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훔치기 - 한 저널리스트의 21세기 산책
고종석 지음 / 마음산책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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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국 사회에서 또는 사회와 정치적인 영역에서 고종석의 위치는 참 애매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흔히(또는 쉽게) 사람들이 분류를 하고 있는 우와 좌로 분류하기가 (한국에서는) 애매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보다도 더 강하게 말을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왼쪽에 있는 사람들이 호응을 할 수 있는 발언도 곧잘 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둘 모두에게 의심스러운 사람으로 남겨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그 이유는 그의 자유주의 이전에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현실적이고 합리주의자이며 개인주의적인 그의 정서 때문인 것 같다. ‘나를 내버려두라’라는 입장을 갖고 그는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고, 현실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의 의견은 타당하거나 혹은 수긍할 수 있는(동의할 수 있느냐 아니냐는 다른 문제이지만) 생각을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그의 여러 의견들 중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는데, 마리화나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그의 의견에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있기도 하지만 그의 경제에 대한 혹은 사회에 대한 시선에서 조금은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그는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의 날카로운 분석과 의견에 비해서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로움을 느끼기 힘들었고, 지금 현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구석이 강해서 발생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짐짓 모르는 척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혹은 그런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그냥 내버려 두거나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그는 계급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합리적이고 지극히 현실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다른 보수적인 사람들의 의견들에 비해서는 꽤나 수긍할 수 있고 이해가 가능한 발언들을 하고 있다. 이런 인물이 한국의 보수주의 사회에서 전혀 관심을 끌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한심한 노릇이기는 하지만 그의 의견들에는 꽤 흥미로운 부분도 있고, 경직적이고 돌려막기 식으로 같은 말만 하는 진보적인 사람들의 의견에 비해서도 꽤 날카로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참고 : 아마도 이런 방식의 에세이 책들 중에서 자신의 글과 함께 추가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은 드물었던 것 같다. 고종석은 추가 정보 혹은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는 식으로 내용이 정리되어서 꽤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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