본주의에 대한 무척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가득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옹호로 가득한 시선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관심을 갖도록 완성시키고 있다.

 

아마도 언제까지나 페르세폴리스는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

그건 작품의 완성도도 완성도지만 그 완성이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이 덧붙여지면서 더더욱 강렬함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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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 지구를 뒤덮다 - 신자유주의 이후 세계 도시의 빈곤화
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김정아 옮김 / 돌베개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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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간과 건축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면서 이것저것 챙겨보기 시작했는데, 그 관심이 도시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고 도시의 이면인 슬럼-빈민지역에 대한 흥미로 뻗어나가 슬럼, 지구를 뒤덮다를 찾게 될 정도가 되었다.

 

마이크 데이비스의 슬럼, ...’은 최근의 슬럼화에 대한 긴급한 보고서이자 암울한 미래에 대한 절망적인 비탄과 탄식처럼 읽혀진다.

 

어떠한 탈출구도 찾아낼 수 없는...

희망도 없이 그저 죽을 수 없으니 견뎌내야만 하는...

그런 세상을, 온갖 지옥들이 펼쳐진 현장으로 우리들을 끌고 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슬럼, ...’은 사회를 차지하는 대부분이 아닌 일부집단에게만 유리한 정책이 이뤄질 때, 그런 정책이 모든 것을 잠식해갈 때 얼마만큼의 우울한 미래가 펼쳐질지에 대한 잔혹한 대답이면서, 바로 그 곤혹스럽고 난감하게 만드는 미래가 이미 펼쳐졌을 때 어떤 풍경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우선 저자는 급격하게 늘어가고 성장하는 도시화로의 진행에 대해서 검토하고, 여러 통계와 지표들을 통해서 도시인구가 농촌인구를 넘어서게 되는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했다는 설명을 더해주며 이런 새로운 시대에서 과연 슬럼-빈민지역이 어떤 공간이고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정리하려고 하고 있다.

 

대책 없이 늘어가고 있고, 어떤 식으로도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더욱 더 엉망으로 향하고 있는 슬럼화에 대한 현실을 지적함과 동시에 대량실업과 빈곤화, 빈곤지역의 확대에 대한 역사적인 검토와 함께, 슬럼화에 대한 해결을 모색한다는 국가-정부의 거짓된 약속과 희망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를 검토-폭로하고 있고, 국제적인 관심과 협조 또한 적절한 처방을 제시하지 못한 채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배집단들의 결탁-무능-무관심으로 인해서 약자들은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려지고 있을 뿐이고, 공권력이 자행하는 무수한 물리적-비물리적 폭력이 어떻게 슬럼을 계속해서 변두리로 몰아넣는지와 함께, 소수의 지배집단이 슬럼화에 대한 해결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들만의 이상세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모습을 찾아내고 있다.

 

위생문제

실업문제

교통문제

범죄지역화

불평등의 가속화

온갖 인권유린과 아동과 여성에게 더욱 노출된 여러 위협들

 

등등등 슬럼, ...’은 슬럼화로 인해서 발생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고, 꼼꼼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도시-슬럼화와 그로 인한 어두운 이면을 확인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괴로운 진실을 알려주고 있고, 그걸 알게 된 이들에게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과 좌절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고, 이런 문제점이 계속해서 불어나기만 하는 상황에서 절망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분출-폭발하게 될 것 같다는 불길한 예언으로 저자는 논의를 마치고 있다.

 

파국으로 향하고 있거나,

이미 파국에 당도하였거나...

저자가 보는 지금 시대의 모습은 어떤 식으로 바라본다고 해도 암담하기만 할 뿐이다.

 

장하준이 사다리 걷어차기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논의했던 그릇된 정책들이 혹은 그들(일부 소수)에게만 유리한 정책들이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을 괴로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게 되었는지를 슬럼, ...’은 공포로 가득하도록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일종의 괴기물과 같은 실태보고서와 같다고 해야 할까?

잘못됨이 어떤 현실을 만들어내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과연 무엇을 해야만 하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생각 이상으로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슬럼, ...’에서 논의하던 문제들을 접했음에도 쉽게 놀라움이 가셔지지 않는다.

 

끔찍하고,

끔찍하다.

참혹함, 오직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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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게임 -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콘유 3부작
박해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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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 http://blog.naver.com/ghost0221/60205072384

콘크리트 유토피아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79754911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무척 진귀한 작품이었다.

제목부터 시작해서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되는 책이었고, 한국의 아파트 개발정책과 관련되어 사회-문화적 그리고 정서적인 변화들을 예민하게 다뤄내고 있는 저작이었고, 그런 독특한 감수성과 함께 독특한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실험적인 방식으로 써내려간 내용물이었다.

