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더 리더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87984593

 

 

 

영화 ‘더 리더’의 원작인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를 통해서 국내에 많이 알려진 베른하르트 슐링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다른 작품인 여섯 개의 단편을 모은 ‘다른 남자’는 관심을 만족시켜주면서도 조금은 아쉬움도 느껴지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독일 출신의 작가들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작가들과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그의 글은 기본적으로 (남성의) 외로움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기저에 깔고 있고, 그 감정을 풀어내는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를 통해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그리고 그 표현하는 과정 속에 자주 과거의 기억과 망각 혹은 잊고 있던 젊은 시절의 꿈이나 현실적인 선택 등의 방식을 통해서 감춰진 감정과 기억을 들춰내면서 다시금 그것을 덮어버리거나 좌절감에 쌓이도록 만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글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정서는 우울함과 피로감 그리고 고독일 것이다.

 

그런 그의 글이 갖고 있는 성격에 딱 맞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는 아주 만족스러운 소재였고, 이야기였으며 거기에 그 이야기 속에 독일이 갖고 있는 유대인과 2차 세계 대전에 관한 지울 수 없는 기억을 함께 엮어내면서 보다 인상적인 작품이 되도록 만들었다. 물론, 사람들에 따라서 이해할 수 없는 남녀(소년과 여성)간의 사랑이라는 점에 설득력이 없다는 불만을 말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대다수의 독자들에게는 불만 보다는 만족스러움이 더 컸을 것이니 그의 글이 갖고 있는 매력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가에 큰 이견을 갖지는 않을 것 같다.

 

‘다른 남자’의 경우도 표현하기 어려운 혹은 잘 표현하지 않는 소년에서부터 노년까지의 남성(만)의 외로움과 사랑 그리고 그리움과 후회 등의 다양한 감정을 짧은 이야기들 속에 표현해내고 있고, 그가 보여주었던 이야기와 표현력에 보다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하고 조금은 관심을 잃게 되기도 하고 있다.

 

일관된 이야기 구성이라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각자 자신에 맞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남자’와 ‘주유소의 여인’이 인상적인 느낌으로 다가왔었고,

‘청완두’는 같이 지속적으로 변화되는 이야기 진행을 통해 신선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뒤늦은 후회라는 감정을 지속적으로 느끼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좋기도 했지만, 그래서 밋밋하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와 감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2차 세계 대전과 유대인에 대한 기억 그리고 독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도 집어넣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문제의식이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와 같은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편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남성이 갖고 있는 성적인 환상 혹은 어두운 감정에 관해서만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을 뿐이지 그 외의 특별한 내용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감정들을 설득력 있고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도 그렇게 많지는 않기 때문에 이전과 같이 만족감을 느끼게 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그의 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여전히 좋아할 것이고,

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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