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 박권일 잡감
박권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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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감 - 루쉰은 짧은 에세이를 잡감이라 불렀다. 잡감은 논문이나 문학, 즉 학()이나 문()이 아니라 지적으로 여과 처리된 감()과 촉()이다.

 

 

 

 

 

소수의견 Dissenting Opinion - 소수의견은 다수결로 최종결정이 이루어지는 기관에서 다수를 점하지 못해 폐기되는 의견을 가리킨다. 대표적으로 대법원의 판결이 있다. 소수의견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단지 폐기된 의견이 아니라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다수의견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88만원 세대를 통해서 알게 됐지만 그것 말고는 따로 접해보진 않았었다. 이곳저곳에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고, 그것들을 모아 이런 책으로 발표된 것도 알고 있었지만, 나중에 읽어보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88만 원 세대> 저자 박권일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시사IN', '한겨레' 등의 언론에 쓴 사회 비평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의 이름을 소수의견이라 짓고 박권일 잡감이라 불렀다. 박권일은 노무현 정권과 함께 기자가 되었고, <88만 원 세대> 저자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명박 정권과 함께 칼럼니스트로서 삶을 시작했다.

이 책은 공교롭게도 고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애도에서 시작해 이명박 시대를 되돌아보는 기록물이 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명박 정권만 비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으로 연결되는 역사성이 있기 때문에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태평성대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그리고 루쉰)의 말처럼 소수의견()이나 문()이 아니라 지적으로 여과 처리된 감()과 촉()“으로 된 글이고 그래서인지 짧은 내용으로 채워졌지만 날서있고 예리함을 잃지 않고 있다. 10년이 넘은 글에서 지금도 해당되는 문제의식과 여전한 문제점을 만나게 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김대중-노무현-이명박으로 연결되는 역사성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계속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10년 전 글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을 읽게 되니 기분은 그리 좋지 않다. 과연 조금이라도 해결될 수 있는 것일까?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가만히 있어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여러 가지로 불편한 기분으로 읽게 만든다. 뭐라도 하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도대체 뭘 해야 할지는 딱히 떠올려지지 않는다. 마냥 답답한 기분으로 글을 읽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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