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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에서 왕으로 - 국가, 그리고 야만의 탄생 - 카이에 소바주 2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3년 11월
평점 :
나카자와 신이치의 '카이에 소바주' 2권도 생각보다 빠르게 읽게 되었다.
예상보다 더 만족스러운 내용이있기 때문에 2권도 즐거운 기분으로 읽게 되었다.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는 각각 독립된 내용이기도 하지만 유기적인 완결성도 신경쓰기 때문이지 1권을 읽은 사람들은 보다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각각 독립된 완성도도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관심대로 무작정 읽어도 상관없겠지만.
1권에서 신화가 어떻게 철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어떤 의미들이 있는지와 저자가 자주 말하는 '대칭성'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말해주었다면, 2권은 신화에서 분석했던 대칭성의 사회인 고대 사회가 어떤 생각을 갖고 당시의 사회를 살아갔는지와 어떻게 그런 사회가 '국가'로 변화하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2권에서도 여전히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과 분석방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에 레비스트로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보다 관심을 갖을만한 작품이기도 하며, '국가'가 아닌 대칭성의 사회인 고대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국가'로 향하게 되었는지 신화와 구전되어 왔던 전설과 의례 등등을 통해서 약간은 저자의 직감에 의존한 내용도 있기는 하지만 그의 기본 논릭구조를 어느정도 받아들인다면 꽤 흥미롭게 느낄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대칭성의 사회'로 말하고 있는 고대 사회를 이야기 하면서 아예 현실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가간의 전쟁과 테러 등 현재의 갈등들을 당시의 세계관과 비해서 얼마나 오만한 방식으로 변화되었는지에 대해서 끝없이 비판한다.
그리고 그는 '국가' 자체가 '야만'이기 때문에 저자가 강의를 하던 당시(이책은 내용은 강의록을 정리한 것이다)에 벌어졌던 9/11 테러와 '문명 대 야만'식으로 몰아가던 분위기에 대해서 일침을 놓는다.
어차피 '국가'라는 것 자체가 야만이며, 그들이 벌이는 것은 '야만 대 야만'일 뿐이라고.
나카자와 신이치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주제를 갖고 읽는 이로 하여금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하면서도 군더더기 없고, 적절한 예들과 신화들을 분석하며 논리적으로도 탄탄하게 이야기를 구성했다.
생각보다 더 괜찮은 작품인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는 묻혀있기에는 정말 아까운 작품들인 것 같다.
아쉽게도 3권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은 그의 작품을 읽기는 힘들 것 같지만... 나중이 기회가 된다면 나머지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
개인적으로는 큰 영향을 받게 된 책이 되어버려서 자주 써먹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