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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 섹스 - 섹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는 법 ㅣ 인생학교 1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미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평점 :
어떤 의도에서 ‘인생학교’라는 주제의 책(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알랭 드 보통이 참여하지 않았다면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 같고. 그리고 하필이면 돈도 일도 시간도 세상도 정신도 아닌 섹스에 관해서 그가 무언가를 쓰리라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연애에 관해서 알랭 드 보통은 꽤 여려 글-책을 남겼었고 그와 아주 거리가 먼 주제도 아닌 것 같다.
항상 그렇듯 술술 읽히게 글과 생각을 풀어내고 있고, 때로는 과감한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파격적이라는 생각까진 들지 않는 일정한 수위를 지켜내면서. 정리 잘하고 적당한 수준으로 마무리하는 능력을 이번에도 잘 발휘하고 있다.
“첫 만남에서 섹스까지 보통의 연애의 점진적 발전단계를 따라가며 섹시함의 본질을 밝혔고, 각기 다른 성적 취향(페티시를 포함해서) 속에 담긴 개인의 내밀한 심리적 내력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으며, ‘횟수가 뜸해진’ 이 시대 부부들에게 아주 파격적인 제안을 투척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발기불능, 포르노, 외도 등, 섹스 자체와 섹스를 둘러싼 거의 모든 것에 관해 아주 섹시하고 파격적인, 그러나 여전히 철학적이고 지적이며 유쾌+담백한 대안을 펼쳐놓았다.”
아주 색다르거나 읽기 거북한 내용은 없지만 “이 책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섹스의 난관들뿐 아니라 욕정, 페티시즘, 불륜, 포르노그래피, 발기부전 등 광범위한 주제를 넘나들며 모던 섹슈얼리티의 딜레마를 거침없이” 말해주고 있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좀 쎄긴 하지만 읽어내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기에 적당한 흥미와 관심 속에서 읽게 되었다.
항상 그렇듯 나쁘지 않았다.
물론, 그게 좋다는 뜻도 아니지만.
섹스라는 주제를 갖고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주제에 몰두하기 보다는 지금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게 있을지를 좀 더 생각해보게 된다.
근데, 그래봤자 어떤 식으로 말해도 결국 섹스에 관한 이야기다.
그걸 말로 생각으로 경험으로 어떤 논리나 생각으로 말해봤자 결국 섹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