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으면 하는 석유의 진실
레오나르도 마우게리 지음, 최준화 옮김 / 가람기획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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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출퇴근을 하다보면 전기차가 자주 눈에 들어오고,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도 곧잘 보이고 있다. 그런 것들이 눈에 보이다보니 뜬금없이 석유와 에너지 산업에 관해 관심이 생기게 됐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주변 사람들의 기름 값이 너무 올라 부담스럽다는 말도 영향을 주기도 했고. 여러 계기를 통해 당신이 몰랐으면 하는 석유의 진실은 평소라면 지나쳤을 책이지만 (아마 원자력 에너지에 관한 책이 더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괜히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 펼쳐보게 됐다.

 

석유의 역사와 생산에 대해 설명해 석유에 관한 의문점을 푼다. 1973년의 석유파동, 1986년의 카운터 쇼크, 1998년부터 1999년까지의 석유 가격 폭락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늘어가는 석유 소비와 이슬람 지역의 불안으로 인해 석유 위기가 끊임없이 거론되지만, 석유 부족이나 석유 위기는 없다고 말한다.”

 

위와 같은 간략한 내용 안내가 책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전공서적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간단한 입문서나 안내서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은 이 책은 그런 식으로 꾸며져 있다는 점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할 것이다. (접근하기) 쉽게 석유(산업)의 역사를 알 수 있게 해주며 주요 사건과 사연을 알려주며 석유(산업)가 지금과 같은 독특한 위치에 놓이게 된 과정을 읽기 부담 없이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석유의 역사와 생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 설명을 통해 석유에 관한 여러 가지 의문점을 풀어주고자 했다. 1973년의 석유파동, 1986년의 카운터 쇼크, 1998년부터 1999년까지의 석유 가격 폭락, 그리고 멕시코 만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이후의 가격 폭등 등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점점 늘어가는 석유 소비와 이슬람 지역의 불안으로 인해 석유 위기가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지만, 저자는 석유 부족이나 석유 위기는 없다고 말한다.”

 

익숙하면서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없는 석유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그게 뭔지를 (수박 겉핥기라 말해도) 약간이나마 알게 될 수 있었고, 나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꽤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았고.

 

너무 진지하게 다가가지 않으면서 석유란 무엇이고 그게 뭔데 이처럼 커다란 폭발력을 갖고 있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게 해준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석유에 대해서 조금은 알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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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1918 - 역사상 최악의 의학적 홀로코스트, 스페인 독감의 목격자들
캐서린 아놀드 지음, 서경의 옮김 / 황금시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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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코로나 19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까생소하게만 들렸던 팬데믹이라는 말도 이제는 익숙해지고 과거 맹위를 떨친 대유행병에 대해서도 부쩍 관심이 많이 가게 된다평소였다면 혹은 몇 년 전이었다면 지나쳤을 팬데믹 1918’을 읽게 된 건 순전히 지금 이 순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일 것이고그것 말고는 다른 이유는 없을 것이다.

 

“1918년부터 1919년까지 맹위를 떨친 대유행병(팬데믹), '스페인 독감'에 관한 이야기다책은 스페인 독감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의 무자비한 횡보를 따라가면서그 질병에 직면했던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다가족과 이웃친구와 동료를 수없이 잃어야 했고절차를 갖춘 매장 등 죽은 이의 존엄을 지켜줄 여유조차 없던 참혹한 이야기가 또 다른 팬데믹 시대를 지나고 있는 21세기에 충격을 안긴다. 16쪽 화보로 구성한 스페인 독감 시기 사진들도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한다.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나갈 무렵무시무시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2년 사이 세 번의 감염 파도가 몰아친 끝에 전 세계에서 1억여 명의 사람들이 죽었다의료계에서 바이러스의 존재조차 몰랐던 그때스페인 독감은 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며 페스트의 뼈아픈 기억을 상기시키고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안겼다그 공포로부터 인류는 어떻게 빠져나왔으며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르포르타주 reportage - 보고기사 또는 기록문학어원은 보고(報告 report)이며 르포로 줄여 쓰기도 하는데어떤 사회현상이나 사건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가 아니라 보고자(reporter)가 자신의 식견(識見)을 배경으로 하여 심층취재하고대상의 사이드 뉴스나 에피소드를 포함시켜 종합적인 기사로 완성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일종의 르포라 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고갑작스럽게 발생-발병되어 죽음 직전까지 몰리거나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고통을 겪고접하고지켜봤던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증언록이라 할 수 있다그런 내용으로(되어 있어서 어찌 본다면 기억과 회고일 뿐이고 다른 내용은 부족하다 말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반대로 달리 보면 그 당시의 혼란과 좌절절망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도 하고어떤 식으로 평가해도 깊이의 부족함을 말할 순 있어도 스페인 독감의 무시무시함을 실감나게 전달하고 있다.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나갈 무렵무시무시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2년 사이 세 번의 감염 파도가 몰아친 끝에 전 세계에서 1억여 명의 사람들이 죽었다의료계에서 바이러스의 존재조차 몰랐던 그때스페인 독감은 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며 페스트의 뼈아픈 기억을 상기시키고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안겼다그 공포로부터 인류는 어떻게 빠져나왔으며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그러나 무엇보다 작가가 애정을 담아 전하는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것 같은 보통 사람들의 눈물과 분투다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지만 전쟁보다 병으로 죽어야 했던 평범한 병사들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어야 했던 사람들자신의 안위를 살피지 않고 오로지 인류애 하나만으로 구호에 나섰던 간호사들보이지 않는 적에 용감히 맞서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려 노력했던 의사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또한 치열하게 연구에 매달려 마침내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낸 학자들의 이야기 또한 큰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당시 치료법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던 상황을 생각한다면 지금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병의 근원을 알아보려고 했지만 막연한 결론만 내렸을 뿐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는 처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니 스페인 독감이 만들어낸 공포와 지금을 비교해보며 읽게 된다만연한 죽음과 공포 그리고 상실 등등 혼란으로 가득했던 시기를 적나라하게 들춰내고 있다.

