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전복 - 자크 라깡 또는 제2의 정신분석학 혁명
페터 비트머 지음, 홍준기.이승미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페터 비트머의 ‘욕망의 전복’은 그동안 접해보았던 라캉에 관한 여러 연구자들 중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독일 출신의 연구자이고(국내에 번역된 연구자들은 대부분 미국 혹은 프랑스 출신이다), 독일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다른 연구자들에 비해 독특한 시각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어쩐지 조금은 색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1998년에 번역되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소개된 라캉과 관련된 입문서들 중 초기에 소개된 저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라캉의 논의를 상세하게 검토-응용하고 있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라캉의 논의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무척 어렵게 읽혀지지는 않고 있지만 역시나 라캉에 대한 논의이기 때문에 그다지 쉽게 읽혀지지는 않게 되는 것 같다.

번역을 두명이 나눠서 했기 때문에 용어에서나 번역된 내용에서나 조금은 불만족스러운(혹은 일치되지 않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라캉의 여러 논의들을 되도록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입문서이기 때문에 큰 불만 없이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페터 비트머는 라캉의 여러 논의들을 하나씩 검토해가며 설명해주고 있고, 라캉이 어떠한 인물인지 그리고 그가 대체적으로 어떤 입장에서 자신의 논의를 전개했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주며 내용을 시작하고 있다.

라캉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는데 가장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거울단계’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상상계와 상징계, 그리고 상징계의 핵심인 주체에 대해서와 라캉의 논의에서 수시로 등장하는(그리고 그의 논의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기표와 기의, 환유와 은유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고, 다른 라캉과 관련된 입문서와 연구서들에서 ‘읽는 사람이 안다고 가정하고 논의되는 경우가 많은’ 네가지 담론에 대해서와 보로매우스의 매듭에 대해서 읽는 사람이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서 설명하고 있다.

다른 라캉에 관한 연구서와 입문서들에 비해서 무척 명확하고 쉽게 설명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입문서로서 충실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역시나 난해하고 어렵기만 한 라캉에 관한 논의이기 때문에 그저 쉽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나마 다른 라캉과 관련된 연구서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고 있는 네가지 담론과 보로매우스의 매듭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갖도록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라캉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른 입문서들보다 가장 먼저 읽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쉽진 않지만 그나마 도전해볼 의욕은 갖게 하는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쉽게도... 내 도전은 가볍게 실패한 것 같다.

누구라도 좋으니 조금이라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해줬으면 정말 좋겠다.

‘욕망의 전복’에 대해서 아쉬움을 한가지 말하자면, 이론적인 논의에 많은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임상적인 논의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라캉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이론과 임상에 대한 논의로 논의 자체가 나눠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분리 혹은 분할이 긍정적이기 보다는 좋지 않은 점이 더 큰 것 같다는 생각하게 되어서 조금은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참고 : 라캉이 제대로 된 발음인지, 라깡이 맞는 것인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용어든 발음이든 무엇 하나도 통일될 것 같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