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88만원세대

 

이제는 너도나도 쉽게 사용하는 용어가 되어버린...

지금 현재의 한국사회의 젊은이들을 규정하는 가장 간략한-우울한 단어 중 하나가 되어버린...

처음에는 낯설고 당황스러웠지만 이제는 당연시하게 느껴지게 된 이시대의 젊은이들에 대한 이름표와 같은...

 

어쩌면 저자인 우석훈 / 박권일은 특별한 생각 없이 좀 더 인상적으로 지금의 젊은 세대들을 불러내기 위해서 지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지어진 이름대로 한국의 젊은이들은 절망()의 시대를 여전히 살아가고 있고, 아마도 앞으로도 한동안은 그 절망이 이어질 것 같은 시대를 살아갈 것만 같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은 (자신만만함만 가득하고 하는 것이라고는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지나친 비관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저자들이 바라보고 있는 세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더 나빠지기만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이런 성급한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 같다.

 

세상은 전혀 나아질 것 같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이 더 나빠질 것 같다고 쉽게 단정하게 된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주 언급되었었고, 그렇기 때문에 읽어보려는 생각을 자주 했지만 항상 나중으로 미루기만 했었고, 그렇게 미루던 중 절판이 된다는 소식을 접해서 아무래도 인연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잊고 지내던 무렵 갑작스럽게 손에 들어왔기 때문에 조금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읽게 되었고, (박권일의 경우는 아니지만) 팟캐스트(김미화, 선대인, 김용민과 함께 한 나는 꼽싸리다’)를 통해서 이미 우석훈이 바라보고-생각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함께 그 대안들을 접했었기 때문에 되도록 이해하기 쉽게 써내려간 내용들에 막힘없이 읽어나갈 수 있기는 했지만 그 막힘없이 읽는 도중에 느끼게 되는 계속해서 악순환으로만 나아가는 한국사회의 침몰에 대해서 답답함과 불편함이 커지기도 했다.

 

저자()은 자신들의 젊은 시절과 너무나도 대비되는 1020대의 지금-현재의 삶과 쉽게 예상되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우려와 고민 그리고 걱정으로 서장을 시작하고 있고, 그런 그들에게 주어진 이름인 88만원세대가 어떻게 붙여지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승자독식

무한경쟁

세대 간 경쟁과 세대 내 경쟁

 

위와 같은 틀로 정의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한국의 젊은이들에 대한 간략한 평가와 함께 ‘88만원세대는 사정없이 어렵고 읽기가 부담스럽기만 한 경제서적의 (정교하고 상세하지만 읽기가 싫기만 한) 이론적인 접근이 아닌 일반적인 교양서적이나 인문서적의 모양새로 글이 쓰여서 쉽게 읽혀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제학적인(그리고 그밖의 다양한 인문학적인) 이론적 밑바탕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이해하기 쉽기만 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전에도 자주 주장되었고,

그리고 여전히 주장되고 있는...

미래와 다양성을 긍정하는 시각 속에서 최대한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되고 있는 꽤 흥미로운 논의들이 많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저자()이 언급하는 대안들 중 현실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기 때문에(적용시키려고 하는 시도조차도 없기 때문에) 글로써만 만들어진 대안이라는 점 때문에 안타까움은 더해지게 되는 것 같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어째서 동거권을 언급할 수 없는 것인가? 라는 약간은 엉뚱하고 조금은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하는 ‘88만원세대는 자칫하면 뚱딴지같은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질문을 통해서 한국과 (동거권을 말할 수 있는) 다른 사회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경제구조의 차이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고, 그렇게 ‘88만원세대는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어떤 사회적 / 경제적인 틀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민감하게 다뤄내고 있다.

 

최근 갑작스럽게 논의의 중심에 위치한 대학등록금 문제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대부분의 시간을 등록금을 해결하기 위해서 알바를 해야만 하는 젊은이들이 좀 더 다른 것들을 꿈꿀 수 있고 관심을 가져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러 문제점들과 대안들을 언급하며 지금의 1020대 젊은이들이 인질이 되었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착취당하고 있는지 자세히 지적해주며 전체적인 논의는 시작되고 있고, 그런 시작과 함께 지금-현재가 지난 과거와 얼마나 다른 시대적 상황에 놓여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주며 포드주의 이후의 첫 번째 세대라고 젊은이들을 정의해주며 그들이 경험하고 있는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를 되도록 간략하게 정리해주면서 이처럼 뒤바뀐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이 어떤 변화된 등장과 성장, 조건 속에 놓이게 되는지를 다양한 시각과 직군을 통해서 검토하고 있다.

 

변화된 시대에서 질식해가고 젊은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가득한 ‘88만원세대는 계속해서 제안과 대안들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그 제안과 대안들이 실행에 옮겨지기 어려운 이유 또한 냉철하게 인식하며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여러 선진국들의 경우들을 비교하며 한국만의 특성과 기형적인 부분을 확인하며 젊은이들이 희망이 되어야 하지만 착취당하고 있을 뿐이고 벼랑 끝으로 내몰려지기만 할 뿐이라는 것을 반복해서 깨우쳐주고 있다.

 

다시금 여러 제안들과 대안들을 내놓으며 끝을 맺고 있기는 하지만 그 끝맺음 속에는 과연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우울한 진단 속에 허무함과 허탈감이 느껴지기만 하고, 좀 더 안정적인 균형을 찾기 위해서 어떤 선택이 필요한지를, 어째서 존중과 신뢰를 찾아야 하는지와 그것을 찾음으로써 어떤 가능성이 생겨날 수 있을지를 알려주기 위한 절박감도 느껴졌다.

 

개인들의 노력이 아닌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와 같은 제안과 대안에 대해서 지금까지는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도 한동안은 한국사회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있고-않을 것이고, 그 대답 없음은 점점 더 악화되어만 가고 있는 지금의 한국사회가 계속해서 나락으로 향하리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과연 이대로 계속해서 우리는 구덩이 속으로 빠져들기만 할 것인지,

그게 아니면 바깥으로 향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찾아볼 것인지 좀 더 고민하며 자신의 생각을 꺼내 놓아야 할 것 같다.

 

혼자서 고민하고 생각만 하지 말고,

우리는 좀 더 바깥으로 나와서 얘기를 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88만원세대에 대한 논의가 거의 종료 되었거나 더 이상의 언급은 없게 되었는데, 이처럼 뒤늦게 읽게 되어 오히려 좀 더 편하게 지금의 한국사회를 생각해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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