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년 - 현대의 탄생, 1945년의 세계사
이안 부루마 지음, 신보영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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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서 책을 구경하던 중 제목이 눈에 들어와 읽게 된 ‘0은 제목부터 어떤 내용이 다뤄질지 알면서 읽었음에도 꽤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1945년이라는 한 해를 대상으로 세계사를 써내려간 독특한 역사서이자 논픽션 다큐멘터리가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다. 이안 부루마의 <0>(원제 Year Zero)이 그것이다. '현대세계를 이해하는 데 창문' 격인 이 책은 "전후 1945년에 대한 매우 인간적인 역사", 현대의 많은 성취와 상처가 응징-보복-고통-치유로 이어진 '0(1945)'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을 다면적이고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2차 대전이 마무리 된 직후의 혼란과 재건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잘 살펴보고 있고, 승전국과 패전국 그리고 전쟁을 겪은 수많은 이들이 어떤 처지였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는지를 다각도로 바라보고 있다.

 

“<0>의 저자는 1945년이 '0(원년)'이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의 종결로 현대세계가 탄생했기에 그렇다. '0=1945'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인류 문명을 새로 재건하기 시작한 기념비적인 해로, 글로벌 차원의 세계체제 전환이 일어난 때이기도 하다.”

 

탁월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겠으나 어느 정도의 균형을 잡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종전 뒤에 따라온 해방 콤플렉스, 기아와 보복의 만연, 성적 해방, 귀향, 매국노 처벌, 인민재판식 숙청, 전범 재판의 불완전한 정의, 평화와 인권에 대한 희망, 야만의 문명화 등과 같은 결정적 주제들을 비범하게 다뤄나간다. 히틀러 제3제국의 인종말살 정책과 일본 천황제 파시즘의 태평양전쟁, 그리고 미국의 승전으로 이어지는 거대 서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승전국의 행패와 패전국 국민이 겪었던 고난까지, 세계인의 삶의 다양한 층위에 영향을 미친 ‘1945년의 여파를 세세하게 묘사한다. 전쟁과 전후의 주역은 히틀러도 처칠도 루스벨트도 스탈린도 김일성도 이승만도 히로히토도 아니고 바로 혹독하고 참담한 꼴을 당한 동시대인 모두였다는 사실을, 이것이 과연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응시하는 용기로 역사의 보편성과 개별성을 겸비한 전후의 기억을 되살려낸다.”

 

2차 대전 이후로도 수많은 전쟁이 있었으며 더 잔혹한 경우도 참혹도 있었으나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인지 이 책이 다루는 어떤 끝맺음 직후의 모습들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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