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장의 구조변동 - 부르주아 사회의 한 범주에 관한 연구 나남신서 42
위르겐 하버마스 지음, 한승완 옮김 / 나남출판 / 2004년 3월
평점 :
일시품절


이미 읽었던 책이기도 하고,

처음 읽었을 때도 다시금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던 책이었는데,

요즘 하도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글들과 말들을 자주 접하게 되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세상이 변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말하는 이들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며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읽어보게 되었고, 역시나 잘 모르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며 읽고 있는 것 같은 마음에 불만만 쌓이게 되고, ‘소셜 네트워크’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말에도 역시나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될 것에 관심을 갖게 되어 시간 낭비를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불만을 듣고 하버마스의 ‘공론장의 구조변동’에 대해서 좋지 않은 시각을 갖게 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의 첫 번째 저작이라고 볼 수 있는 ‘공론장...’은 쉽게 지나칠만한 내용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버마스는 근대사회 혹은 부르주아 사회의 공론장의 특성에 관해 논의하며 이전 사회와 어떤 차이와 특성을 갖고 있는지와 함께 그 특이점이 어떻게 사회적인 변화를 야기하게 되었는지와 변화를 보이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며 앞으로의 사회에서 공론장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어야 하는지를 논하며 사회의 변화와 긍정성을 모색하고 있고, 이런 ‘무언가에 대해서 논의하고 의견을 제시한다’는 점에 대한 그의 관심은 이후에도 지속되어 ‘의사소통...’까지 이어지게 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의 관심이 단순히 잠시 갖게 되었던 관심이 아니라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첫 번째 저작인 ‘공론장...’에 대해서 다시금 관심과 의미를 갖게 되는 것 같다.

 

하버마스는 ‘공론장...’에서 과거 근대 이전의 중세 시대의 공론장 혹은 공공성을 간략하게 다루며 이후의 근대 사회와 어떤 차이를 갖고 있는지 분석하고 있고, 이 공공성 그리고 공론장의 변화를 중심으로 사회의 변화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문화와 관련된 내용이 주로 논의되던 공론장의 어떻게 정치적인 논의까지 이뤄지게 되었는지와 읽기 능력이 가능하게 된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이를 통해 커피하우스, 살롱 등을 중심으로 정치적인 토론이 이뤄지게 되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그리고 관심이 확산되었고 이것이 이후의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되지는 않을지라도 충분히 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힐 수 있으리라고 하버마스는 판단하고 있다.

 

하버마스는 부르주아 공론장의 의미와 정치적 기능을 분석하고 있고, 그 분석 이후 칸트와 헤겔 그리고 맑스(마르크스)의 시각을 통해서 그 의미와 이념 / 이데올로기와 한계를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한계를 파악함으로써 변증법 적인 극복이 가능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버마스는 공론장의 긍정성과 함께 그 한계 그리고 사회의 변화와 발전으로 인해서 변질되는 공론장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그는 자본주의와 대중문화, 복지국가로의 변화가 공론장의 변화에 가장 큰 중심을 이루고 있고, 이런 변화가 공론장의 긍정적인 기능을 붕괴시키고 있기는 하지만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하버마스의 긍정적인 시각이 조금은 섣부른 시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개선되는 점도 있기는 하지만 점점 더 악화되는 부분이 더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하버마스가 공론장의 기능을 저해하게 되는 요인으로 꼽은 요소들이 더욱 커져만 가고 있고, 이로 인해서 공론장의 기능은 거의 사라지게 된 현실을 생각한다면 그의 예측은 많이 빗나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공론장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되는 ‘소셜 네트워크’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게 되리라 생각되기 보다는 수없이 다양한 의견들이 엇갈리고, 연결되고, 논의되기 보다는 서로 자신의 생각을 떠드는 것에 급급하기만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더 앞서기만 하고 더 빨리 새로운 소식을 전하기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만을 하게 된다.

 

이것 또한 너무 이른 판단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생각하며 변화를 바라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좀 더 적절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책 한두권을 읽고는 무리일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해보기에 하버마스의 ‘공론장의 구조변동’은 첫 시작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내용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