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역사 - 개정판
하인리히 E. 야콥 지음, 박은영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이제는 지나칠 정도로 반복하며 접하고 있기 때문에 ‘커피’가 갖고 있는 신비로움에 대해서 우리는 무심코 지나치게 되어버리는 것 같다. 이것이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 우리들 앞에 놓여있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있고, 그저 여러 단계를 거쳐서 우리 앞에 놓여있을 뿐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할 뿐이고, 대부분은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커피를 접하고 있고, 마시고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시사의 고전으로 통하는 ‘커피의 역사’는 조금은 우리가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혹은 무관심 했던 커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는 문학적인 방식과 학문적인 방식을 번갈아 사용하며 독자들에게 커피의 기원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지금과 같은 일상음료가 되었는지를 다양한 시대를 넘나들며 접근하고 있다.

 

이슬람 문명에서 시작되었다는 커피가 최초에는 치료제의 용도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해서 유럽에 어떻게 전파되게 되었는지 그리고 커피의 생산을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강대국들이 자국의 식민지에서 생산을 하게 되었는지 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커피라는 매개물을 통해서 시대의 변화를 그리고 생활양식과 정치 / 사회적 변화를 들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결국 커피는 치료제에서 지적인 자극을 불어넣는 영감의 원천으로 받아들여지게 되고, 나중에는 그저 일상적인 음료와 상품이 되어 우리들 곁에서 항상 찾아볼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과정을 때로는 세밀하고 때로는 역사적 변동의 중심에 놓여놓고 바라보게 된다.

 

결국 저자는 커피가 얼마나 그 사회 속에서 그리고 생활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였고, 여러 일화들을 뿌려놓으며 독자가 커피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에 관심을 갖도록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미시사의 고전이라고 말하기에는 유혹하는 매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저자가 독자들을 고려해서 일부러 누락시키거나 내용에서 제외했을 것 같지만 커피에 대한 의학적 측면에 대해서 보다 객관적인 효능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고 대략적인 효과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을 뿐이라 커피 자체에 대한 분석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유럽으로의 전파 과정에서 각각의 국가들에 커피가 어떤 방식으로 그리고 어떻게 받아들여지게 되었는지를 들려주기도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의 세밀한 분석 보다는 일화를 통해서 알려주고 있을 뿐이기 때문에 ‘미시사’라는 영역으로서 보기에는 치밀함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커피의 유입을 통한 변화 속에서 커피가 어떤 위상의 변화를 보였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만 다루고 있을 뿐이며, 20세기에 들어서 보다 대량생산이 되고 전세계적인 영향력의 변화와 함께 생산지에 따른 차이와 생산 과정에서의 차이 그리고 당시 시대에는 다룰 수 없었겠지만 생산 과정에서의 노동착취와 생산가격과 실제 판매가격이 갖고 있는 황당할 정도의 가격 격차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다뤄지지 못하고 있어서 큰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작품의 처음과 끝을 연결되게 만들어서 보다 문학적인 방식의 구성을 갖도록 만들고 있기는 하지만 약간의 흥미를 유발할 뿐이지 특별한 의미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별다른 느낌을 갖기는 어려울 것 같다. 처음과 끝을 연결하여 하나의 완성을 보이려고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약간은 부족한 내용에 아쉬움을 느끼기는 하자만 그래도 이런 미시사를 어떻게 읽어내야 하고, 일상적으로 접하는 것을 통해서 역사의 변화와 사회 및 시대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갖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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