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좌파의 상상력 - 전세계적 차원에서 본 1968년
조지 카치아피카스 지음, 이재원 옮김 / 난장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1968년

 

 

저소리만 들어도 약간은 들뜨게 되는 혹은 뭔가 얘기할 것들이 무척이나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에 대해서 만족보다는 불만이 더 큰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접해보지 못한 1968년이고,

그에 대한 지식도 일반적인 지식이거나 매우 부분적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막연하게만 알고 있을 뿐이고 낭만적으로만 떠올려지고만 있을 뿐인 1968년을 전후로 한 세계적인 변화와 갈등을 상세한 정리한 ‘신좌파의 상상력’은 좀 더 자세하게 68혁명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기초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전세계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아메리카 대륙 및 일본이라는 한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1968년을 전후로 해서 발생한 다양한 변화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라고 볼 수 있는 ‘신좌파의 상상력’은 일종의 혁명-저항에 대한 공감-확산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마르쿠제에게 큰 영향을 받은 개념인) ‘에로스 효과’와 혁명에 대한 반동으로서 현재 상태가 존속되기를 원하는 ‘정신적 테르미도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68혁명이라고 불리는 시대를 다루고 있다.

 

68혁명과 관련된 일련의 흐름들을 정리하고 있기는 하지만 보다 정확하게는 미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의 경우에는 중심으로서가 아닌 주변으로서 혹은 두 중심 국가에서 시작된 혁명과 저항의 ‘에로스 효과’로서 다루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68혁명을 어째서 세계적 차원에서 이해를 해야 하는지와 베트남 전쟁이 어째서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논의하며 시작하는 1장에서는 기존의 체제 저항과는 다른 성격을 갖고 있는 68혁명의 특성을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고, 이전 시대의 투쟁들과 68혁명 시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에로스 효과와 함께 68혁명의 특성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있다.

 

2장부터는 각 국가별로 1968년 전후로 일어난 사회적-정치적인 변화와 체제에 대한 저항과 운동을 다루면서 각 국가별로 저항과 운동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세계적인 차원에서 이해하도록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논의 중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매우 중요하게 강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하나의 원인으로서 다루기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저자는 68혁명에 대해서 하나의 원인을 찾기 보다는 종합적으로 변화의 요인들을 찾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개인적으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적절할 것 같다) 조금은 지나칠 정도로 자세한 원인-요소들을 언급하는 것 같아서 오히려 혼란스럽게 읽혀지기는 하지만 다양한 이유-원인들과 각 국가들의 변화와 움직임에 대한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의 자세한 검토는 68혁명을 단순히 몇몇 국가에서 벌어진 일시적인 갈등과 갈등에 따른 조정으로서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체제에서 그 틀이 큰 변화가 이뤄지는 과정으로서 이해할 수 있도록 논의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방식이 68혁명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가능하게 할 것 같다.

 

저자는 이와 함께 과거의 진보-좌파와는 다른 시각과 입장 그리고 논의들을 보이는 68혁명을 주도했던 이들의 시각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데, 너무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오히려 헷갈리게 될 정도로 많은 자료들을 토대로 68혁명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후 프랑스에서의 1968년 5월과 미국에서의 1970년 5월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어떠한 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거부-저항이 일어났는지, 그 거부-저항에 대한 반동이 어떻게 이뤄졌고, 저항이 수그러지게 되었는지를 어떤 안정이 이뤄졌는지를 다루면서 그 시작과 진행 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한 긍정과 부정적인 결론을 논의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마르쿠제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 이론을 토대로 68혁명을 주도한 신좌파에 대한 이론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많은 반박과 비판이 이뤄지고 있는 마르쿠제와 비판 이론의 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논의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분석의 완결성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만들게 된다.

 

이론적인 검토에서는 조금은 동의가 어려울 수 있을지는 몰라도 1968년 시기에 일어난 다양한 저항과 거부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단순히 68혁명으로서만 이해하게 되어 큰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당시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이해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신좌파의 상상력’이 갖고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는 점점 더 커지기만 할 것 같다.

 

68혁명을 그저 말로서만이 아닌 실제로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먼저 펼쳐보아야 할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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