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건사회 1 한길그레이트북스 49
마르크 블로크 지음, 한정숙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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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중세 시대에 대한 가장 탁월한 저작 중 하나이면서,

그와 함께 난해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만들기도 하는...

마르크 블로크의 ‘봉건사회 1 - 인적 종속관계의 형성’은 유럽의 중세 시대가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는 선입견과는 조금은 다른 사회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고, 당시의 시대의 윤곽을 최대한 그리고 폭넓게 담아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세 시대에 대한 그리고 아날학파에 대한 서적들을 몇 권 정도 밖에는 읽어보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블로크의 유연하고 폭넓은 시각을 따라가기에는 많이 부족하기만 했다. 읽는 순간에는 대체 무엇을 읽고 있는지 모르겠고, 읽고 난 이후에는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중세 사회를 실컷 누볐다는 느낌만이 남을 뿐이었다.

 

도대체 무엇을 읽었는지도 모르게 만들 정도로,

블로크의 글은 하나의 시대를 단순하게 만들기 보다는 보다 폭넓고 복잡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하나의 시대가 그렇게 쉽게 잡힐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의 글쓰기 방식이 읽는 이로 하여금 더 읽게 만들기 보다는 읽던 것을 포기하게 만들거나 도대체 무엇을 읽었는지 곤혹스럽게 만들게 하고는 있지만, 그 읽음을 끝까지 해내는 순간, 읽게 된 무엇을 말하거나 논하게 만들기 보다는 느끼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중세 시대 그리고 봉건 사회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을 안겨 주기 보다는 당시의 시대에 대한 편협한 혹은 경직적인 시각을 보다 유연하고 다채롭게 갖도록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에 블로크의 글은 읽는 사람이 갖고 있는 시각을 ‘다시 처음으로’ 돌리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2권을 읽는 도중이기 때문에 더 많은 논의를 할 수 없겠지만 1권으로도 충분히 이 저작의 훌륭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얻은 지식은 얼마 되지는 않지만...

 

1권에서는 흔히들 말하는 봉건사회가 형성되기 직전의 당시 유럽의 전반적인 정치적 그리고 국가적 형성 과정을 알려주고 있고, 외부로부터 어떤 움직임이 있었고, 그 움직임을 통해서 이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후 다양한 자료와 그의 상상력 및 추측을 통해서 당시의 기후와 환경 그리고 그 요인들이 당시의 사람들이 어떤 정서를 갖고 살고 있었을지를 논하며 제도와 (인간 및 계급)관계, 가장 중요한 봉토와 가신에 대한 논의로 이어가게 된다.

 

‘땅’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관계들과 그로 인해서 이후에 만들어지는 제도와 사회의 형성을 그는 집중력 있게 설명하기 보다는 윤곽을 제시하거나 밑그림을 그리듯이, 혹은 멀찍이 둘러보게 만들고 종합적으로 사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글은 어떤 의미에서는 흥미롭게 되지만 반대로 지루함도 갖게 된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했듯이...

한번 읽게 된다면 읽는 것을 포기하기에는 많이 아깝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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