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 1
고토게 코요하루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멸의 칼날을 알게 된 건 극장판 애니메이션 무한열차 편때문이었다. 워낙 화제를 모아서 모를 수 없었다. 왜 그렇게 난리일까? 라는 궁금증이 들어 극장판에 앞서서 방영된 TV 시리즈 1기를 찾아보게 됐다. 이게 그렇게 인기를 끌 정도인가? 라는 생각도 했지만 나쁘지 않았고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다. 여러 조건이 잘 맞아떨어져서 이 애니가 그리고 만화가 인기를 얻었다는 생각이고.

 

애니를 접하니 당연히 원작도 관심이 갔는데, 다들 (‘진격의 거인시리즈도 그랬지만) 되도록 나중에 접하기를 권했다. 애니에 비해서 그림이 후지다고 해야 할까? 연출에 있어서 아쉽다고 해야 할까? 원작을 본 사람들은 다들 수긍하겠지만 애니에 비해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림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액션의 연출에서는 분명 애니보다 덜하긴 하다. 나머지는 나쁘지 않았다. ‘진격의 거인과 비교하니 그렇게 되더라.

 

워낙 알려진 만화니 (좋고 싫음과 긍정과 부정이 이미 많이 논의되어서) 별다른 말을 꺼낼 게 없다. ‘진격의 거인도 그랬지만 애니가 완결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원작도 봤다는 걸로 충분히 만족한다. 어떤 식으로 극장판이 완결될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런 걸 생각하면 에반게리온시리즈는 얼마나 실망스럽게 끝냈는지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기본적으로는 약한 적강한 적, 악랄하고 사악한 최종 보스, 수련을 통해 성장하며 기술을 갈고닦은 뒤 이를 발휘해 적을 이긴다는 일본 소년 만화의 왕도적인 전개를 따라간다. 또한 '주인공이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강해진다'는 전형적인 줄기를 따르고 있으며, 대립 구도나 작품의 주제, 선악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권선징악적이며 이분법적이다. 등장인물들의 관념도 도덕을 우선시하는 경향인 무척 선명한 구성과 구도라 복잡한 방식으로 볼 필요가 없어서 많은 이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것 같다. 다소 잔혹한 점은 동일하지만 진격의 거인시리즈가 갈수록 복잡해졌던 걸 생각하면 정반대에 위치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둘을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급전개와 요약된 연출이 자주 등장하며, 다른 만화와 비교해도 굉장히 속도가 빠르다. 질질 끌기가 없지만, 때로는 이런 건 좀 더 다뤘다면 어땠을까? 라는 내용도 있고, 여러 뒷얘기 등 어쩐지 궁금증이 안 풀린 부분도 있어서 속도로 인해서 그리고 걷어낸 이야기가 약간은 아쉽게 느껴진다. 자주 꺼내지는 과거 회상이 너무 반복적이라는 생각도 들고.

 

만화에 관한 생각은 저런 정도다. 그것 말고는 살짝 돈 얘기를 꺼낸다면, 상업적 그리고 사회문화적으로 2000년대에 귀멸의 칼날을 넘어서는 게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만화와 애니를 말할 때 돈 얘기를 뺄 수 있을까? 그럴 순 없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른 걸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극장판이 보여준 막강한 상업적 성취를 생각하면, 단순히 돈만 생각하면 비교 대상은 없지 않을까? 완성도나 작품성과 같은 걸 떼어놓고 순전히 돈만 생각하면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부실하고 허술한 부분을 혹은 단점과 비판해야 할 뭔가를 말하려는 건 아니다. 막대한 성공 때문에 원작과 애니에 대해서 뭔가 말하고 싶어질 때 엄청난 성공이 생각나 조금은 머뭇거려진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제 원작은 끝냈으니 최종 극장판을 즐기기만 하면 될 것 같다.

 

 

 

#귀멸의칼날 #鬼滅#DemonSlayer #KimetsunoYaiba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식의 고고학 현대사상의 모험 3
미셸 푸코 지음, 이정우 옮김 / 민음사 / 200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쉽게 읽어내리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어렵게 읽을 줄도 몰랐다. 꽤 힘들었다. 이런 것에 흥미를 느끼며 재미나게 읽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아날학파의 역사학과 바슐라르, 깡길렘의 인식론을 조화시킨 푸코 철학의 핵심적인 저서. 이 책에서 푸코는 담론의 형성과 변환을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 장치-실증성, 역사적 아프리오리, 문서고 등-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1장에서는 푸코에게 역사서술의 측면에서 하나의 모델을 제공해 준 아날학파와 루이 알튀세르, 니체와 구조주의 등을 두루 언급하여 고고학은 이러한 '인식론적 장' 속에서 그와의 투쟁을 통해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2장에서는 '고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답하고 3장에서는 고고학의 기본개념들을 정의한다. 또한 4장에서는 고고학적 사유의 성격을 고고학이 거부하고 있는 사유형태와 비교함으로써 뚜렷이 하고 있으며 마지막 5장에서는 주체의 개념을 옹호하는 사람들과의 논쟁 및 구조주의와 고고학의 차이점을 다룬다.”

