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와 검사 - 죄수들이 쓴 공소장
심인보.김경래 지음 / 뉴스타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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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 없이 뉴스타파라는 비영리 독립 언론에 후원을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시작한 후원이라서 그런지 여전히 별다른 감흥은 들지 않는다. 때때로 후원에 대한 약간의 기념품이 오곤 하는데, ‘죄수와 검사또한 그런 의미로 손에 들어왔다.

 

두 저자가 지난 2년여 동안 검사들과 벌인 전쟁을 기록한 일종의 전기(戰記). <죄수와 검사> 보도는 수십 년 이상 굳건히 다져진 검찰 기득권의 철옹성을 조금씩 무너뜨렸다. 전쟁에서 저자들이 사용한 무기는 죄수들의 말이었다. 검찰의 수사 과정과 치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죄수들의 말, 그러나 과거에는 죄수라는 이유로 신뢰받지 못했던 죄수들의 말을 검증이라는 숫돌로 벼려 무기삼은 것이다.

검증을 거친 죄수들의 말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검찰의 도덕성과 정당성에 치명상을 입혔다. 그 결과 죄수와 검사의 자리가 뒤바뀌게 되었다. 죄를 묻는 검사의 자리에 죄수가, 죄를 숨겨야 하는 죄수의 자리에 검사가 놓이게 된 것이다.”

 

너무 비장하게 책을 소개하고 있긴 하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두 기자는 긴 시간 동안 여러 방식으로 그동안의 검찰과 검사들이 저질렀던 수많은 과오와 잘못들을 들춰내고 있고 얼마나 문제로 가득한지 소상하게 밝혀내고 있다.

 

간간히 언론에 의해서 들춰졌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면서, 반대로 이렇게까지 썩어있는 것일까? 라는 한숨도 나오게 된다.

 

이 책의 부제는 죄수들이 쓴 공소장이다. 주어를 죄수라는 상징적인 존재로 한정했지만 넓게 보면 힘없고 평범한 시민이라고 하는게 의미에 더 부합한다. 공소의 대상은 검찰이다. 특정한 사건을 담당했던 개별 검사를 지칭할 수도 있지만 기득권을 지키려는 권력으로서의 검찰 시스템을 포함한다. ()에 대한 심판은 재판정이 아니라 시민 법정에서 진행될 것이다.”

 

이제는 더 미뤄선 안 될 검찰개혁이라는 의제에 대해서 여전히 논란과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책이라 할 수 있고, 어떤 식으로 범 검찰가족이라는 이들이 강한 결집력을 갖고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그리 편한 기분으로 읽을 순 없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굳이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기도 하다.

 

나름 후원한 보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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