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and Empire: The Birth of the Industrial Revolution (Paperback, Rev and Updated)
Hobsbawm, E. J. / New Pr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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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홉스봄의 ‘산업과 제국’은 그의 다른 저서들에 비해서 조금은 작은-한정된 규모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가장 널리 알려진 ‘혁명 - 자본 - 제국 - 극단의 시대’와 같은 저서들에서는 거의 전세계적인 규모로 시대의 흐름에 따른 구조와 변동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했다면, ‘산업과 제국’은 영국이라는 단일 국가(물론,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를 조금은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의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의 발전과 몰락에 대해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는 가볍게 느껴질 수 있을 법한 기분도 들기도 하겠지만 역시나 에릭 홉스봄의 무척이나 상세하고 다양한 자료들을 토대로 한 정교한 논의의 진행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읽는데 그다지 쉽지는 않았다.

그의 다른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자료들을 토대로 짜임새 있게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영국의 역사에 대한 흐름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논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영국에 대한 사전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으로서 읽다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헷갈리게 되는 기분도 들었다.

홉스봄은 1750년대에 시작된 산업혁명을 통해 영국의 자본주의 체제로의 전환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런 입장을 토대로 자신의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는데, 그는 1750년대의 영국의 정치-경제-사회적인 분위기에 대해서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그 시대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려주고 있고, 그런 분위기와 환경과 배경 속에서 어째서 영국이 ‘최초의’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어째서 하필이면 영국이었고, 어째서 하필이면 그 시대에 일어났는지를) 지금까지의 여러 논의들을 종합하면서 거기에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이런 방식의 홉스봄의 정리와 주장은 홉스봄의 다른 저서들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산업혁명과 (그로 인한) 자본주의의 팽창으로 인해 지금의 자본주의 환경이 형성되는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당시의 영국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홉스봄의 논의의 특징은 우선은 당시의 시대적 배경-환경에 대해서 종합적-전체적으로 파악-이해하려고 하고 있으며,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이러한 (영국에서 최초의)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한 상세한 논의 후 산업혁명을 통한 급격한 변화-발전과 함께 그 과정 속에서 어떤 다양한 경제적인 변화 이외의 변화들이 함께 이뤄졌는지를 논의하고 있으며, 그런 과정 속에서 그 당시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생활상 및 사회-인간-계급관계와 생각-관념-습속 등의 수많은-다양한 변화들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산업혁명으로 인해서 직접적으로 변화가 (원하지 않았다고 해도) 발생될 수밖에 없었던 농업에 대해서 검토를 하며 이전 시대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사회구조를 다시금 확인시켜주고 있고, 1840년대 이후로 구분하는 2차 산업화에 대해서 논의를 이어가며 ‘철도의 등장으로 대표되는 교통의 발달’로 인해서 과거와 어떻게 근본적인 갈라짐을 보여주고 있는지 추가하여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로 인한 노동계급-급진주의-좌파들의 등장(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적 입장의 등장)과 함께 그와 정반대인 제국주의-보수주의로의 진행(사회구조를 공고화 시키려는 입장)을 다루면서 그 당시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영국의 위치와 위상이 어떠한지를 함께 다루며 어떻게 영국이 그 당시에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는지를 인접 국가들과 비교하며 재검토하고 있다.

이런 영국(만)의 급성장과 누구도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성공에 대한 논의 후 영국의 몰락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시키면서 홉스봄은 몰락의 여러 원인들 중 가장 특징적으로 생각되는 원인을 너무나 가파른 성공과 최초의 성공으로 인해서 그 이후의 성공의 진행과 이어짐 그리고 유지에는 오히려 (그 급격한 성공이) 단점이 되어버렸다는 점과 그 과도한 성공으로 이해서 오히려 앞으로의 성공을 등한시하게 되었다고 진단내리고 있다.

대공황과 1차와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서 보다 몰락과 성장의 둔화는 확연하게 되어가고, 이로 인해서 계급들 사이의 그리고 사회-경제-정치적인 갈등들은 좀 더 깊어져만 가게 되었다고 주장한 후 1960년대의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영국의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의 성장과 몰락을 다룬 내용이기는 하지만 온갖 다양한 자료들과 통계들을 통해서 그동안의 논의들을 정리하며 자신의 논의와 입장을 정리하고 있고, 단순히 자료들을 토대로 한 내용 정리가 아닌 그런 분석에서만 머물지 않고 당시의 시대를 살아가던 다양한 계급과 계층들의 여러 이해관계로 인한 발전과정에서의 삶의 모습까지 논의하며 단순히 경제-정치-사회적인 변화만이 아닌 하나의 구조와 체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모습까지 종합적인 방식으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인상적이고 상세한 논의였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영국에 대해서 그리고 산업혁명에 대해서 많은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몇몇 부분에서는 생각보다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았었다.

홉스봄의 접근방식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무척 생소한 느낌은 들지 않았겠지만, 그의 접근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은 논의를 따라가다 길을 잃는 기분이 들 정도로 다양한 내용들을 검토하고 있다.

힘든 독서이기는 했지만 최초의 산업혁명이 이뤄진 그리고 자본주의가 완성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국가였던 영국의 변화와 발전 과정은 분명 어렵다고 해도 알려고 노력해야 하는 내용일 것이며, 인접한 그리고 관련된 수많은 국가들이 어떻게 영국을 따르게 되었고 넘어서게 되었는지도 알아가야 할 것 같다.

읽고서 기억나는 부분은 무척 적었지만,

분명 언젠가는 홉스봄의 논의들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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