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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노동계급의 형성 -하
에드워드 파머 톰슨 지음, 나종일 외 옮김 / 창비 / 2000년 1월
평점 :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 – 상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58337940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 하권은 상권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복잡하고 무척 복잡하다.
읽는 내내 무슨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인지 제대로 이해되지 않기가 계속되기는 하지만 어떻게 읽어내기는 한 것 같다.
도대체 무엇을 읽었는지에 대해서 막연하게만 이해되고 있을 뿐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읽기는 한 것 같다.
무엇을 읽었는지 말하라면 무척 씁쓸한 표정을 짓게 되겠지만... 읽긴 했다. 그걸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하나의 계급이 형성되는 과정을 어떠한 구체적인 무엇인가를 제시하며 다루기보다는 역사적인 흐름 속에서 어떤 변화들과 과정들을 겪어가며 형성되어가고 모습을 갖추어 가는지에 대해서 다루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지도 않고, 쉽게 오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하며, 쉽게 동의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E. P. 톰슨은 그 복잡함과 어려움 속에서도 노동계급이 노동계급으로서의 모습을 갖춰가는 과정을 다양한 근거와 자료들을 통해서 자신만의 입장과 논의를 제시하고 있다.
하권에서는 상권에 비해서 좀 더 계급으로서의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상권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종교에 대해서 다루고 있기도 하고, 투표행위와 투쟁과 운동, 폭동 등을 통해서 어떻게 사회 / 정치적인 성향을 그리고 계급적인 모습을 띄는지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기계-공장의 등장과 발달로 인해서 노동조건과 관계가 급변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생겨나게 되는 여러 변화들, 충돌과 갈등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를 그리고 러다이트로 대표되는 폭력적인 형식과 형태의 분노의 토해냄-폭발이 얼마나 계급의 모습을 갖추는데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와 그런 분노들을 막으려고 하고 억제하려고 하며 제어하려고 하는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제압하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검토를 하며, 다양하고 복잡하던 각각의 관계들이 계급으로서의 분노와 갈등으로 수렴되고 모이게 되는지를 다루고 있다.
그동안 간편하게 혹은 단순하게만 알고 있던 러다이트 운동에 대해서 조금은 상세하게 알게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 오웬주의 / 조합주의에 대해서 그저 공상적 사회주의라는 단순한 이해에서 벗어나 좀 더 내용을 파고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해서 좋기도 했지만 여전히 읽을 능력이 부족한지 좀처럼 이해가 쉽게 되지가 않아 대충의 흐름으로서만 이해가 되었을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척 그와 관련된 내용들을 좀 더 상세히 이해되지 못한 것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하나의 계급으로서 스스로에 대해 인식해가는 후반부 내용들에서 다뤄지는 문화, 교육, 식생활 등에 대해서 다루는 내용들이 그동안의 어려웠던 내용들에 비해서는 조금은 쉽게 읽혀지기도 했고, 마지막에 E. P. 톰슨 본인이 추록을 통해서 내용에 대한 여러 비판들에 대한 반론과 겸손한 인정 그리고 이해가 어려운 부분들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있어서 처음부터 추록을 읽은 다음에 본문을 읽었더라면 조금은 어려움이 덜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을 느끼게 되기도 했다.
어렵게 읽었다는 기분만 들기 때문인지 아쉬움만 느껴지는데, 하나의 계급에 대해서 알려고 / 이해하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고려하고 검토하며 접근해야 하는지를 (충분함이 넘칠 정도로)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얻은 것이 많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아마도 언젠가는 지금보다는 덜 어렵게 읽게 될 수도 있지는 않을까?
과연 다시 한번 읽을지 의문스럽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