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돈키호테 청목 스테디북스 1
세르반테스 지음, 민동선 옮김 / 청목(청목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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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에 대해서 모른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없을 것이다.

누구나 쉽게 돈키호테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말할 것이고,

누구나 돈키호테가 어떤 사람인지를 그리고 어떤 뜻으로서 우리가 누군가에게 돈키호테 같다라는 말을 쓰는지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혹은 거의 전부가 돈키호테를 알고 있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돈키호테를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이미 대충은 알고 있는데 시간을 내서 읽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그렇게 읽지도 않았으면서 알고 있다는 생각으로 이미 읽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살지는 말자는 생각에 조금씩 고전들을 찾아 읽고 있기는 한데, 이런 식의 의무감을 갖고 읽게 되는 경우는 항상 제대로 읽혀지지 않거나 건성으로 읽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번 돈키호테를 읽는 과정도 (아쉽게도) 마찬가지였다.

 

다시 말해서,

읽긴 했는데, 도무지 뭘 읽었는지 기억조차 나지를 않는다.

 

기억에 남는 내용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풍차를 어떻게 오해해서 달려드는지와 같은 일부 내용들만이 기억에 남아 있을 뿐, 작품 전체에 대해서 그리고 어떤 구성을 갖고 있고 어떤 의미로서 이해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판단이 되지를 않는다.

 

그저 부분적으로만

그리고 일부분으로서만

작품이 이해되고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저 아쉬울 뿐이다.

 

그저 대강이나마 기억에 남는 것은

어째서 돈키호테가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그가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기사가 갖춰야 할 행동방식을 얼마나 엉뚱하고 황당하게 실천하게 되는지를 그리고 그 행동이 점차 변화되는 세상(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에서 이해되지 못하고 세상과 어긋남을 보이는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단순히 소동극으로서

기사 이야기에 대한 뒤틀림을

일종의 패러디-풍자로서

이해될 수 있기도 하겠지만 점차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점차 이야기가 확장되고 풍부하게 되어가지만 그것을 전부 받아들이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내 부족함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뻔하고 뻔한 다짐을 다시금 하게 될 뿐이었다.

 

그나마 대충이라도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얼마나 엉뚱하고 기발한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으로 약간이나마 위안을 갖게 된다.

 

 

 

 

참고 : 어쩌면 번역의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불성실하게 읽었던 것 같다. 변명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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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 20세기 미국 범죄소설사
레너드 카수토 지음, 김재성 옮김 / 뮤진트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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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와 감상성-감수성이라는 얼핏 듣게 된다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둘을 그 둘이 어떻게 하나인지를-하나였는지를 분석하고 있고 검토하고 있는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는 처음에는 하드보일드만의 감상성과 감수성에 대해서 논의를 하는 것 같다는 섣부른 예측을 했었지만 저자의 논의를 접하면서 하드보일드라는 건조함이 어째서 그 이전의 감상주의에서 시작되었는지를 그리고 어떻게 변형되고 다른 조합을 만들어냈는지를 알게 되어가면서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동의하게 되고 옹호하게 된다.

 

다만, 아쉽게도 미국의 범죄소설에 대해서만 논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외의 국가에서의 범죄소설들과 그 특징에 대한 언급은 거의 혹은 전혀 없기 때문에 범죄소설 장르 자체에 대해서의 논의와 결론으로서 판단하기에는 애매한 점이 있는 것 같고, 저자의 논의와 분석 그리고 이론화가 얼마만큼의 설득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가 언급하고 있는 범죄소설들의 대부분을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 작품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만 이해된다고 말을 해야만 올바를 것 같기도 하다.

 

달리 생각한다면 저자가 그동안 읽었던 수많은 범죄소설들 중 뛰어남과 탁월함을 보였던 소설들에 대한 소개처럼 읽혀지기도 하는, 그밖에도 어떤 식으로 읽어도 재미남과 흥미로움으로 가득한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는 하나의 장르에 대한 역사이자 그 장르가 어떤 토대 속에서 시작되었고 발전했는지를 다루는, 범죄 소설이 범죄를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듯이 범죄 소설들의 역사를 범죄를 파헤치듯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익숙하지 않은 논의로 인해서 그리고 쉽게 납득되지 않는 주장과 결론으로 인해서인지 서론을 통해서 자신이 무슨 주장을 그리고 논의를 할 것인지를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고, 어떤 근거로 자신이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에서의 논의는 서론에서 이미 거의 전부 다뤄지고 있고, 이후의 논의들은 그 논의들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와 상세한 분석으로 이해될 수 있기도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이해하고 읽고 치우기에는 다뤄지는 내용들의 다양함과 풍부함으로 인해서 좀 더 읽기를 멈추지 말고 즐겼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도록 만든다.

