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시대 한길그레이트북스 13
에릭 홉스봄 지음, 정도영 옮김, 김동택 해제 / 한길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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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시대 : http://blog.naver.com/ghost0221/220965807934

 

 

 

 

 

여러 국민들의 봄

대호황

하나가 된 세계

분쟁과 전쟁

국민들의 형성

민주주의 세력들

패배자들

승리자들

변화하는 사회

토지

인간의 이동

도시/산업/노동자 계급

부르주아의 세계

과학/종교/이데올로기

예술

결론

 

 

 

에릭 홉스봄의 가장 대표적인 저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장기 19세기를 다룬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중 중간에 해당하는 자본...’혁명...’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1848년부터 1875년까지의 시기 중에서 주목하게 되는 세계적-역사적 사건들의 나열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중혁명(정치혁명과 산업혁명)의 과정 속에서 어떤 식으로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좀 더 지구적인 규모로 커져가고 다른 사회체제나 사회구조를 무너지게 만드는지 그 역동적 변화를 두루 살펴보고 있다.

 

자본주의를 거부하거나 맞서 싸워내지 못하고 거침없는 밀려옴에 수동적이든 적극적이든 자본주의를 결국 받아들이거나 자본주의에 지배되어가는 과정을 다루면서 유럽과 미국 그리고 다른 주변 국가들(그 당시에는 러시아와 중국도 주변국에 머물고 있을 뿐이었다)이 어떤 식으로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흐름에 빠져들고 흡수되고 있는지를, 영국과 미국 그리고 몇몇 국가들이 어떻게 자본주의의 정점과 중심에 자리를 잡게 되는지를, 점점 더 견고한 사회구조와 생산방식 그리고 사회체제가 만들어지게 되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또한, 승리한 자들과 패배한 자들을 살펴보고 있고 어떤 식으로 승자들이 승리에 취하게 되는지를, 패배한 이들은 어떤 이유와 과정 속에서 거부하고 맞서 싸웠지만 힘없이 쓰러지게 되고 내동댕이쳐지게 되는지를 보기도 한다.

 

어떤 세상이 되어가고 있었으며 어떤 이들이 있었고 어떤 식으로 생활하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전체부터 부분까지 어떤 것도 허투루 다루지 않고 있다.

 

장기 19세기라는 역사관에서 이중혁명을 통해서 자본주의가 등장하고 이전 중세시대와는 분명하게 다른 사회구조와 사회체제 그리고 생산방식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고 일부 지역과 국가에 한해서가 아닌 지구적인 규모로 커져나가고 모든 세상을 장악하게 되는지를 명료하고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서 사람들의 삶과 정치적 사회적 변화들을 다양하게 알아보고 있고 승승장구하는 소수와 지쳐서 끌려가는 다수의 모습을 슬픈 마음으로 알려주고 있다.

 

혁명...’에서 말했듯이 목차만 보게 되더라도 어떤 식으로 내용을 다루고 있고 설명해주고 있는지 쉽게 예상할 수 있으며 여러 복잡하고 다양한 논의들을 적절하게 배분해서 잘 간추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로 뛰어난 안목과 탁월한 정리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이 시대를 다뤘던 수많은 연구들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들을 잘 정리해주고 있으면서 저자 자신만의 시각 속에서 골라내고 있고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산만하지 않고 일관된 흐름을 느끼면서 읽게 된다.

 

물론, 단순히 정리해주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저자의 시각 속에서 어떤 것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지 논의하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쉽게 읽히면서도 여러 가지를 생각해가며 읽도록 해주고 있다.

 

읽기 어려운 점들도 있지만 읽는 재미를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말로 뛰어난 수준의 글과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시각은 경의와 감탄으로 가득한 시선이기 보다는 슬프고 탄식어린 시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자본주의가 모든 세상을 거머쥐게 되고 일부 부르주아들이 세상의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되는지를 확인하면서 반대로 다수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궁핍과 빈곤, 굶주림 속에서 살아갔으며 그걸 바꿔보려는 노력들이 어떻게 실패하고 좌절하게 되었는지를 씁쓸한 심정으로 여러 저항의 흔적들을 살펴보고 있다.

 

어떤 거대함을 다루면서도 그 거대함 속에서의 개개인들 또한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위대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라는 명성은 호들갑스러운 평가가 아닌 가장 정확하고 당연한 평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읽다보면 이해가 어렵고 무슨 내용인지 잘 알 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는데, 읽으면서 모르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거대한 천장화를 보게 되는 느낌이면서 그 천장화에 압도되지 않도록 여러 상세한 설명과 안내를 통해서 1848년부터 1875년까지의 세상을 속속들이 알게 되는 기분이 든다.

 

워낙 거대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너무 많은 내용들이 있었겠지만 저자는 이중혁명과 자본주의의 팽창과 확립이라는 일관된 주제 속에서 세계를 살펴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어수선하거나 혼란스러움 없이 그때의 시대를 알게 해주고 있다(물론, 놓쳐지고 제외된 내용들도 있겠지만).

 

그 누구도 쉽게 해낼 수 없는 시도를 부족함 없이 빼어난 수준으로 해내고 있다. 이 시대를 다룬 책들 중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것만한 것도 (아마도) 앞으로도 쉽게 나타나진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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