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11
제인 제이콥스 지음, 유강은 옮김 / 그린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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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다른 영역처럼 도시의 질서 속에서도 삶을 설명하고, 의미를 보여주고, 우리가 구현하는 삶과 우리 바깥의 삶 사이의 관계를 해명하기 위해 예술이 필요하다. 예술이 가장 필요한 이유는 우리의 인간성을 재확인하기 위함일 것이다.

 

 

 

 

활기 없는 극심한 황폐함 Great Blight of Dullness

 

 

 

 

제인 제이콥스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은 도시계획 혹은 도시 재개발에 관한 내용이고 그렇기 때문에 (생소한 분야에 관한 내용이라) 쉽게 읽어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었는데, 게으름도 크고 읽어내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아서 그런지 너무 긴 시간을 허비했던 것 같다.

 

두툼한 부피부터 뭔가 불길했는데... 역시나 읽어냈어도 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그저 글자를 읽어낸 수준인 것 같아 아쉬움이 큰 것 같다.

 

부족한 능력 때문이라 뭐라 탓하지도 못하겠다.

 

저자는 여러 사례를 뉴욕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도면이나 그림 혹은 사진자료가 함께 첨부되었으면 조금이나마 이해가 수월했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그런 내용이 전혀 없어 (이해력도 상상력도 부족하기만 해서)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마냥 어렵기만하고 이해하기 힘들기만 한 내용으로 채워진 것은 아니다. 저자는 분명한 입장 속에서 도시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며 실제 거주자들의 입장이 아닌 평면접이고 단순한 접근을 보일 때 (경제적인 이해득실과 행정적 편이성으로만 접근할 때) 어떤 끔찍한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는지를, 도시가 거리가 활기를 갖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말해주고 있다.

 

읽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기는 하지만 엉망진창으로 재개발하고 무작정 신도시를 만들어냈던 한국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몇몇 부분을 읽을 때에는 어째서 그런 비극이 일어나고 처참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기도 해서 꽤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거듭해서 말하지만... 읽어내지 못한 내 부족한 이해력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저자는 도시가 갖고 있는 독특함을 설명하려고 하고 있고, 그 독특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거리-가로라고 말하면서 어떤 식으로 거리-가로가 구성되고 만들어져야 할 것인지를, 그것이 잘 꾸며지게 되었을 때의 좋은 점과 그것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의 악순환을 설명하며 무엇이 중요하고 어째서 중요한지를 최선을 다해서 주장하고 있다.

 

도시라는 공간이 인간들이 모이고 집중하면서 어쩌면 지난 인류의 역사가 만들어낸 공간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라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데,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이해가 아닌 좀 더 복잡하고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저자는 바로 그런 입장과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행정가들이

도시계획자들이

경제적 이해만을 생각하는 도박꾼과 노름판처럼 생각하는 개발업자들이

 

행정적 업무적 편이를 위해서 혹은 최대한의 돈벌이를 위해서 도시를 계획하고 재개발을 이끌어낼 때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에 대해서 저자는 계속해서 경고를 하고 있고, 그 경고를 접할 때마다 한국의 도시(개발과 계획)를 떠올리게 되었는데, 이미 경험적으로나 이와 같은 학문적으로나 수많은 경고와 문제점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어째서 그걸 그렇게 (혹은 그걸 그대로) 실행하게 되었던 것인지, 편이와 돈의 힘에 대해서 그 권력의 강함과 완고함에 대해서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도시와 지역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그 공간을 살아가고 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무분별한 무작정의 방식이 어떤 식으로 도시를 망치고 생명력을 잃게 만드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 미국...’은 단순히 미국의 대도시들에 대한 내용만이 아닌 도시에서 생활한다면 도시와 지역 그리고 거리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촉구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좀 더 살만하고 좋은 도시-지역이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여러 대안과 제안 그리고 다른 접근을 주장하고 있는 미국...’은 무조건적인 해결책도 아니고 해법은 아닐지라도 분명한 것은 충분히 그 의견에 존중하고 검토해볼만한 내용이라는 점일 것 같다.

 

거듭해서 말하지만... 많은 흥미로운 내용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해서 아쉽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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