 

그만큼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는 읽는 재미와 그 내용이 훌륭한 조합을 보이고 있다.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는 저자가 직접 말하고 있듯이 터프가이 탐정연쇄살인범의 원형을 추적하고 있고, 그 뿌리에는 (미국의) 중산층이 갖고 있는 가족 이데올로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런 결론과 함께 19세기와는 다른 세계인 20세기 21세기의 사회를 살아가는 미국인들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 상태와 변화를 범죄소설을 통해서 엿볼 수 있다는 뜻으로서 이해할 수 있기도 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강인함과 건조함, 냉소와 냉정함과 같은 단어가 연상되는 하드보일드와

풍부한 감정으로 이해되는 감상주의 소설들이 어떻게 밀접한 관계를 맺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은 두 극단적인 차이가 정 반대의 유사성으로서 겹쳐지고 있음을 확인시키고 있으며, 저자는 이런 겹쳐짐을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국부론을 비교하며 자신의 논의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런 저자의 분석을 범죄소설과 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분석으로 확장하고 싶어지는 욕심을 갖게 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그런 논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보이고, 그저 범죄소설들에 대해서만 자신의 분석을 한정시키고 있어서 약간은 아쉬움을 갖게 되었다.

 

저자는 우선 하드보일드 스타일에 대해서 논의를 시작하고 있고, 사회적인 맥락과 풍경을 검토하며 어떤 사회적 구성 속에서 그런 스타일이 그리고 유형이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그 기원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있다. 일종의 사회적인 변화의 반영으로서 범죄소설을 이해하고 있고 그런 이해는 충분히 동의하게 된다.

 

사회에 대한 분석과 그 반영으로서 소설에 대한 분석 그리고 스타일-유형이 정립되는 과정을 복잡하고 복합적인 내용을 무척 상세하고 그리고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논의는 진행되고 있고, 우연한 기원과 헤밍웨이를 통한 완성은 하드보일드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완성되었으며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하드보일드-범죄소설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통해서 자신이 논의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검토하고 설명하고 있으며, 변화되는 사회 구조에 각각의 작품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상세하게 다루려고 하고 있다.

 

저자는 하드보일드 작품들이 어떤 기원과 발전 그리고 방향성을 갖게 되었는지를 논의하면서 지속적으로 그 변화들과 모습들이 19세기 감상주의 소설들과 유사성을 갖고 있는지를 혹은 반대의 모습을 담으려고 하고 다루려고 하고 있는지를 반복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사회적인 변화와 그 변화를 반영하는 하드보일드의 변화에 대해서 검토하면서 이야기 구성이나 등장인물들의 성격에서의 변화들을 논의하고 있고, 이례적이고 독특한 요소들인 여성성과 여성들, 최근 좀 더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자경에 대해서, 흑인 작가와 작품들을 검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결론으로 논의가 이어지면서 저자는 최근 범죄소설의 큰 특징인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작품들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고,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사회적인 변화와 맞물려서 어떤 이유로 인해서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그 특징들이 무엇인지를 논의하고 있다.

 

연쇄살인범에 대한 검토를 하면서 그동안 다뤄졌던 논의들을 다시금 정리하고 있고, 소설의 연출-구성에 대한 정교하고 빼어난 분석과 함께 미국의 범죄소설들이 어떻게 사회적인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중산층-가족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고 그 이데올로기가 위기 속에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단순히 범죄소설에 대한 역사로서

지금까지 발표된 범죄소설들 중 어떤 작품들이 탁월한 작품들인지를

범죄소설을 통해서 미국 사회의 단면을

 

그밖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는 이해될 수 있고, 읽혀질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하고 다양함을 갖추고 있다.

