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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과의 인터뷰
로버트 K. 레슬러 지음, 손명희 외 옮김 / 바다출판사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기억하기로는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는 90년대에 이미 번역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구입을 했었는데,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고 내버려 두다가 이사하다가 버렸거나 잃어버렸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굉장히 아쉽다.
운이 좋게도 다시 출판이 되었고,
이렇게 헌책방에서 구입을 해서 이번에는 제대로 읽게 되었다.
예전에는 단순히 흥미거리로서 읽었을 것이지만... 지금은 조금은 이것 저것에 관해서 알게 되었기에(한마디로 머리 좀 컸다) 약간은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을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이상하게 '연쇄살인'이나 '정신분석', '프로파일링'에 대해서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있었다. 왜? 라는 물음에는 딱히 대답하지 않고 '그냥 재미있어서' 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이런 물음에는 어쩐지 막연한 추측을 하게 되기는 하지만...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살인자들...'은 크게 세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첫째는 미국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연쇄살인 사건들과 검거된 살인범들을 통해서 어떤 일이 벌어졌느지와 어떻게 그들을 검거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건일지와 같은 내용.
두번째는 그렇게 검거된 살인범들과의 면담을 통해서 얻어진 자료를 통해서 얻어진 연쇄살인범들이 어떻게 살인기계가 되어갔는지와 살인의 유형을 통해서 어떻게 분석을 해낼지 기술적 / 이론적인 부분.
세번째는 이렇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연쇄살인 / 무작위 살인(근대화와 도시화가 되면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죽여나가는 사건은 단지 미국이나 몇몇 선진국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을 통해서 범죄의 심각성과 새로운 차원의 범죄가 되어감에 따라서(어쨌던 이러한 것들도 근대로 이행하게 되면서 나타난 부산물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저자와 그와 동일하고 유사한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새로운 방식의 수사기법(프로파일링과 범죄들에 대한 정보화와 네트워크화 등등)이 발달하고 새로운 부서와 조직이 창설되어가는지에 대한 연대기.
이렇게 세가지의 이야기를 (되도록) 시간순으로 풀어나가서 다양한 독자들에게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몇몇 살인사건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생각 이상으로 잔인한 내용들도 있어서 비위가 약한 사람이면('신체훼손'이라는 말 이상의 것들이 내용에 있다) 조금은 조심스럽게 읽어야 할 것 같다.
국내에서도 점점 더 책에서 다뤄지는 것과 유사한 살인사건이나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있는데,
독자들에게는 이러한 범죄를 벌어게 되는 사람들이 어째서 이렇게 살인사건들을 벌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약간의 사전지식과 함께 이런 범죄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평소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와 그들의 유혹을 파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생각 이상으로 우리는 영화 / 소설 등을 통해서 연쇄살인범에 대한 여러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정보는 이런 편견과 오해를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국내에는 이런 서적이 거의 번역되지 않아서 이쪽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열광하게 만들만한 내용과 정보가 무궁무진한 책인 것 같다.
되도록 학술서적까지는 아니어도 이렇게 현장에서의 경혐과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는 책들이 더욱 번역되거나 출판되기를 바란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책에서 다뤄지는 범인들의 모습이나 관련 사진들을 첨부하거나 국내에 있는 관련 학자나 실제 연쇄살인 담당자들의 해설이나 읽기전에 갖고 있을 사전지식을 알려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농담처럼 한마디 할게 있는데,
저자가 다루는 '연쇄살인범'들은 정말로 다양하고 잔혹한 살인사건들을 벌인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정신상태와 어떻게 그런 일을 벌이게 되었는지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들이 '살인에 이르는 길'을 추척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인들을 분석하고 프로파일링하는 그들도 좋은 방식으로 승화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때가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살인범과 그들의 살인에 대해서 철저하게 분석하고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일종의 살인범들과 유사한 정신구조였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그것이다.
잠재적인 살인자들이라는 과도한 표현을 쓰려고 하는 것이나 모욕을 주려는 것은 아니라서 조금은 조심스럽게 되서 풀어내기 힘들기는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저자가 말했듯이 살인범들은 좋지 않은 환경에서 좋지 앟은 유년기와 성장기를 보냈기 때문에 최악의 결과로서 지금의 그들의 되었다면, 범죄자를 분석하고 사건들을 해결하는데 끝없이 매진하는 그들도(물론 잔인한 범죄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육체적 /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살인'에 탐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무례한 말을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어쨌던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분명 존경해야 하고 이렇게 필요 이상의 의심을 갖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참고 : 1. 이 책은 다양한 독자들과 관점에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연쇄살인범은 기본적으로 '성적인 부분'과 연관되어 있다는 부분에서는 정신분석이나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큰 관심과 자신이 공부하는 것과 연관해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범죄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하나의 범죄인에 대한 연구방법이 일정한 학문의 틀로 자리 잡아가게 되고 사회적으로도 어떠한 기능을 갖게 되는지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자료일 수 있다.
추리 / 범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설과 현실의 차이나 실제 사건들은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지 알 수 있는 자신들의 관심사를 보다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혹시나) 푸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범죄인 / 비이성인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들 '연쇄살인범'들을 통해서 어떻게 지식 / 진리 / 담론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통해서 사회는 어떻게 또다른 담론과 진리를 통해서 구성되어지는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보면,
한도 끝도 없다.
각자의 입맛에 맛게 맛나게 즐기시리를...
단, 정말로... 당신은 따라하지 말기를...
2. 책을 펴자마자 니체의 유명한 글귀가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그건 '차라투스트라'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 있던 글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누가 확실히 알고 있는 분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