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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와 비유럽인
에드워드 W. 사이드 지음, 주은우 옮김 / 창비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평소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에드워드 사이드가 짧은 분량으로 프로이트의 ‘모세와 일신교’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발표한 글인데, 당시에도 그랬겠지만 지금도 읽게 되면 꽤나 충격적인(혹은 기독교도나 유대교도가 본다면 모든 것이 오류와 오해로 가득한) 프로이트의 ‘모세와 일신교’의 내용을 현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와 결부시켜 정치적인 맥락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했던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시금 반복하면서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모세와 일신교’ 그리고 프로이트의 내면에 대해서도 짧지만 의미 있는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본인도 유대인이었던 프로이트가 어째서 유대교와 독특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내용으로 구성된 ‘모세와 일신교’를 집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당시의 시대적 맥락과 유대인 사회에서의 시오니즘에 대한 입장 차이까지 짧은 내용이지만 종합적으로 분석을 하고 있으며, 유대인들의 정체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일관성이 없는지에 대해서 철저하게 파헤치는 프로이트의 분석을 지금 팔레스타인의 문제로 사이드는 논의를 끌어와 앞으로의 점점 더 갈등이 심화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앞으로도 더욱 갈등을 야기할 것 같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으며 글을 마치고 있다.
읽다보면 약간은 우회하는 방식으로 지금의 중국과 일본의 역사문제와 국내 내부에서 벌어지는 역사에 시각 차이에 대해서 시사점도 던져주고 있다고 느껴지는데, 그것은 읽는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읽는가에 따라서 많이 달라질 것 같기 때문에 각자 읽어가며 자신의 시각을 찾아가야 할 것 같다.
워낙 유명하면서도 내용의 파격성 때문에 자주 언급은 되고 있지 않는 프로이트의 ‘모세와 일신교’를 읽은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사이드의 글을 통해서 자신만의 해석을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고 싶은 사람은 짧지만 흥미 있는 내용일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인 맥락 이외에도 ‘모세와 일신교’ 그리고 사이드의 논의에는 정체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근저에 깔려있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그들은 나름대로 동일한 결론을 찾아내고 있다. 즉, 정체성이랑 고정되고 일관된 어떠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역시나 이 책을 읽기 전에 ‘모세와 일신교’를 우선 읽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너무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