 

그렇게 인상적인 기억을 남긴 저자가 새롭게 발표한 아파트 게임 -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의 논의를 좀 더 상세하게 분석해내면서 일반적인 학문적인 글쓰기와는 달리 문학적인 방식으로 써내려가고 있다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아파트 -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와 비교하며 읽어나간다면 좀 더 흥미로운 인상과 내용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아파트...’가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언급하면서도 학문적 글쓰기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한다면, ‘아파트 게임은 상세한 분석을 특정한 개인의 관점이나 공간적 관점 혹은 시대적 관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내서 여러 시대들의 특징들을 좀 더 과감한 방식으로 혹은 실험적인 방식으로 내용을 완성시켜놓고 있다.

 

그런 방식들에 대해서 불만스럽게 느껴지거나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대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방식으로 완성되고 있고, 몇몇 부분들은 개인의 관점을 설명을 하려고 하지만 결국 분석적인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차라리 특정한 개인의 관점보다 허구적 관점들(시대, 공간 등)을 통해서 설명해주는 방식이 더 좋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목에서 언급되는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는 설명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혹은 어떤 방식으로 중산층이 되었고 몰락하게 되었는가? 라는 설명이 좀 더 상세한 이해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 같은 아파트 게임...’은 한국 사회에서 살아갔던 수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아파트를 얻기 위해서 온갖 고생을 다했으며 그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산층이 되려고 하는 이유를...

그리고 중산층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저자는 무척 세심하게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가족에게 아파트-집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와 함께 각 세대별(1940, 1950, 1960, 1970년대와 그 이후)로 일어났던 중요 사건들과 경제적인 상황을 밑바탕으로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개발정책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1997년에 일어난 외환위기 이후,

갑작스럽게 몰아닥친 다양한 충격은 그동안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몰락하고 곤두박질치게 만들었고, 그 고통스러운 과정 속에서의 두 번의 민주정권이 몰락의 과정을 어떻게 제어하려고 했고, 조정하려고 했는지를... 그리고 실패하게 되었는지를 앞서 언급했듯이 분석적인 방식이 아닌 문학적인 방식으로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려 하고 있다.

 

간간히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되도록 저자는 쉽게 이해시켜주려 하고 있기 때문에 금방 읽어낼 수 있었으면서도 여러 논의들을 종합적으로 다뤄내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 큐브에 관한 논의를 통해서 다양한 이름으로 변형되어진 1인용 방이 어떻게 개인적 공간과 외부적 공간으로 분할과 교묘한 결합이 이뤄지는지를 다뤄내면서 앞으로의 젊은이들이 어떤 식으로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여러모로 아파트...’와 함께 현재 한국사회에서 아파트가 갖고 있는 의미를 상세하게 분석하려는 시도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한국사회를, 한국인들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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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이며 발칙한 게다가 즐거운 사전
장현정 지음, 홍석진 그림 / 경향미디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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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 이라는 밴드가 있었다는 기억은 얼핏 나게 된다.

밴드의 음악을 접했는지 못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밴드의 이름만큼은 분명 기억이 난다고 말할 수 있다.

 

아쉽게도... 밴드가 들려준 음악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음악을 세상은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 같다.

 

한때는 밴드 생활을 하고,

문화와 관련된 기자 생활도 했던...

게다가 세상을 어떻게든 곱지 않게 바라보게 되는 사회학을 공부하기도 한...

 

저자의 삶의 궤적 때문인지 노골적이며 발칙한, 게다가 즐거운 사전은 책을 읽기도 전에 이미 제목부터 시작해서 모든 점들이 어떤 내용을 담아내고 있을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게 싫다는 뜻은 아니다.

 

사전이기 보다는 일종의 온갖 생각들을 잘 구겨내서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 노골적...’은 세상이 요구하는 삶에서 조금은 벗어난 삶을 선택한 이가 들려주는 자기 자신만의 선택들과 생각들을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일상과 자신의 생활을 토대로 꺼내드는 저자의 생각들은 이미 익히 접했을지도 모르는 그런 생각들이고 선택들이기는 하지만 그걸 고고한 척하면서 외치지도 않고, 울분에 휩싸여 토해내지도 않기 때문에 조용하면서도 단호함을 느낄 수 있고 그런 선택을 혹은 생각과 결론을 내리게 되기까지의 과정 또한 짧은 글 속에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설득력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사회학과 출신다운 분석과 시각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도시에 대한 우울한 눈빛도 함께 더해져서 조금은 독특한 감수성도 느끼게 된다.