 

역사가들로부터 흑사병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낸역사상 가장 큰 의학적 대학살’”이라는 이 치명적인 대유행병에 대해서 조금은 알 수 있게 된 것으로 만족스러운 내용이었다.

 

 

 

참고 : “‘스페인 독감이란 별칭을 붙인 것이 정확히 누구또는 어떤 매체였는지는 분명치 않다다만 당시 중립국이었던 스페인에서는 국왕 알폰소 8세를 비롯하여 대신들까지 감염되자 신문들이 적극적으로 이 질병과 관련한 소식을 다뤘다전시 언론 검열 탓에 공포나 절망감을 조장하는 소식을 실을 수 없었던 연합국 매체들은 스페인발 기사를 옮기기 시작했고어느 틈엔가 이 병을 스페인 독감으로 부르기 시작했다스페인 사람들로서는 매우 억울할 일이었다.

스페인 독감은 처음부터 스페인 여인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스쳐 지나갈 유행병으로 인식하던 때라 신문의 삽화가들이 플라멩코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는 검은 해골로 형상화해서 신문 1면에 올리곤 했다태평스러운 장난기를 넘어설 만큼 참혹한 죽음과 맞닥뜨리기 전의 일이었다.”

 

어째서 스페인 독감이라고 이름이 지어졌는지도 알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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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드디어 다윈 1
찰스 로버트 다윈 지음, 장대익 옮김, 최재천 감수, 다윈 포럼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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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8419735

참고 : https://namu.wiki/w/%EC%A2%85%EC%9D%98%20%EA%B8%B0%EC%9B%90

 

 

 

 

전공자도 아니면서 굳이 종의 기원을 읽는다는 건 무모한 도전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냥 읽어봤고 읽어봤을 뿐이라고 변명조로 말하게 될 뿐이고. ‘자본론’, ‘꿈의 해석’,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등과 함께 말 그대로 엄청난 파급력을 보였던 책이라 괜히 궁금한 마음에 훑어보게 됐다.

 

번역을 맡은 진화학자 장대익 교수는 <종의 기원>에 담긴 다윈의 참신함을 두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는 생명 변화의 주요 매커니즘으로 자연 선택을 내세웠다는 점이고, 둘째는 다양한 생명들을 일렬로 줄 세우지 않고 우월과 열등의 관점으로부터 해방시켰다는 점이다. 물론 오랜 세월이 흐르며 진화에 대한 견해가 수정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런 논쟁이 이어지며 이론이 나아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출발점이 이 책이라는 데에서 <종의 기원>을 펼쳐볼 이유는 여전하겠다.”

 

펼쳐볼 이유는 여전하겠지만 그게 잘 읽혀지냐에 대해서는 극히 부정적으로 말하게 될 것 같다. 책을 직접 읽진 않았어도 수업이나 여러 방식으로 진화론에 대해서 간단하게라도 접할 기회가 있었으니 그나마 읽을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조그마한 사전 지식도 없었다면) 무척 괴로워하며 읽었을 것 같다. 어쩌면 읽어내지 못했을지도 모르고.

 

아주 어렵다고 말할 순 없지만 어쨌든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는 말을 연신 하게 된다.

