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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게임 -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 ㅣ 콘유 3부작
박해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3년 9월
평점 :
아파트 : http://blog.naver.com/ghost0221/60205072384
콘크리트 유토피아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79754911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무척 진귀한 작품이었다.
제목부터 시작해서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되는 책이었고, 한국의 아파트 개발정책과 관련되어 사회-문화적 그리고 정서적인 변화들을 예민하게 다뤄내고 있는 저작이었고, 그런 독특한 감수성과 함께 독특한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실험적인 방식으로 써내려간 내용물이었다.
그렇게 인상적인 기억을 남긴 저자가 새롭게 발표한 ‘아파트 게임 -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의 논의를 좀 더 상세하게 분석해내면서 일반적인 학문적인 글쓰기와는 달리 문학적인 방식으로 써내려가고 있다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아파트 -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와 비교하며 읽어나간다면 좀 더 흥미로운 인상과 내용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아파트...’가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언급하면서도 학문적 글쓰기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한다면, ‘아파트 게임’은 상세한 분석을 특정한 개인의 관점이나 공간적 관점 혹은 시대적 관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내서 여러 시대들의 특징들을 좀 더 과감한 방식으로 혹은 실험적인 방식으로 내용을 완성시켜놓고 있다.
그런 방식들에 대해서 불만스럽게 느껴지거나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대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방식으로 완성되고 있고, 몇몇 부분들은 개인의 관점을 설명을 하려고 하지만 결국 분석적인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차라리 특정한 개인의 관점보다 허구적 관점들(시대, 공간 등)을 통해서 설명해주는 방식이 더 좋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목에서 언급되는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는 설명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혹은 어떤 방식으로 중산층이 되었고 몰락하게 되었는가? 라는 설명이 좀 더 상세한 이해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 같은 ‘아파트 게임...’은 한국 사회에서 살아갔던 수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아파트를 얻기 위해서 온갖 고생을 다했으며 그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산층이 되려고 하는 이유를...
그리고 중산층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저자는 무척 세심하게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가족에게 아파트-집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와 함께 각 세대별(1940, 1950, 1960, 1970년대와 그 이후)로 일어났던 중요 사건들과 경제적인 상황을 밑바탕으로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개발정책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1997년에 일어난 외환위기 이후,
갑작스럽게 몰아닥친 다양한 충격은 그동안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몰락하고 곤두박질치게 만들었고, 그 고통스러운 과정 속에서의 두 번의 민주정권이 몰락의 과정을 어떻게 제어하려고 했고, 조정하려고 했는지를... 그리고 실패하게 되었는지를 앞서 언급했듯이 분석적인 방식이 아닌 문학적인 방식으로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려 하고 있다.
간간히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되도록 저자는 쉽게 이해시켜주려 하고 있기 때문에 금방 읽어낼 수 있었으면서도 여러 논의들을 종합적으로 다뤄내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 큐브에 관한 논의를 통해서 다양한 이름으로 변형되어진 1인용 방이 어떻게 개인적 공간과 외부적 공간으로 분할과 교묘한 결합이 이뤄지는지를 다뤄내면서 앞으로의 젊은이들이 어떤 식으로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여러모로 ‘아파트...’와 함께 현재 한국사회에서 아파트가 갖고 있는 의미를 상세하게 분석하려는 시도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한국사회를, 한국인들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