 

누군가에게 배워서 깨달은 생각이기 보다는 스스로 겪어내고 다치고 상처받으며 얻게 된 생각이라는 느낌이 크고, 그래서인지 좀 더 그 생각들을 함께 나눠보고 싶어지게 된다.

 

그런 생각들과 결론을 내리기까지 나름대로 치열한 고민들을 거듭했을 것이고, 그런 고민들을 전부 다 얘기해주진 않아 알게 모르게 느껴지고 있지만 그런 고민의 괴로움들을 아픔으로 가득하게 말하기 보다는 웃음기를 머금고 들려주고 있어서 덜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다.

 

꽤 괜찮은 사회평론가가 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아무래도 이런 글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인지 더 큰 관심은 없는 것 같다.

 

꾸준히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좀 더 자신의 솔직한 생각들을 많은 이들에게 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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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수렵채집생활 - ZERO에서 시작하는
사카구치 교헤 지음, 서승철 옮김 / 쿠폰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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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어쩐지 흥미를 끌게 되기는 하지만 무슨 의미인지는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 도시형 수렵채집생활은 지금껏 우리가 노숙자-노숙인들로 말하던 이들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무척 긍정적인 시각으로 그들을 평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한국과 일본의 노숙자-노숙인들의 생활 태도와 삶의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자는 그들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려고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저자의 관점은 도시형 수렵채집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우리들로서는 그저 노숙자-노숙인들에 불과하겠지만) 이들이 어떤 독립적인 생활과 도시-자본주의가 요구하는 삶에서 벗어난 삶을 꾸려나가는지를 알아보려고 하고 있다.

 

최소를 추구함으로써 최대를 얻게 되는... 그런 삶이라는 평가인데, 어떤 것에도 의지함 없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독자적인 삶에 대한 사례처럼 말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조금은 반박하고 싶은 생각도 들게 된다.

 

당장 서울역으로 향해서 수시로 접하게 되는 노숙자-노숙인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들이 그렇게 되어버린 사연이야 각자 다르겠지만 그것이 정녕 도시형 수렵채집생활을 하려고 하는 삶이라고는 말하기가 궁색해지기 때문에 도시형 수렵채집생활은 모든 노숙자-노숙인에 해당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단지, 조금은 다름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단지 도시형 수렵채집생활에 대해서만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라는 공간을 익숙한 듯 당연한 듯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 공간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식하자는 논의도 함께 있어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는 말을 하게 된다.

 

‘... 도시형 수렵채집생활은 우선 우리가 자주... 까지는 아닐지라도 우연찮게라도 만나게 되는 노숙자-노숙인들이 어떻게 어떤 생산도 경제적 능력-돈도 없이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는지를 유쾌한 분위기에서 알려주고 있다.

 

누군가가 버린 물건들

누군가가 전해주는 도움들

그리고 스스로 이것저것 찾아내는-수렵채집을 통해서 그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고, 만들어내며 삶을 꾸며나가는 모습들을 알려준다.

 

일종의 현대적인 원시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걸 반대로 도시-자본주의가 토해내는 수많은 잡동사니들이 얼마나 어마어마한지를 그리고 의미 없이 만들어내고 사용하며 쏟아버리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기도 한 것 같다.

 

노숙자-노숙인이 일종의 현대적인 원시인이라는 관점에서 ‘... 도시형 수렵채집생활의 논의는 이끌어지고 있지만 다시 생각한다면 그들은 사회가 토해내고 버려내는 것들을 통해서 삶을 꾸며나간다는 점에서 생산은 없고 오직 소비만 있는 존재로서 다뤄질 수 있다는 비판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모습은 반대로 긍정적인 모습이 아닌 도시-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가장 최악의 존재들로서 다뤄질 여지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저자의 관점을 통해서 바라본다면 그렇게 본다는 것은 무척 악의적인 이해이고 해석일 가능성이 높지만.

 

오직 스스로의 삶을 챙기는 것으로 만족해하고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도시형 수렵채집생활을 하는 이들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고 있는 ‘... 도시형 수렵채집생활은 그들의 삶을 통해서 더 크고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우리들의 삶에 일종의 반성을 찾게 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삶을 통해서 그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불필요하게 너무 많은 것을 추구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도 들기는 하지만 그들의 삶 또한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기에 어떤 태도로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지, 저자가 줄기차게 주장하는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독자적인 삶을 창조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태도일 것 같다.

 

마지막에서서 다시금 논의되는 도시-자본주의 건축이 갖고 있는 빽빽함과 불친절함, 그리고 다른 방식의 사고방식에 대한 유연한 입장은 귀를 기울여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도시의 답답함과 갑갑함 속에서 어떻게 빈틈을 찾아내고 전복을 추구할 수 있을지를 무척 생소한 방식으로 접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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