 

그저 감탄하게만 만드는 분석이고 독창적인 시각이라 좀 더 풍요로운 시각으로 범죄소설을 그리고 범죄소설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학-소설들을 읽어낼 수 있도록-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 것 같다는 생각에 이런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는 것에-출판되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분석으로 가득하지만 몇 가지 의문을 갖게 되기도 하는데, 저자는 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해서 지적을 하면서도 이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를 그리고 얼마나 미국 사회에서 이 이데올로기가 중요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분석과 설명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그 이데올로기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 혹은 가치 판단을 하고 있지도 않다.

 

미국의 범죄소설이 가족 이데올로기라는 것에 집중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결론은 결론이 아닌 하나의 문제의 시작으로서 이해되는 것이 더 올바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런 입장에 대해서 저자는 어떤 생각일지 궁금하게 된다.

 

또한, 미국 범죄소설이 19세기 감상주의 소설을 원형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은 그 분석에 대해서 어떤 논의를 하기 이전에 과연 19세기 감상주의 소설은 원형으로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19세기 감상주의 소설은 어떤 원형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좀 더 집요한 분석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19세기 감상주의 소설은 어떤 시대적 배경과 관련 속에서 구성될 수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도 뒤따라야 할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 분석한다면 지나치게 방대해질 것 같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방식의 이해는 다른 논의들을 접하면서 궁금증을 해소시켜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아쉬움을 얘기하자면 저자가 자신이 분석한 결과에 대해서 현존하는 범죄소설 작가들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동의 혹은 거부하는지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고 있다. 성실하게 생존하는 작가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좀 더 충실한 내용을 담아낼 수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좀 더 미국의 범죄소설들에 대한 상세한 논의들도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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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4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4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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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식 e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많이 말했기 때문에 거기에 더해서 뭔가를 말한다는 것은 지나치기 보다는 불필요한 반복일 것이고 나열일 것이다.

 

그저 이 부족함 없이 뛰어난

균형 잡힌 시각과

어떠한 공정함

교육적이고 계몽적이지만 어깨동무를 하듯 친숙하고 친밀한

 

전달 방식이나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이나

놀랍고

지금 이 시대에 있어서의 적절함을 항상 보여주고 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황금의 비율을 만들어내고 있다.

 

때로는 권력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알려주고,

표현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그 자유에 대해서 알려주며,

상상력에 대한 예찬을,

하나의 변화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지금을 과거로 되짚었을 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를,

모르고 있던 지식과 상식을 알려주기도 하고,

익숙하고 당연시하는 것들이 권력관계 속에서의 결과물인지를,

거대한 변화의 의미를,

변화되는 이유를,

자기 자신을 지켜나가며 자신이 가려는 길을 가는 모습을,

모르고 있었던 슬픔과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하고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을,

지금 한국에서 일어난 / 일어나고 있는 가장 큰 쟁점과 사건에 대해서,

지금 세계에서 일어난 / 일어나고 있는 가장 큰 쟁점과 사건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이해시켜주고 있으며,

절망 속에서 지내고 있는 이들을,

희망 없이 살아가는 이들을,

나만이 아닌 내 주변에 대해서,

살기 위해서 싸워나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굶주림에 대해서,

꿈에 대해서,

왜곡하고 악의적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함에 대해서,

앎에 대해서,

연대에 대해서

 

짧은 이야기들 속에서 수많은 울림들을 안겨주고 있고,

그 각각의 이야기들 속에서 큰 만족감을 얻게 해주고 있다.

처음부터 그랬고,

네 번째도 그랬다.

 

아마도, 앞으로도 여전히 지금과 같을 것이다.

 

 

참고 : 4권에서는 지금까지 사용되었던 멋진 (배경) 음악들이 어떤 곡들인지에 대해서 짧은 (그리고 충실한) 소개를 해주고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혹은 인상적으로 들렸었던 이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들렸었던 음악이 어떤 곡들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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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츠키 : 테러리즘과 공산주의 레볼루션 시리즈 5
레온 트로츠키 지음, 슬라보예 지젝 서문, 노승영 옮김 / 프레시안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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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러시아 혁명에 대해서

그리고 맑스(마르크스)주의자들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던 트로츠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흥미를 잃기 전에 그에 관한 책 한권 정도는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가장 최근에 출판된 테러리즘과 공산주의를 읽게 되었다.