 

 

내용도 어렵지만 한자가 잔뜩 끼어 있어서 더더욱 읽는 게 괴로웠다. 한자 공부를 하지 않은 나란 사람의 능력-공부 부족이 한탄스럽지만, 부족함을 알고 있어도 읽기를 시도하려는 (나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서 조금은 배려를 해줬다면 어땠을까? 라는 원망이 더 크다.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다.

 

푸코에 대해 알아야 할 것 충분히 아는 사람들은 흥미를 느낄지 모르겠지만 부스러기 정도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 직접적으로 혹은 명쾌하게 말하기보다는 돌려서 말하고 장황하게 혹은 에둘러서 설명하는 것 같아서 괜히 읽는 기분이 나빠지기만 했다. 괜한 열등감이겠지.

 

언젠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굳이 다시 도전하고 싶진 않다. 대충 20년 정도 책장에 모셔져 있었으니 미안한 마음에 읽어봤다. 다른 사람 손에 있었다면 더 자주 펼쳐졌을지도 모른다.

 

책아~ 미안하다.

 

 

#지식의고고학 #미셸푸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존재와 시간 - 독점 계약 제2판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이기상 옮김 / 까치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냥 읽어보고 싶었다. 어차피 이해하면서 읽거나 흥미를 느끼면서 책장을 넘기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그냥 읽기만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역시나 어려웠다. 무슨 말인지 도통 갈피를 잡을 수 없었고. 뭔가 알 것 같다가도 결국에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읽어보기만 했다. 그것으로 만족하려고 하고.

 

무척 재미없고 줄거리도 기억나지 않는 지루한 소설을 억지로 읽어낸 것처럼 어쨌든 읽어봤다. 전공자들은 어떤 식으로 읽었을까? 감탄과 놀라움 혹은 지적인 희열을 느끼면서 읽었을까?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살짝 부럽다. 나란 사람이 갖고 있는 인문학적 한계-수준이 그리 높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고. 지금도 늦은 건 아니겠지만 좀 더 젊은 시절에 더 열심히 노력했다면 달라졌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지도 모르고.

 

꽤 긴 시간이 걸렸지만 어떤 걸 느꼈거나 남았는지 소감 같은 걸 묻는다면 말할 게 전혀 없다. 그런 점에서는 무척 말끔하다. 읽은 걸로 만족한다. 다시 펼칠 것 같지도 않고.

 

오랜만에 제대로 좌절한다.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에는 어떻게든 읽어내려고 혹은 이해하려고 애처롭게 애썼다면 지금은 쉽게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기분으로 물러냈다는 점일 것이다. 이게 오히려 더 나빠졌을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가벼워짐이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난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그냥 적당하게 그리고 대충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다. 그걸 잘 느끼게 되어서인지 오히려 편한 기분이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많은 걸 느끼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 그게 내가 아닐 뿐이다.

 

#존재와시간 #마르틴하이데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Joe 2025-08-25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찬국 교수님의 존재와 시간 강독을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그야말로 제대로된 주해서라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리더군요.

배군 2025-08-25 21:16   좋아요 0 | URL
조언감사합니다.
 
진격의 거인 1
이사야마 하지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니메이션으로 접한 다음에 원작을 보게 됐다. 일반적으로는 원작을 본 다음 애니를 보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하게 됐다. 애니가 워낙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그림이 (애니에 비해서) 살짝 아쉽다는 말이 있어서, 그것도 그렇지만 애니가 워낙 원작을 잘 영상으로 옮겨냈다는 말을 들어서(흔히 말하는 원작초월이라는 평이 많아서) 반대 순서로 접하게 됐다.

 

이미 어떤 내용인지 알면서 봤기 때문에 보기가 크게 힘들지 않았다. 그림에 있어서는 애니에 비해서는 부족함이 있었지만 나쁘다고 생각될 정도는 아니었다. 작가 특유의 그림체라는 생각으로 본다면 실망할 정도는 아니었다.

