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오디세이 3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36343624

 

 

 

자주 얘기하지만 진중권의 글은 시사평론가로서의 글과 미학자로서의 글로 나눌 수 있을 것이고, 각각의 성격에 따라 그의 글쓰기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들어서 조금씩 두 개의 영역을 하나로 묶어내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각각의 영역에 따라 관련된 독자들이 다르기 때문에 글쓰기 방식이 조금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성공작이자 대표작으로 알려진 ‘미학 오디세이’는 제목부터 그의 미학자로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고, 그는 되도록 일반인들도 접근하기 쉽도록 간결하면서도 흥미를 갖도록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기존의 2권까지 발표가 되었던 ‘미학 오디세이’는 서구 유럽과 미국의 그리스 시대 미술부터 시작해서 중세와 근대 그리고 근대 이후의 현재까지의 ‘미’의 흐름을 들려주고 있고,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많은 도판과 함께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로(때로는 유머 있고, 때로는 대화를 하듯이 그리고 때로는 읽는 이에게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관심을 놓지 않도록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자신의 입장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기 보다는 미학에 대한 다양한 입장들 중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논의들을 토대로 그는 미학의 흐름을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입문서로서로서 부족함이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미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권과 2권으로 많은 독자를 갖게 된 이후에 발표한 3권은 2권의 말미에 다뤘었던 근대 이후의 예술에 내용을 집중하고 있고, ‘예술의 종언’을 말하는 지금 시대에서 도대체 무엇이 예술인지를 논의하고 있다.

 

그 논의를 위해서 그는 고전 철학자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디오게네스를 불러오고 있고, 그들의 입장의 차이와 함께 보르헤스와 발터 벤야민, 아도르노, 하이데거, 보드리야르, 리오타르, 들뢰즈 등의 철학자들의 미학적 입장을 가져와서 원본과 복제 / 주관과 객관 /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 등을 논의하며 결국 지금 세상은 모든 것이 예술이 되어버렸고,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의 차이가 모호해져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예술이라는 것은 없어졌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런 결론에 조금은 놀라움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이런 논의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이뤄졌던 논의들이었기 때문에 놀라움을 느끼기 보다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하게 만들고 있다.

 

과연 앞으로도 ‘예술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더 이상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의 구분은 무의미해졌기 때문에 진중권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일정부분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해를 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이해하지 말라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난잡하거나 황당한 느낌을 갖게 만드는 현대 예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진중권은 좋은 안내를 해주고 있고, 그의 안내에 따라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고 이해가 되지 않기만 하던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를 조금은 높일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의 논의가 프랑스 / 독일의 철학적 흐름을 조금은 알고 있어야지만 더 이해가 쉽게 된다면 점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진중권은 어려운 것들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그런 철학적 입장을 알지 못한다고 해도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학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에게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쉽다는 뜻이 가볍기만 하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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