 

“19세기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지질학자이며 박물학자인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진화 생물학을 확립한 과학 역사상 최고의 고전 중 하나이다. 다윈은 이 책을 통해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라는 개념이 종의 다양성, 생물 개체의 복잡성, 종의 변화 및 분화라는 같은 생물계의 제반 현상을 궁극적으로 설명해 낼 수 있는 기본 개념임을 논증해 낸다.

다윈의 이 진화 사상은 당대 지식 사회에 강력한 충격을 주었다. 기독교 창조설의 기반을 흔들었고, 인간의 자연적 본질에 대한 사고를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 그 덕분에 다윈은 코페르니쿠스처럼 인류의 지위를 우주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쫓아낸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혁명의 예언자이자, 마르크스, 프로이트와 함께 현대를 만든 사상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체제 경쟁에서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신경 과학의 발달로 정신 의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예언자의 자리에서 물러나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와는 달리 다윈은 21세기 현재도 자연 과학은 물론, 인문 사회 과학 등 학문 세계 전반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어떻게 평가를 하든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 책이고 지금도 여전히 그 영향력 아래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읽으면 당장 후회할 것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읽어야만 했던 책이었다.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책인지 알고 있었으니까. 어려운 숙제를 풀어보려는 부족한 노력과 그걸 결국 포기한 격이지만 그럼에도 조금이나마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언젠간... 다음에... 라는 말도 꺼내지 못할 것 같다. 다시 읽으려는 생각을 과연 하게 될까? 과학은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참고 :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접근하기 보다는 그냥 짬짬이 읽어보겠다는 생각으로 긴 호흡으로 읽는다면 그나마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조언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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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짤리면 지구가 멸망할 줄 알았는데 - 회사에서 뒤통수 맞고 쓰러진 회사인간의 쉽지도 가볍지도 않았던 퇴사 적응기
민경주 지음 / 홍익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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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하게 느껴지는 장난기 듬뿍 담긴 제목 때문에 눈길이 가긴 했지만 어쩐지 재미 차원에서나 읽을 만한 그렇고 그런 책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직접 고른 것도 아니고 어쩌다 넘겨받게 되었으니 관심 가기 보다는 저게 어쩌다 나한테 있지? 라는 그 과정과 사연이 먼저 생각날 뿐이었고.

 

간단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펼쳤고, 역시나 술술 읽히기는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재미난 구석도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다. 때때로 정곡을 찌르는 많이 겪어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일종의) 통찰력도 있고. 퇴사 후의 애환을 솔직하게 담담하게 그리고 공감되도록 풀어내고 있고, 단순히 직장생활만이 아닌 저자 자신의 삶까지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기도 하는 내용이었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부분에서는 공감이 될 것이다. 특히, 퇴사를 해봤거나 말로 쉽게 꺼내기 어려웠던 여러 고초를 겪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자신의 경우를 비춰가며 읽게 될 것이고. 술자리에서 이런 저런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재미나게 얘기 나누는 느낌이랄까? 그러다가 감정이 복받치기도 하는.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어떤 논리나 이해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른 살, 저자는 하루아침에 회사로부터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다. 인수인계를 할 여유도, 퇴사 후 맞이할 기나긴 시간들에 대한 계획도 없이 회사 밖으로 떠밀렸다. 백수로 애매한 오전 시간대를 견뎠고, 퇴사 여행을 떠났고, 핫한 카페를 개업하기 위해 스콘 굽는 연습도 했고, 발품 뛰어 창업까지 했지만,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 퇴사 후 200여 일’. 저자는 쉽지도 가볍지도 않았던 회사 밖 일상을, 아무것도 이뤄낸 것 없이 방황만 한 것 같은 그 시간을 속속들이 끄집어내 이 책에 담았다.”

 

방황기라 할 수 있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발하는 과정이기도 한 내용이면서 이제 막 서른이 된 젊은이의 성숙의 이야기기도 하다. “회사에서 짤리고 거기다 특별한 재능도 없어 창업과 이직의 선택지 안에서 고민하고 실패하는 그의 이야기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웃프면서도 깊게 다가온다.”

 

이 책은 회사에서 하루빨리 도망치라고 아니면, 남아 있는 게 좋다는 어쭙잖은 조언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생활보다 나로 살아가기 위한 여정이 어쩌면 더 힘든 도전일 수 있음을 얘기한다. 회사인간에서 벗어나고픈 우리에게 인생의 선택지를 넓히는 과정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퇴사 후 분명히 마주하게 될 여러 실패 속에서 얻은 작은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또 다른 길을 열어주는 힘이 된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덮어놓고 용기를 갖게 하거나 위로를 해주기보다는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참 어려운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고, 항상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할 수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그 토로에 다들 쉽게 동의할 것이다.

