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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5
열린책들 편집부 엮음 / 열린책들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매년 (꾸준하게) 이 편집 매뉴얼을 만들고 (다듬어내고) 있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걸 다시 (혹은 새롭게) 읽을 줄은 몰랐다. 뭐든 성급하게 단정하고 예측하는 건 알맞지 않다는 뜻 아닐까?
저번에 읽은 게 2018이었으니 대충 7년 내외의 세월이 흐른 것 같다. 2018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솔직히 기억나지도 않고, 어디에 모셔-꽂아두고 있는지 (혹은 버렸는지) 알 수 없어 비교하며 읽을 순 없었다. 그렇게까지 열심히 읽는 사람도 아니지만.
머리말부터 눈길을 끈다. 2025년판 머리말과 책장을 조금 넘기면 뒤따르는 2008년판 머리말을 읽으니 얼마나 긴 세월을 이어왔는지 실감하게 된다. 그때는 그 당시의 필요와 쓰임에 맞는 내용이었을 것이고, 2025는 지금 실상에 맞는 편집 매뉴얼-지침서로 꾸며졌을 것이다. 아마 2026은 2025과 조금은 달라질 것이고. 아니, 달라져야 할 것이다.
널리 읽힐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상을 받거나 돈벌이가 되지도 못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수고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거나 당연히 해야 할 작업-업무처럼 또는 매년 해야 하는 큰 숙제처럼 느껴졌을 뿐일지도 모르고.
이 매뉴얼을 만드는 것은 매년 다듬고 보강하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귀찮기만 하고 하긴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었을까? 그게 아니면 어떤 의욕을 갖거나 이번에는 이런 부분을 가다듬겠다는 목표나 목적으로 임했을까? 이번에 참여한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이었을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책과 관련된 직장도 직업도 아니면서 이 매뉴얼을 (2018과 2025를, 달리 말한다면 두 번이나) 읽게 된 이유는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관심이 점점 커져서 관련된 책들을 읽어보다가 눈에 들어와 읽게 됐다. 나중에 다시 읽어도 그 이유가 가장 클 것이고. 물론, 저렴한 가격도 크게 의식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게 해주고 있고.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아차! 싶은 마음은 달라지질 않는 것 같다. 항상 어렵게만 느껴지고, 알 것 같으면서도 헷갈려지는, 도대체 뭘 알고 있는지 자괴감만 들게 되는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알면 알수록 더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걸 읽어봐도 (읽을 때마다) 그 마음은 여전하다.
그래도 출판사에서 어떤 기준으로 접근하는지 알려주고 있어서 나름대로 흥미를 느꼈으나 뒤로 갈수록 표기법이나 규정, 외래어 관련 등은 도통 읽어낼 수 없었다. 대충 넘어가거나 건성으로 살펴봤을 뿐이었고. 어렵네... 라는 말만 나왔다.
그래도 책을 좋아한다면 몇몇 어려움을 각오하고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그냥 글을 좋아하는 것만이 아닌, 책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면 책에 관한 무척 다양한 내용을, 혹은 잡다하고 전문적이며 출판 관련 직군이 아니라면 알고 있을 필요도 없는 것까지 아주 상세하고 부족함 없이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있다.
2018에 비해서 얼마나 많은 보강과 보완 그리고 개선이 이뤄졌는지는 꼼꼼히 따져보진 않았다. 꽤 많은 내용이 더해지진 않았을까? 어쩌면 나란 사람이 책에 관해서 좀 더 관심이 높아져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을지도 모르고. 편집자가 알아야 할 기초적인 내용들과 책을 만들 때 어떤 걸 고려하고 알고 있어야 하는지 아주 촘촘하게 챙겨두고 있다. 이해하며 읽어낼 자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런 게 있다는 걸, 생소한 분야를 알게 되는 어떤 놀라움과 낯섦을 느낄 순 있었다. 관련 법령과 시행령이나 계약서 양식도 있으니 이만하면 책이라는 걸 만들려면 어떤 게 필요한지 대충이라도 알 수 있도록 폭넓고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다.
만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당장 나중으로 미루는 나와 같은 사람은 충분히 혹은 넉넉히 시간을 주어도 이걸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단순히 편집만이 아닌 책이라는 것에 대해서 아주 실무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보더라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재미나게 읽을 순 없지만 꽤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책이다. 이걸 또 읽게 되니 나란 사람은 아무래도 출판 쪽과 관련한 재능이나 능력은 안 되는 것 같다. 혹은 반대로 저런 건 알아야만 출판사에서 지낼 수 있다는 뜻일 수도 있고.
참고 : 어떤 의미에서 굳이 알려줄 필요도 없는 것도, 혹은 이런 것까지 알려줘도 괜찮을까? 싶은 것도 있는 것 같다. 이 매뉴얼을 계획할 때 그런 점들에 관해서 내부적인 논란이 있진 않았을까? 굳이 이런 걸 다룰 필요가 있느냐? 하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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