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의 미학 - 20주년 개정판
승효상 지음 / 느린걸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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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의 미학

여기에선 가짐보다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며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욱 중요하다

 

 

 

”1996년 출간된 승효상의 첫 저서 <빈자의 미학>은 건축가 승효상의 자기 선언임과 동시에 새로운 시대정신이다. 1996, 대한민국은 성장팽창으로 내달리던 시기였다. 그런데 승효상은 <빈자의 미학>을 통해 비움절제라는 시대를 앞선 화두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건축가 승효상이 발표한 빈자의 미학이 얼마나 큰 화제가 되었고 울림이 있었는지는 지금으로선 정확하게 알 순 없을 것 같다. 다만, 책에 적혀져 있는 (아래에 있는) 내용대로라면 꽤 여파가 있었던 것 같다.

 

”‘빈자의 미학은 건축가 승효상과 동의어이다. 1996년 출간된 승효상의 첫 저서 빈자의 미학은 그가 지난 20여년 간 일관되게 말하고 실천해온 건축 철학의 밑그림이자 동시에 삶의 선언이었다. 건축학도들의 교과서이자 인문독자들의 숨은 고전인 책. 빈자의 미학은 건축서로는 드물게 15천 부 이상 판매되었고, 절판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 중고서점에서 10만원을 호가하며 경매에도 등장한다. 책을 달라고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정작 저자인 승효상에게는 한 권도 없는 희귀본이기도 하다. 초판을 발간했던 미건사에는 찢어진 책이라도 구하고 싶다라는 문의도 이어졌다. 출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복간 자체가 뉴스인 책”“이라는 여러 일화들 때문에 어떤 권위가 느껴지기도 한다.

 

100쪽 분량의 얇은 부피지만 일반적인 책의 구성과는 조금은 다른 모양새라 짧게라도 거기에 대해서 짧게라도 말해야 될 것 같다. ”텍스트는 한글과 영어가 같은 면에 펼쳐져야 한다는 의도는 어떤 생각 속에서 나온 것일까? 국내만이 아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혀지길 원했던 것일까? 그것 보다는 아무래도 해외에 방문하거나 뭔가에 참여했을 때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을 잘 소개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 같다.

 

마치 다짐과도 같은 혹은 독백과도 같은 저자의 글을 읽으며 조금은 불편한 기분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너도나도 졸부의 꿈을 이루려 염치도 버리고 정서도 버리고 문화도 버리고 오늘날의 국적도 정체성도 없는 도시와 건축을 만들어냈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고, “적당히 불편하고 적절히 떨어져 있어 더 많이 걷고 나눌 수밖에 없는 건축이 좋은 집이다라는 대안을 제시하는 저자의 입장에 곧장 동의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선언의 성격이 강한 글이고 짧은 글 속에 깊은 고민이 느껴져 빨리 읽히지만 어쩐지 속도를 늦추며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좀 더 곱씹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것은 건축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삶의 혁명선언이다. 사람은 선언으로 산다. 그의 첫마음이 써낸 결정적인 말. 그것은 생을 건 약속이다.”라고까지 거창하게 말하고 싶진 않지만 뭔가 큰 결심을 느끼게 되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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