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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투모로우 : All You Need is Kill - 개정판
사쿠라자카 히로시 지음, 김용빈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 http://blog.naver.com/ghost0221/220123683708
라이트 노벨 : https://ko.wikipedia.org/wiki/%EB%9D%BC%EC%9D%B4%ED%8A%B8_%EB%85%B8%EB%B2%A8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시간여행-반복을 소재로 꽤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낸 영화였다. 공상과학-SF 이면서도 나름대로의 설득력과 사실감을 살리는 작품이었는데, 끊임없이 동일한 시간을 반복한다는 설정을 내용으로 한 영화들 중에서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영화는 아무래도 ‘사랑의 블랙홀’이 생각나지만 ‘엣지...’는 그런 낭만적인 작품이 아닌 외계 생물과의 전투와 인류의 생존이라는 거창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지나친 심각함 없이 장르의 법칙에 충실하면서 재치 있고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던 ‘엣지...’가 마음에 들었는데, 이 영화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것도 일본의 라이트 노벨이 원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꽤 놀라게 되었다.
어떤 식으로 일본의 라이트 노벨이 헐리우드로 향하게 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영화보다 그리고 소설보다 그 과정이 더 흥미진진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신기하기도 하고 영화로 제작된 원작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기도 해서, 게다가 라이트 노벨이라면 읽기가 어렵진 않을 것 같아 (저렴하기도 해서) 중고서점에 들렸을 때 눈에 들어와 읽어보게 되었다.
사쿠라자카 히로시의 ‘All You Need Is Kill’은 (작가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어) 번역자의 설명에 따르면 (비교적) 신인 시절에 발표했다는 점과 많은 사람들에게 호의적인 평가와 성공을 거뒀다는 것 정도만 알게 되었을 뿐, 내용이나 구성에서 여러 패러디들을 즐길 수 있기도 하다고(는) 하지만 이쪽 분야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아 그렇구나 하는 기분만 들었다.
영화를 접하고 원작을 읽게 된다면 조금은 난감한 기분이 들지도 모를 것 같은데, 영화와는 달리 원작은 흔히들 말하는 라이트 노벨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사춘기적 소년 소녀의 감수성을 내세운 여러 특징들) 영화와는 많이 다른 느낌으로 읽게 될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영화만의 원작은 원작만의 재미와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원작 보다는 영화가 더 괜찮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기는 한데, 라이트 노벨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개성 있는 분위기나 특징들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게 원작이 맞나? 라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영화와 원작은 특정 설정들만이 동일할 뿐 무척 다른 모양새로 완성되어 있는데, 어떻게 본다면 영화는 영화가 추구하는 재미와 장르의 규칙-법칙을 잘 이해하면서 매력적으로 (영화적으로)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원작을 철저할 정도로 무시했다고 거꾸로 생각해볼 수 있기도 하다) 원작은 영화를 떠올리지 말고 (그러기는 어렵고 불가능하겠지만) 원작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특징들을 즐기는 것이 가장 괜찮은 방식의 책읽기가 될 것 같다.
어차피 진행되는 이야기 구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영화를 접했던 사람들이라면 세부적인 설정들이나 영화에서는 다뤄지지 못했던 자잘한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반복되는 시간이라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면 영화와는 다른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관심을 갖게 만들 것 같다.
반복되는 시간으로 인해서 내면의 변화-성장과 풋내기가 어떤 식으로 전투기계가 되는지, 그러면서 소년이 어떤 식으로 성장-성숙하게 되는지, 그 과정에서 이미 그 과정을 겪었던 소녀와의 만남과 계속되는 반복 속에서 단 하루지만 하루의 반복이 엄청난 시간으로 쌓이게 될 때 그 쌓여가는 시간을 알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그저 새로운 하루를 경험하고 있을 뿐인 사람이 느끼게 되는 묘한 감정의 흐름과 그 이후의 슬픈 결말까지 영화와는 전혀 다른 방식과 각도에서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은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고 사춘기 소년 소녀의 이야기라고 핀잔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영화를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실망하게 될 수 있겠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한다면 다른 재미를 찾게 될 수 있기도 해서 꽤 괜찮은 느낌이었다.
라이트 노벨을 즐겨 읽는 사람들이라면 좀 더 재미나게 읽게 될 것 같다.
참고 : 아마도 가장 형편없는 책읽기는 영화를 통해서 원작을 접하는 방식이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