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 물신 숭배의 허구와 대안 - 카이에 소바주 3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의 세 번째 강의인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는 약간은 어리둥절한 느낌을 갖게 만드는 제목 때문에 기존의 내용에서 벗어난 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기는 하지만 기존에 논의하였던 내용의 벗어나지 않는 연장선상에 있는 내용이다.

 

그의 이번 강의의 주된 내용은 마르셀 모스 증여론을 중심으로 맑스(마르크스)와 라깡의 이론과 연계하여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고, 과거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는 존재하였던 ‘순수증여’와 ‘증여’가 근대 사회에서는 점점 사라져가고 증여가 아닌 ‘교환’만이 남겨진 (황폐한) 사회에 대한 비판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고대 신화와 전설들을 통해서 과거 ‘순수증여’와 ‘증여’가 존재하던 시대의 모습들을 보여준 다음에 이제는 그런 모습이 사라져버리고 ‘교환과 경제’만이 모든 것의 기준이 되어버린 근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사회는 교환만이 지배하는 세계가 아닌 잃어버린 ‘순수증여’와 ‘증여’가 존재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 한없이 파괴되어만 가고 있는 ‘자연’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감도 또한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전의 작업물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으로 이뤄지고 있고, 비슷한 결론과 (약간은 모호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반복적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충분히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의견이기 때문에 불만보다는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를 생각하게 만든다.

 

마르셀 모스와 맑스 그리고 라깡의 이론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끌어 간다는 말 때문에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고, 맑스의 대한 부분은 어떻게 잉여가치가 발생하는 것인지에 대한 부분만을 가볍게 다루고 있고, 라깡은 그의 이론을 갖고 논의하기 보다는 상상계, 상징계, 실재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인용되었던 ‘보르메오의 매듭’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크게 어렵게 느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경제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경제만을 말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과연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라는 것을 떠올리며 나카자와 신이치의 논의를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