 

내용 또한 애니와 아주 다를 것 없어서 복기하는 기분으로 보게 됐다. 몇몇 부분은 더 잘 전달하고 있기도 하고. 물론, 어떤 부분은 애니가 더 낫다는 말도 하게 된다. 전반적으로는 애니가 더 좋았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원작을 콘티처럼 생각하면서 보았기 때문인지 어떤 차이를 찾기 보다는 하나로 겹쳐서 이해하려고 했다.

 

오역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하고, 잔혹하거나 잔인한 부분이 수정된 부분도 있어서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과 같은 인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 재번역이 있을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보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작화는 21세기 연재 만화들 가운데에서 매우 드문 거친 화풍과, 만화적인 과장된 표현을 줄인 현실주의적이자 사실주의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연재 초기의 부족한 작화, 몇몇 잘못된 인체 비례 묘사는 이사야마 하지메 본인과 대부분의 독자로 하여금, "전체적인 작화의 질로만 보면 애니메이션이 원작보다 훨씬 뛰어나다."가 평가를 하는 요소일 정도로 눈에 가장 많이 띄는 단점으로 작용했었다.

 

 

여러 가지로 애니로 접하는 게 더 낫다는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원작만의 장점도 강점도 있으니(독특한 거친 화풍은 오히려 진격의 거인 세계관에 걸맞은 그림체라는 의견도 있고) 이 시리즈에 관심이 커졌다면 원작도 접하길 권하게 된다.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천천히 음미하고 즐기는 기분도 들고.

 

 

서사적인 부분으로는 극 초반까지만 해도 거인이라는 미지의 존재의 위협, '거인''인간'의 싸움으로 그려지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그려내는 데에 비중이 컸지만, 전개가 흐를수록 그 판도가 급변한다. '전쟁'과 그리고 '자유'라는 형이상학적인 담론을 주인공 엘런 예거를 비롯한 주·조연 캐릭터들의 서사에 집중하는데, 사건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토리와 세계관의 구조가 매우 철학으로 조명된다. 또한 작중 한번 투척된 떡밥과 미해결 복선을 회수하는 것도 빠지지 않고 착수하는 편. 때문에 개연성과 핍진성의 세간의 비판에서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고 무엇보다 스토리·서사적인 완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복선을 집어넣으면서 연쇄 반전이 자주 일어나는 구조가 그 특징인데, 그 덕분에 독자들 사이에선 수많은 추측과 추리가 나오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이다. 엘런 예거를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들을 통해 본작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이성과 본능, 충동을 통한 사랑과 파괴, 자유에 관해서 생각의 여지를 주는 듯한 이야기도 돋보인다. , 단순히 재밌기만 한 오락적인 만화가 아닌 깊은 철학과 교훈도 담겨있는 만화이다.

 

 

 

#진격의거인 #進撃巨人 #AttackonTitan #이사야마하지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폭력과 성스러움 현대사상의 모험 2
르네 지라르 지음, 김진식 외 옮김 / 민음사 / 200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구한지는 꽤 되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읽어 내기 어려울 것 같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번역에 대한 악평을 미리 접해서인지 더더욱 다른 책들에 먼저 손이 갔다.

 

이런 식으로는 안 될 것 같아 계속해서 미루다가 생각을 바꿔 대충이라도 읽어 본다. 언제부터 번역 상태에 그리 예민했었나? 말끔한 번역이라도 제대로 이해 못하는 건 마찬가지 아닐까? 라는 마음으로 슬슬 읽어냈다.

 

당연히 꽤 어렵게 읽히지만 아주 괴로울 정도는 아니었다. 폭력과 희생제의 등 저자가 다루려는 게 분명하고 자세히-반복적으로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대충이라도 무슨 말인지는 알 것 같다.

 

 

이 책은 신화나 종교 제의, 더 나아가 모든 희생양 메커니즘에 대한 해석이 지금까지 항상 지배자의 시각이었다고 말한다. 희생시키는 집단 전체나 그 제의로 인해 커다란 이익을 보는 집단의 논리로 보면, 희생제의는 집단을 위해서 해로운 부분을 도려내는, 문자 그대로 '유익한' 제의겠지만 희생당하는 희생물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분명히 또 다른 '폭력'일 뿐이다. 지라르는 이 책에서 희생제의의 폭력성을 발견하고 다수 집단의 논리뿐 아니라 소수인 희생물의 입장도 포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주 잘 이해하며 읽어냈다고 말할 순 없지만 희생양에 관해서 이런 저런 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저자의 입장에 관심이 가게 된다. 조금은 낮은 눈높이에서 이런 걸 다룬 책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폭력과성스러움 #르네지라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