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의 암소 - ...한줌의 부도덕
진중권 지음 / 다우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진중권에 대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습은 최신 현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논쟁하며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본인은 그러한 행동과 함께 미학을 전공한 학자로서의 모습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는 하지만 방송과 기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진중권의 모습은 싸움닭 바로 그 자체의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는 미학에 대하여 글을 쓰는 진중권의 모습이 그의 본연의 모습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의 열정적인 생각과 실천들이 진중권 개인으로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회적으로는 보다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행보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하고 그동안 모르고 있었지만 그의 문제제기를 통해서 알게 되는 것들도 많기 때문에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그의 존재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가 그동안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발표를 했던 글들을 모은 ‘시칠리아의 암소’는 그가 발표한 미학에 관한 책들과는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미학에 관한 책에서의 그의 글은 되도록 차분하며 학문적인 입장에 머물러 있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느끼게 되지만(현실과 어떤 연결점에 대해서는 최대한 자제를 해서 설명하려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미학과는 거리가 있는 사회 / 정치적인 글들에서는(그의 표현으로는 ‘잡글’의 경우에는) 그의 글을 통해서 진중권이라는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접하게 만든다.

 

냉소적이고,

유쾌하며,

신날하고,

공격적이며,

위선에 대한 조롱을 느끼게 만들며,

때로는 감상적이게 만들기도 한다.

 

사회를 비평하고 자신의 의견을 발언하는 여러 사람들 중에서(김규항, 박노자, 홍세화 등등) 아마도 글을 통해서 가장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글쓰기에서 하나의 모습만을 보이고 있다면 진중권은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그것도 그 나름대로의 ‘자기에의 배려’인 것일까?

조금은 기억에서 멀어진 사건과 이슈들에 대한 글들도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근본적인 질문과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미 잊혀지고 있던 일들과 문제들을 새롭게 환기시키며 글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조롱기가 가득하지만 유쾌함도 함께 하는 그의 글을 읽으며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글도 써보고 싶어진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글들이 어디에 실렸던 글들인지 출처가 불명확해서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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