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왜? - 1945~2020
김동춘 지음 / 사계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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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3661042

 

 

저자는 한국 근현대사의 그늘진 부분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저작을 여럿 발표했었고, 이번에도 최근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내홍역사 구조적인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 “1945년 해방 이후, 더 나아가 구한말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한국사에는 개화 대 민권, 친일 대 독립, 반공 대 평화통일, 개발독재 대 민주공화의 갈등이 켜켜이 쌓여 있으며, 또한 거의 모든 갈등에서 전자가 승리했던 역사 구조의 결과인 지금을 설명하려고 한다.

 

그런 내용이기 때문에 읽는 재미는 없었고 그래서인지 책을 펼쳤다 말았다 하면서 읽게 됐다.

 

이 책이 바로 대한민국 70년의 참회록이다. 자신을 변명하고 분식하는 입지전의 다른 이름으로서의 참회록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잘못을 고백하고 참회하는 진정한 참회록이다. 과거 70년 동안 어떤 사람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어떤 사람들을 억압하면서, 어떤 길로 국가를 이끌어왔는지를 참회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과연 독립자주국가인가?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인가? 인간적 진실이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인가?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정체성 자체를 파헤침으로써 우리들을 불편한 진실 앞에 맞세운다. 한 개인의 경우와는 달리 한 국가의 참회록은 과거에 대한 참회이면서 동시에 그 참회를 딛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결의이기도 하다.”

 

참회록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다른 저작에서 논의되었던 내용-문제의식이 언뜻 반복되기도 하고, 그동안 다루지 않던 부분도 들춰보고 있다. 1945년 해방 이후 지금까지라는 긴 시기를 들여다보느라 되도록 다뤄야 할 것들만 간략하게 다루고 있으니 좀 더 자세히 알고자 한다면 출처로 언급된 책들을 읽을 필요가 있다.

 

해방 후 어떤 그늘진 일들이 있었고 그 어두운 부분을 중심으로 현대사를 다루려고 하는 저자의 입장을 받아들이며 굴곡진 현대사의 흐름을 알아간다는 수준에서 읽으면 적당할 것 같다.

 

대한민국은 왜?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마주한 정치·사회의 여러 문제, 특히 보통의 국민이 겪는 고통의 역사적 배경과 국제 정치적 맥락을 씨실과 날실로 짜 맞춘다. 지은이는 한국의 현실을 세 개의 틀로 분석하는데, 그 첫째는 한국 근현대사의 기본 과제이다. 개화·독립·민권이 보장된 국가의 수립이 좌절되면서 친일파의 주도로 근대화가 시작됐고, 해방 후 이들은 통일을 포기하는 대가로 친미로 옷을 갈아입고 자리를 지켰다. 그들이 써내려온 역사가 오늘날 한국 근현대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둘째는 대한민국의 국가 이념이다. 특히 195010월 황해도에서 벌어진 신천학살을 겪으면서 남한은 월남자들이 만든 나라’, 기독교 반공주의가 국교國敎인 나라가 됐다. 마지막은 한국 근대의 성격이다. 한국의 근현대는 외세와 분단의 압박 속에서 진행되었고, 그 결과 한국은 경제는 성장했지만 이상과 희망은 제거된 반쪽 국가가 되었다.”

 

시작부터 잘못되었고 어떤 것도 제대로 풀어지지 않았던 과거고 현재이기 때문에 당장 혹은 순식간에 해결되길 바라는 것이 아닌 조금은 긴 호흡 속에서, 끈기 있게 그리고 철저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그 생각을 학술-학문적으로 풀어내기보다는 최대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현대 한국사에 대한 꽤 괜찮은 입문서가 될 수 있기도 하다.

 

구한말부터 625한국전쟁 직전까지를 다룬” 1부와 그 이후부터 2020년 현재까지를 다룬 2부와 3부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고, 되도록 짧은 호흡으로 설명하고 간략하게 다루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읽을수록 (한국 근현대사에 대해서 알려고 할 때마다 느끼는) 답답함이 크기 때문에 불편한 마음이 들고 점점 무겁게 느껴지면서 읽기가 싫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해방 이후 극심한 혼란과 전쟁

군사 정권과 독재

간신히 얻어낸 민주화와 그 이후의 수많은 변곡점()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모르는 부분들이 많아 읽게 됐고, 대충은 큰 흐름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좀 더 상세하게 알아가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지은이의 말처럼 한국 사회와 정치의 문제들은 결국 한국 현대사의 문제로부터 기인한다. 이 책은 그 굴곡진 노정을 세심하게 안내하며 독자로 하여금 과거를 극복하고 보다 더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아쉽게도 읽을수록 그저 상상만 하게 될 뿐이고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한숨만 가득하게 된다. 이래서 한국사는 알려는 의지가 쉽게 꺾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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