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기독교 (보급판 문고본) C. S. 루이스 보급판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외 옮김 / 홍성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신을 경험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나에게 이 책을 건네준 사람은 신이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 경험을 했다고 말을 했고, 그 영적 체험으로 인해서 진정한 신앙을 갖게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이 진심으로 믿음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해주었다.

 

믿음 없이 살아가는 사람으로서는

신은 존재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는

신이 있다고 해도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는 딱히 수긍하기 어려운 말이었고, 부탁이었었다.

 

하지만 그래도 선물로 건네받은 책을 그냥 묵혀둘 수는 없어서 건성으로 읽게 되었고, 부드럽게 들려주고는 있지만 전혀 동의하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은 글이었지만 그래도 읽기는 읽었다.

동의를 하지 않는다고 모든 내용이 다 쓸데없고 부질없는 내용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글들일 것이고, 건전한 삶과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올바른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귀중한 말을 들려주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C.S.루이스는 국내에서는 ‘나니아 연대기’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판타지 소설가로 알고 있겠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소설가를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사람이고 흔히 말하는 ‘지성인’으로 불린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말년에는 종교적인 성향의 글을 많이 발표했고, ‘순전한 기독교’도 그의 종교적 입장을 잘 드러내고 있는 저작으로 알려졌다.

 

그의 글은 처음 접했고,

이런 성향의 글도 처음 접했기 때문에 특별한 비교를 할 수 없겠지만 읽다보면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신의 경험과 쉬운 예를 들어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종교를 떠나서 꽤 인상적인 글이었다.

 

C.S.루이스의 말대로 나와 같은 사람은 때때로 필요에 의해서 신을 찾기만 할 뿐인 지극히 문제가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딱히 관심을 갖고 읽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글들이 있어서 읽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었다.

물론, 재미나지도 않았지만.

 

그의 논의는 대체적으로 믿음은 있지만 믿음에 대해서 의심스러운 시각을 갖고 있거나,

하나님 또는 하느님의 존재를 믿게 된지 얼마 안 된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하고, 기독교에 대해서 상투적인 비판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매우 젊잖게 대응을 하고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논리와 대응이라는 것이 조금은 핀잔을 주고 싶은 생각도 들게 만든다. 그의 논의는 기본적으로 신이 존재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고, 그 전제에 맞게 논의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존재인 신이 존재하고 그건 이러저러한 비유를 통해서 혹은 몇 가지의 예를 들어서 그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존재를 증명한 다음에 신이 존재하고 있으니 어떤 삶과 행동 그리고 생각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만약 신을 믿는 사람이라면, 혹은 믿으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논의가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너무 말끔하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해서 쉽게 고개를 끄덕일 것이고, (최대한) 보편적인 시각으로 기독교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설득을 당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끔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시키고 있다.

 

각각의 종파에 따라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기독교도들이 대체로 수긍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시각의 글을 써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도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을 지식을 전달하고 있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믿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그는 독려를 하고 있다. 아마도 그의 글을 읽게 된다면 자신의 믿음에 대해서 보다 자신감을 갖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제는...

나와 같은 사람은 그의 글을 읽어도 도통 믿음을 갖게 되지도 않고 있고,

아마도 계속 이렇게 지낼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글은 일정부분 실패를 한 것 같다.

그가 이 글을 쓴 의도가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 내부에서만 읽혀지지 않고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믿음을 갖도록 만들려는 것이 글을 쓴 목표였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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