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 아이야, 가라 2 밀리언셀러 클럽 47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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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되찾을 줄 알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틀어지게 된 이후 어떤 음모가 있었는지를 밝혀내게 되는 후반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가라, 아이야, 가라’ 2권은 모든 것이 망쳐지게 되어 각자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좌절감 속에서 일상을 보내게 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과 함께 뒤늦은 후회와 절망을 보여주며 피곤함 속에서 이야기는 이끌어지고 있고, 실망감과 함께 상실을 이겨내기 위한 각자의 노력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던 중 이야기는 다시금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뒤틀린 어둠으로 향하고 있는데, 또다른 실종사건과 성도착자, 마약이 겹쳐지고 있고, 우연과 운명 그리고 약간의 실수를 통해서 조금씩 거짓을 벗겨내고 진실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총격전과 분노 그리고 추악함을 보았음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까지 가라, 아이야, 가라는 이전처럼 켄지 / 제나로를 최악의 상황으로 향하게만 하고 있고,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만 있지만 그런 위기와 고통 속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이겨냈던 그들이 마지막에 가서의 의견충돌과 어떤 식으로든 화해할 수 없는 선택으로 인해서 이별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감탄하게만 만드는 진행이었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 모든 진실이 밝혀짐과 동시에 그 진실에 대한 침묵을 하려고 하는 선택과 고통과 상처만이 남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하는 선택 사이에서 여러 고민들을 안겨주고 있는데, 누군가의 자의적인 선택 속에서 혹은 지나친 신념과 확신, 강요된 선택과 자신에게 유리한 정당화 속에서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지 계속해서 고민해야만 하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거창하지 않고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다.

 

결국 패트릭 켄지의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 선택이 서서히 다른 비극을 만들 것을 예감하며 끝을 맺기 때문에 이런 내용 구성이야 말로 하드보일드이고 범죄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방향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향 감각이라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하드보일드나 비극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가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고,

그 운명에게 최선을 다해서 도망치려고만 하고 이겨내려고 하지만 결국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또다시 익숙하기만 한 깨달음을 다시금 접하게 해주게 되는 것 같다.

 

이제 끝으로 향하고 있는 켄지 / 제나로 시리즈인데, 남은 작품들도 이처럼 재미와 함께 여러 생각들을 해볼 수 있는 풍부함을 갖고 있으면 좋겠다.

 

벌써부터 5번째 작품인 비를 바라는 기도를 곁눈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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