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돌로지 - 라캉 정신분석의 쟁점들 현대의 지성 134
맹정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저자인 맹정현에 대해서는 브루스 핑크의 ‘라캉과 정신의학’과 자크 라캉의 ‘세미나 11’의 번역자로서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의 첫 저작인 ‘리비돌로지 - 라캉 정신분석의 쟁점들’은 저자가 그동안의 라캉과 정신분석에 관한 임상과 이론적인 연구 결과들로 내용을 채우고 있고,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 라캉과 정신분석에 대해서 연구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라캉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자들의 관심은 이론적인 부분에 한정되어 있거나 인문학과 연관되어 연구하는 성향이 대부분이었고, 실제 정신분석 임상과 관련된 내용은 많이 부족했었다. 게다가 연구자들 대부분은 라캉 혹은 라캉과 관련되어서 책을 ‘통해서만’ 접했거나 책을 ‘토대로’ 연구하고 분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정식으로 정신분석을 교육받거나 전공으로 한 연구자가 적었다는 점에서 저자의 연구에 대한 평가는 그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전공자의 연구 결과물이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논의를 진행시키기 전에 그동안 공부한 라캉과 정신분석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느낌이 들게 되는 ‘리비돌로지’는 임상적인 부분과 이론적인 부분 모두를 다루면서 자신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공부한 라캉과 정신분석에 대한 생각과 결론들을 소개하고 있다.

 

내용면에서는 이미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브루스 핑크나 슬라보예 지젝과 같은 연구자들의 결과물에 비해서 크게 다른 논의를 하거나 독창적인 논의를 전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들의 논의와 결론들에 비해서 부족함도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전공자에서 머물지 않고 앞으로 좀 더 라캉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라캉과 그의 정신분석에 대한 체계적이고 그동안의 이론적인 방식만이 아닌 임상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그리고 보다 광범위하게 라캉과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한 논의를 접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물론, 그가 그렇게 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리비돌로지’는 라캉과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을 최대한 간략하게-짧게 다루고 있고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내용면에서 임상적인 부분에서 이론적인 부분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라캉의 임상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꽤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며,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라캉과 관련된 논의들 중 이미 다른 연구자들이 다뤘던 적이 있었기는 하지만 라캉을 그와 동시대의 다른 학자들의 논의(푸코, 보드리야르, 들뢰즈를 대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와 어떻게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을지에 대한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꽤 흥미롭고 인상적인 내용들이 많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저자의 라캉과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한 논의는 친절하게 논의를 진행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라캉에 대해서 그리고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해서 일정 수준의 이해가 있어야지만 그의 논의들을 따라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라캉과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한 기본 지식은 있다고 가정하면서 자신의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해주며 논의를 진행시키기 보다는 되도록 간략하게 언급하거나 되도록 설명을 생략하면서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기 때문에 라캉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빠른 진행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우 다양한 논의들을 하고는 있지만 지나치게 불친절한 내용이라고 불만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몇몇 논의들은 읽었을 뿐이지 이해하기는 어려웠는데, 저자가 앞으로도 라캉에 대한 자신의 연구 결과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할 생각이라면 좀 더 일반인들도 읽어나갈 수 있게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매우 새롭거나 흥미로운 내용으로 채워져 있기 보다는 기존에 소개되었던 라캉과 라캉의 정신분석의 논의들을 반복하는 느낌이 컸지만 그동안 라캉과 관련된 논의 자체가 무척 부분적으로만 이뤄졌었고, 산발적으로 이뤄지기만 했었기 때문에 저자의 논의들 중에서도 라캉과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한 오해들과 부족한 지식들을 많이 해소하고 채워질 수 있었기 때문에 좀 더 활발한 활동이 있어주기를 부탁하게 된다.

 

참고로 그 활발한 활동이 조금은 이해력이 부족한 나와 같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이뤄졌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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