 

트로츠키에 대해서는 고작 영구혁명론을 주장했던 혁명가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고, 그것 이외에는 특별히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테러리즘과 공산주의도 어떤 시기에 어떠한 문제의식 속에서 작성된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고, 읽은 뒤에도 트로츠키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신영복 선생의 발간의 글과 슬라보예 지젝의 서문 그리고 브레일스포드의 추천의 글을 통해서 사전 지식을 조금은 갖게 될 수 있었지만 아주 큰 도움이 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지식도 없이 읽었다는 생각에 약간은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다. 조금은 사전 지식을 갖고 읽었다면 좀 더 많은 이해가 가능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런 만족감을 느끼기에는 알고 있는 것들이 너무 부족했다. 게다가 나름대로 설명을 하겠다고 쓰인 것 같은 지젝의 글은 항상 그렇듯 흥미롭기는 하지만 시끄럽고 정신없으면서 읽은 다음에 무엇을 읽었는지 헷갈리게 되기만 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혼란스러움만 더해졌던 것 같다.

 

테러리즘과 공산주의는 트로츠키 본인이 머리말을 통해서 언급하듯이 카우츠키에 대한 비판과 반박이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비판과 반박의 핵심은 러시아혁명에 대한 그리고 혁명의 과정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비판이고 반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트로츠키는 혁명의 완수를 위해서 그리고 진정한 사회주의 / 공산주의로의 이행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그리고 어쩔 수 없음에 대해서 주장하고 있고, 프롤레타리아 독재, 민주주의, 테러리즘 등의 주제를 통해서 카우츠키의 논의와 주장을 반박하면서 트로츠키가 그리고 볼셰비키가 생각하는 혁명에 대해서와 혁명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 대해서 논의하고 주장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볼셰비키와 러시아혁명을 옹호하기 위한 글이면서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는 테러리즘과 공산주의는 후반부에 볼셰비키가 앞으로 어떤 정책들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논의를 이어갈 정도로 트로츠키가 그저 단순한 혁명가가 아닌 새로운 사회를 위한 설계자로서의 시각까지 갖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혁명 중의 러시아에 대해 크게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트로츠키의 분석력과 제안들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고 뛰어난지는 알지 못했지만 그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 바라보고 있었는지 정도는 약간이나마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정도만으로 트로츠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말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 같지만, 그에 대한 궁금함을 조금은 해소시킬 수 있게 되기는 한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의 다른 저작들도 한번 찾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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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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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EBS 에서 지식채널 e 를 방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재미나다는 기준이 아닌) ‘좋은프로그램은 무엇이었는지를 묻게 된다면, 우선은 지식채널 e 를 떠올리게 될 정도로 짧은 분량으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알기 쉽고 큰 울림을 주면서 전달해주었던 것 같다.

 

게으르기도 하고,

TV 자체를 워낙 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방영된 내용들을 제대로 본 적은 (단 한편도) 없지만 이렇게 책으로 엮어진 내용들을 통해서 (부분적 / 간접적으로) 얼마나 좋은 프로그램인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1권은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나고,

그렇게 해서 읽은 기억은 나는데,

그 다음부터는 구입하기에는 어쩐지 고민이 되어서 독서를 미루기만 했는데, 우연히 도서관에서 잠시 시간을 보낼 일이 있게 되어 그냥 어딘가에 앉아 졸면서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무료함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무척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전혀 모르는 내용들을

혹은 조금은 알고 있던 내용들을

그렇지 않다면 궁금하던 내용들을

 

짧은 분량으로 핵심이 되는 내용들만을 갖고 보고 읽는 이에게 큰 설득력을 만드는 지식채널 e 는 재미와 감동이라는 쉽게 얘기할 수 있지만 쉽게 얻을 수 없는 두 마리의 토끼를 꾸준하게 잡아내고 있는 것 같다.

 

그 사냥의 결과물이고,

기록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지식 e 2권은 언제까지나 새로운 시리즈가 발표되고 방영되기를 바라게 되고, 좀 더 모르는 것들을 그리고 오해하고 있던 것들을 새롭게 알도록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처럼 좋은 프로그램이 그리고 책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자랑스럽게 느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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