 

이제는 마흔 줄도 넘은 나이고 저자가 겪은 온갖 고충을 알까 말까한 경험을 했을 뿐이라 뭐라 말할 순 없어도 저자와 비슷한 또래라면 누구나 자기 얘기랑 어쩜 비슷한지를 놀랍기도 하고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 는 생각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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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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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단단하다는 느낌이 드는 제목에

“1965년 미국에서 처음 발행됐을 때의 표지로 출간된 겉모습에 눈길이 머물게 되었고

전 세계 수많은 문학 애호가들의 인생 소설로 손꼽힌다는 말에 혹해서

 

읽다가 말다가 하면서, 때때로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읽길 그만두고 싶어질 때도 있었지만 생각보다는 금방 읽게 됐다.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내용이고 주인공 스토너의 인생사-인내심에 그리고 그가 놓쳐버리게 된 수많은 것들에, 그의 삶에, 말년과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많이 흔들려질 수밖에 없었다. 근데, 이걸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진 않다. 읽은 사람은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 괜히 마음 아프고 안쓰럽다는 생각만 들게 된다. 내 인생도 딱히 멋지지도 않고 성공한 것도 아니면서.

 

촌구석에서 성장했지만 어쩌다가 대학을 다니게 되고, 뜻하지 않던 영문학에 빠져들어 영문학 교수로 살아간 스토너에 대한 이야기 스토너는 어떤 화려함이나 격렬함 없이 담담하게 그의 삶을 뒤따르고 있을 뿐이라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고 딱히 재미난 구석을 느끼긴 어려울 것이다. 반대로 그래서인지 누군가의 삶을 인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삶이라는 것이 딱히 재미난 구석도 흥미로울 것도 인상적일 것도 없듯이

이 소설 또한 아주 재미난 것도 인상적이지도 않으면서 이상할 정도로 스며들고 빠지게 된다.

 

농부의 아들 윌리엄 스토너는 새로운 농사법을 배워오라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농과대학에 진학한다. 대학에 들어갈 때 으레 품게 되는 환상도 낭만도 없는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2학년이 되어 필수과목인 영문학 개론 수업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한 편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만다.“

 

이렇게 이야기는 시작하고, 스토너가 어떻게 대학 생활을 하고 교수가 되는지, 사랑을 나누고, 그 사랑의 쓰라린 실패를 받아들이는지, 철저하게 실패한 결혼과 가정이 파탄 나는 과정을, 그럴수록 더더욱 열정적으로 책에 학문에 열중하는 모습을, 그러다가 생각지도 않게 만나게 된 그리고 숨길 수밖에 없는 사랑과 가슴 아픈 이별 등등 이 소설은 스토너라는 주인공이 미련하지만 끝내 위엄을 잃지 않은삶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냥 어떻게 살아간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읽게 된다면 그의 삶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지고 조금이라도 참견을 해보고 싶어지게 된다. 재미난 구석은 없지만 계속해서 관심을 잃지 않게 만드는 저자의 글재주에 감탄하면서도 조금은 행복을 안겼다면... 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스토너를 슬프고 불행하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스토너를 평가하고 있다니 그런 방식으로 잠시 생각해보고 싶지만 그게 쉽게 되진 않는 것 같다. 그의 모습을 보며 내 삶을 비춰보기만 하게 된다.

 

스토너의 삶도 인상적이지만 이 책에서 계속해서 언급되는 글에 대한 그리고 책과 학문에 대한 깊은 사랑에 대해서도 조금은 공감하기도 하고 스토너가 보여준 열정과는 달리 모든 것이 사그라든 내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스토너의 삶을 성공실패의 이분법으로 나누어 말하라면 실패에 가까울 것이다. 대학에서 정교수가 되지도 못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일에도 실패한다. 그러나 스토너의 삶은 단순히 성공이나 실패로 요약되지 않는다. 스토너는 자신의 삶에 주어진 1인분의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듯 고독을 씹어 삼키며 의연하게 대처한다. 이 소설은 고만고만하게 실패하고 평범하게 절망하는 우리의 인생을 과장하지 않고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실제 삶의 모습과 가장 유사한 질감을 재현해 낸다. 하나의 극()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 삶과 거의 일치하는 체온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책을 덮고 나서야 뒤늦게 적셔오는 감동이 있다.”

 

여운은 분명하게 있는 소설이다. 훌륭한 소설이고. 하지만 왠지 누군가에게 권하게 만들진 않는다. “고만고만하게 실패하고 평범하게 절망하는 우리의 인생을너무 잘 반영하고 있어서일까? 어떤 평가를 하든 이 소설이 인생의 쓴맛 단맛을 잠시 느끼게 해준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참고 : ”50년 만에 이 소설이주목되는 이유는 바로 그런 점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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