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찬 예찬 시리즈
미셸 투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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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일기 : http://blog.naver.com/ghost0221/220330349064

 

 

 

심장의 비밀은 그것이 두 번의 박동 사이의 아주 짧은 한 순간 동안 휴식한다는 사실에 있다. 다시 말해서 심장의 휴식, , 바캉스는 분산되어가지고 그것의 노동과 긴밀하게 뒤섞여 있는 것이다.

심장처럼 노동하라. 너무나도 재미있고 창조적이며 다양한, 특히 일상생활에 너무나도 잘 편입되어 있고, 노력과 성숙의 국면들이 너무나도 역동적으로 교차하는지라 그 자체 속에서 휴식과 바캉스를 내포하는 그런 노동을 하라.

 

 

 

호기심이나 관심이 아닌 혹은 어쩌다가 손에 들어온 것이 아닌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거나 책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눈길이 머물게 된 것이 아닌

 

내 선택에 의해서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추천으로 인해서 혹은 권유로 인해서 알게 된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을 때, 어떤 경우에는 무척 만족스럽거나(천명관 작가의 고래의 경우가 그랬다) 그게 아니면 어떤 식으로 만족스러운 부분을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거나(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을지라도, 괜히 읽었다는 기분을 말하고 싶어도, 추천한 사람의 기분을 생각해서 덤덤하게 나쁘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의 융통성은 갖고 있으니까) 두 가지 정도의 기분이 들게 마련인데, 어쩌다가 알게 된(꼭 그런 것들에 대해서 주절거리면서 말해야 할 필요는 항상 강조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그리고 그건 오로지 나만이 간직하고 싶은 추억일 뿐이다) 미셸 투르니에는 외면일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외면일기는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다지 신통치 못한 부분도 있었기에 약간은 긴가민가한 기분으로 읽었는데, 우연하게 다른 산문집 예찬을 읽게 되니 비로소 그가 얼마나 박학다식하고 예상하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다른 사람들은 지나쳤거나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들을 얼마나 깊이 살펴보고 예민하게 사색하고 관찰했는지를 알게 될 수 있었다.

 

쉽사리 넘볼 수 없는 영역에서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 들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만 그런 교양-지성이 가능할까?

나와 같은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가능하지 못할 것 같다.

 

외면일기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번역자가 번역했으며, 그래서인지 조금은 부드럽게 읽혀질 수 있었는데, 다양한 관심과 소재를 갖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느슨하게라도 유사한 내용을 다루는 글들을 모아놓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일관성을 찾게 될 때도 있으면서 미셸 투르니에만의 생각을 혹은 관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는 내용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미셸 투르니에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척 즐겁게 읽게 될 것 같고, 저자를 모른다고 해도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논의들이 많기 때문에 쉽게 읽는 재미를 느끼게 될 것 같다.

 

산문집이라는 것이 조금은 가벼운 기분으로 자신의 여러 생각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쩌면 무척 솔직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미셸 투르니에의 경우에는 빼어남과 탁월함 그리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본모습을 쉽게 보여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짓궂은 미소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에 무척 유쾌한 기분으로 그의 글을 읽게 되는 것 같다.

 

감탄스러울 정도의 유식함 때문에 놀라움을 계속해서 느껴가며 읽게 되었는데, 과연 앎이라는 것은 어느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앎뿐만이 아니라 현명함을 얻기 위해서는 또 어떤 깨달음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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